열혈강호W 환불 이게 되네요?

저에겐 최근 아주 좋은 일이 있었습니다, 바로 열혈강호W 환불을 확실하게 클리어 한 건데요, 워낙 제가 일상과 게임의 구분이 없을 정도로 열심히 하던 것이었기 때문에 주변에서는 야 그렇게 애지중지 하던 블소 없어져서 어떡하냐 라고 말하기도 했지만, 사실 저는 어디 산에 올라가서 소리라고 시원하게 지르고 싶은 후련한 기분이었어요.

남들은 접었다는 것만 알지 제가 열혈강호W 환불을 받았다는 건 꿈에도 모르고 있는데요, 제가 창피해서 과금 이야기는 주변인들에게 아예 안 했었거든요. 그래서 다들 몰라요. 그러니 제가 왜 접은 건지도 모르고, 제가 얼마나 후련한지도 모르겠죠. 물론 그들이 아는 것처럼 아끼는 게임이었던 것은 맞지만 그만큼 고통스러운 시간도 길었기 때문에 그저 기쁜 마음입니다.

이 마음을 모두 담아서, 어디에도 하지 못하던 이야기를 담아 리뷰를 다 해보고 싶어서 이렇게 포스팅을 하게 되네요. 블소 레볼루션에 대해서 모르는 분들도 있을텐데 이건 몇년 전인가? 넷마블에서 엔씨의 블소 ip를 가져와서 만든 모바일 mmorpg예요. 원작하고는 개발사부터가 완전히 다른 거죠. 가만보면 넷마블에서는 은근히 다른 곳의 ip를 받아와서 제작을 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아요.

엔씨에서는 리니지를 가져오기도 했었는데, 아무래도 자체제작을 하는 것보다는 가치있는 기존의 ip를 가져와서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판단을 했기 때문일까요? 리니지 레볼루션은 약간 실패작이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블소 같은 경우는 모바일 계에서 정말 지속적인 인기를 누리는 데에 성공하고 있는 중이죠. 불과 며칠 전에는 새로운 업데이트를 준비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기도 했어요.

한동안 멈춰있던 줄거리를 다시 전개시키는 업데이트가 될 것이라고 하던데요. 그에 따라서 새로운 스토리 캐릭터도 공개되었는데, 기존의 메인 빌런이던 진서연의 뒤를 이을 빌런으로서, 간족의 현녀인 에르나라는 캐릭터를 공개했습니다. 저도 이 에르나의 존재에 관심이 많기는 하지만 열혈강호W 환불을 받은 상태라서 지켜볼 일은 없게 되어 약간 아쉽긴 하군요.

진서연은 대체 누구인가? 바로 이 블소 월드의 핵심적인 빌런인데요, 거의 메인 빌런은 이 진서연 한명인것 같아요. 레볼루션 역시 원작의 스토리를 거의 그대로 계승하고 있어서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다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플레이할 주인공은 스승님과 함께 홍문파를 계승하기 위한 평화로운 나날을 보내고 있었습니다.

마침내 정식 제자로 인정을 받던 바로 그 날, 진서연이라는 악당과 그의 무리가 갑자기 습격을 해서 사부와 사형들을 모조리 제거하고 말죠. 당시 조무래기에 불과했던 주인공은 간신히 살아남았지만 다른 홍문파 일동은 모두 제거되고 말았습니다. 진서연이 이런 짓을 한 이유는 바로 명검인 귀천검을 손에 넣기 위해서였고, 목적을 달성한 그는 유유히 그 공간을 떠나죠. 이렇게 되면서 주인공의 핏빛 복수극이 시작된다는 내용입니다.

이후로 퀘스트를 통해서 스토리는 차근차근 전개되는데, 메인 퀘스트가 끝날 때까지 플레이를 했으면 결국 진서연에 도달해서 귀천검을 되찾아오는 그런 내용이지 않았을까 싶어요. 여기서 더 확장을 해서 이제 추가 스토리를 넣고 진서연이 아닌 또 다른 후속 빌런을 넣어 좀 더 새로운 이야기를 전개하려고 하고 있는 중인거죠. 그냥 컨텐츠 업데이트도 아니고 스토리를 아예 확장할 정도면 아직도 운영이 활발하게 되고있고 유저들의 화력도 괜찮다 라는 것 충분히 알 수가 있네요.

그래픽이 지금봐도 나쁘지 않다는 것이 인기의 큰 요소 중 하나인 것 같기도 합니다. 메인 일러스트레이터가 김형태라는 일러스트레이터인데요, 너무 여자 허벅지를 두껍게 그리고 얼굴은 애기같이 그려서 저의 취향에는 아주 별로긴 하지만 나름 매니아는 있는 모양입니다. 그런 특유의 그림체가 모바일 버전에도 잘 녹아있어요. 말했듯이 저는 불호지만 어쨌거나 확고한 스타일이 있는 것은 사실이죠.

그래서 이 게임의 캐릭터 모델링을 보면 아 이거 블소 캐릭터인가 보네 라는 느낌이 오는 그 특유의 스타일이 있습니다. 모바일 플랫폼으로 오면서 이런 특유의 느낌이 많이 사라질 것이라고 예상했던 사람들에게는 기대치를 훌쩍 뛰어넘는 최적화 수준이기도 했죠. 그런데 인게임 모델링과는 다르게 일러스트는 매우 혹평을 받았었어요. 일러스트가 찬사를 받고 모델링이 혹평받는 경우는 봤어도 반대는 희귀한 일이었죠.

맵이나 기타 등지를 볼 때는 화면을 한 바퀴 완전히 돌려가면서 볼 수 있고 시점 이동도 가능하기 때문에 나름 그래픽의 구현에는 신경을 쓴 모습이 보인다 라는 느낌이네요. 다만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약간 아쉬워진 점은 그래픽이 아니라 전투였던 것 같아요. 사실 pc에서 조작하던 전투를 모바일로 옮겨놓으면 거의 구체적인 구현이 불가능하기는 하죠.

조작 방법 자체를 싹 뜯어고쳐야 하고, 무슨 짓을 하든 컴퓨터로 하는 조작과는 근본적인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래서 조작 자체는 매우 간단해졌습니다. 조작감을 조금이나마 살려보려고 연계기, 합격기 같은 것을 그대로 가지고 왔다든지 무공에서 자세를 구분해서 구체적으로 표현한다든지 하는 점에서 이런 노력이 보이고, 실제로 그냥 뭉뚱그려놓은 자동 액션보다는 퀄리티가 있어서 저는 좋아했어요.

무공이 섬세하다는 것이 블소의 특징이라면 특징인데, 기본자세와 필살 자세가 나누어져 있는 등 다양한 디테일을 시도해서 사람들에게 호평을 받았죠. 저도 이런 액션에 대해서는 열혈강호W 환불을 받은 아직까지도 높게 평가하고 있습니다. 보스를 잡을 때에도 섬세함이 눈에 띄어요.

이런 대형 전투를 할 때 특히 조작의 중요성이 커지는데요, 적들이 패턴에 따라서 공격을 할 때는 미리 바닥 범위가 보이기 때문에 회피 액션을 취해아하고, 만약 적중당했다면 또 그에 맞는 기술을 써서 방어하거나 빠져 나와야합니다. 자세를 계속 바꿔가면서 대처해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죠. 상황과 적에 따라서 다른 액션을 취한다는 점에서 재미있는 전투예요.

그렇다면 과금에 대해서는 어떨까요. 제가 또 이 얘기를 안할 수가 없네요. 결국 제가 대형 업데이트까지 놔두고서 접어야만 했던 이유는 오로지 이것 뿐이니까요. 우선은 불필요한 편은 당연히 아닌데요, 지금 우리나라 모바일 rpg에서 탑을 차지하고 있는 것들이 리니지 블소 검은사막이라면 결제 비중도 이 정도 수준이 아닐까 생각이 듭니다.

사실 리니지 같은 경우에는 거의 뭐 이 급에서 논할 수 없을 정도로 엄청 쓰는 유저들이 많으니까 논외로 치는데요, 이 넷마블에서도 리니지의 다른 버전을 모바일로 출시했었잖아요? 그에 비해서도 블소 레볼루션은 그렇게 유도가 심한 편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리니지 레볼루션 같은 경우는 장비를 맞추는 게 너무 힘들었었고 그걸 업그레이드 하는 데에도 엄청난 노가다 아니면 결국 결제 이렇게 선택을 했어야 했었으니까요.

블소레볼루션의 경우에는 그 정도로 유저들을 몰아 붙이지는 않는데요, 첫인상이 좀 실제보다 나쁠 수 있다는 것은 맞아요. 왜냐하면 접속을 할 때마다 팝업창을 띄우면서 결제하라고 하거든요. 이런 거 저는 몇년 전까지만 해도 중국 게임들이나 하는 짓이지 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당당하게 국산게임에서도 이런 모습을 보여주더라고요. 초반에는 누르진 않았었지만 갈수록 마음이 약해져가는 저 자신을 발견할 수 있었어요.

그리고 패키지의 수가 매우 다양하고 거의 모든 것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여러분이 원하는 게임 내의 대부분의 것은 거의 다 돈으로 구매할 수 있습니다. 무공패 석판, 무기상자 등은 물론이고 수호령 상자나 기타 자잘한 강화 재료들까지 싹 다 구매가 가능하기 때문에 사실 얼마까지, 또는 무엇까지 구매하겠다 라는 선을 세우지 않는다면 금전적인 손실 이외에 재미까지 잃어버릴 수 있는 위험성이 있죠.

실제로 저는 플레이 상의 재미만 본다면 결제를 시작한 이후로 급감하기 시작했던 것 같아요. 너무 쉽게 얻기 시작하면 그 게임은 재미가 없어지기 때문에 치트키 같은 것들도 개발사에서는 조심해서 쓰라고들 하고 그렇잖아요. 결제는 어떤 의미에서 보면 완전히 치트키죠. 이렇게 패키지 상품이 다양한 게임에서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재밌게 좀 오래 하고 싶으시다는 분들은 약간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일단 자력으로 최대한 해본다고 생각하셨으면 좋겠어요. 그런데 한가지 결제를 안 하면 극복이 안 되는 대표적인 부분도 있는데요, 바로 비월의 축복, 화중의 축복이라는 것입니다. 엔씨의 리니지m에서는 아인하사드의 축복이라는 것이 있어서 이걸 구매하지 않으면 거의 일정 수준 이상으로 진행이 불가능하게 만들어놓아서 조금 욕을 먹었었는데, 그거랑 비슷한 느낌입니다.

아인사하드의 축복이 뭐였냐하면, 경험치와 인게임 재화인 아데나, 그리고 아이템의 드랍율을 보정해주는 버프 아이템이었습니다. 사냥을 할 때마다 소모되는 개념이어서 다 쓸 때가 되면 또 추가적으로 충전을 해야하고 그런 소모성의 시스템이었는데요, 충전하는 방법이 다양하지 않아서 더 문제제기가 되는 부분이었어요. 접속을 안 하고 있거나 안전구역에 있거나 아니면 유료로 충전을 해야했다고 하죠.

근데 결론적으로는 효율좋게 사용하기 위해서는 충전용 아이템인 다이아몬드를 구매해야하는 일이 대부분이어서 그런 문제가 있었죠. 그런데 진짜 문제는 이게 없으면 거의 진도가 안 나간다는 것이었는데요, 랭킹 경쟁을 하려고 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 위로 올라가기 위해서는 이 아이템을 계속 사용하면서 사냥을 해야 했고 그러지 않으면 사냥이나 육성의 효율이 매우 떨어지는 구도였다고 해요.

특히 퀘스트가 중간중간 끊기는 구간이 있다는 mmorpg의 특성상 이 구간들은 퀘스트 보상을 받지 못하고 순수 사냥만으로 뚫어야 하는데요, 이 구간들이 거의 이런 버프 아이템에 의존하게 되는 구간이었다고 하죠. 버프가 없이 사냥을 하게 되면 거의 한 시간을 하고 있어도 레벨 경험치가 1퍼센트 겨우 오를까 말까 하는 수준이었다고 하니까요.

그리고 경험치 뿐만 아니라 각종 아이템의 획득 확률이라든지 그런 부분까지 너무 어렵기 때문에 노가다를 몇배로 해야하는 수준이 되어서 결국은 필수템으로 취급을 받게 된 것이었어요. 블소 레볼루션의 버프들도 거의 이런 비슷한 매커니즘이었죠. 있으면 소모되니까 계속 지출이 되지만 없으면 진행은 쉽지 않은. 그래서 결제 상으로 가장 불가피한 부분도 바로 이 축복 아이템이었던 것 같아요.

이런 작은 유사성이 있기는 했지만 여전히 리니지 시리즈와는 뭐 비할 바가 못 된다, 라고 저는 생각하고요. 일정 수준을 넘어가기 위해서는 이 축복을 무조건 구매해야하고요, 아마 지금도 이 부분은 거의 패치가 안 되었을 것 같네요. 저는 구매를 한지 오래라서 잘 모르겠어요.

그래도 이런 저런 비판이 있었던 것 치고는 정말 성과가 좋은 게임이죠. 이게 출시되기 전까지 넷마블에게 많은 이익을 꾸준하게 가져다주던 게임은 바로 리니지 레볼루션 이었다고 하는데요, 지금은 2019년 기준으로 이 블소 레볼루션이 앞서고 있다고 하네요. 대형 개발사들은 하나 큼직하게 만들어서 내놓고 운영만 꾸준하게 하면 알아서 굴러들어오니까 참 좋을 것 같아요.

마치 연예인 기획사에서 이미 잘 하고 있는 연예인들을 캐시카우 삼아서 그들에게서 들어오는 자본으로 새로운 팀을 런칭하고 또 운영하고 그러는 것처럼... 벌어다주는 게임들은 따로 있고 거기서 힘을 얻어서 새로 론칭하는 신작들은 또 따로 있고 그런 거죠. 제가 접은 데에 이런 생각도 영향이 없지는 않았던 것 같아요. 일단 내가 atm이 된 것 같은 기분이었거든요.

물론 이번에 업데이트까지 한 모습은 신선한 행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캐시카우 삼아서 운영을 하고 있다는 거니까 나는 그 자금줄을 대는 수많은 일개미들 중 하가 된 것 같은 그런 느낌을 지울 수 없었죠. 그래서 언제까지 이런 노릇을 해주어야 하나 라는 생각은 지속적으로 했었어요.

갈수록 내가 할 수 있는 건 노가다뿐이고, 늘 하는 사냥 기계적이고 반복적으로 돌면서 재료 모으고 또 강화하고 이미 레벨은 거의 만렙을 향해서 가고있고 내가 그동안 결제한 것도 더 이상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고...

그 시간이 저에게는 남들한테 우스워보일까봐 선뜻 털어놓지도 못했던 그런 고난의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이렇게 싸그리 취소를 해버리고 다시 계좌로 돌려받으니 마음이 한없이 편한데, 당시에는 그럴 생각을 별로 안 했던 것 같아요. 그냥 워낙 많은 것들 들이고 투자해서 만들어놓은 위치이자 상황이라서 그랬는지, 포기라는 선택지 자체가 없었죠.

이걸 지금와서 접는다고 하면 그동안 제가 해온 노력이 모두 허사가 되는 것 같아서 불안하기도 하고 억울하기도 했어요. 더이상의 무의미한 노력을 하지 않으려면 당장 접는 것만이 답이었는데도 불구하고 말이죠. 막상 지금 정리하고 안 들어가기 시작하니까 금방금방 잊혀지는데 말이에요.

제 일상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좀 컸다보니까 이걸 하면서 보냈던 시간은 앞으로 뭘 하면서 보내지? 이걸 하면서 안정적으로 얻을 수 있었던 재미나 즐거움은 어디서 찾지? 그런 생각을 했었는데 막상 접고 나니까 아무렇지도 않게 다른 일들로 채워지는 거 있죠. 시간이 좀 많아지기 시작하니까 못할 게 없더라고요. 그래서 지금은 새로운 취미 만드는 재미를 들이고 있어요.

그러니 여러분도 오래 하던 게임을 접는 걸 걱정하지 마세요. 접으면 진짜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어차피 휴대폰만 딱 끄면 눈앞에 보이지도 않는 거고, 남들은 알지도 못하는 하나의 가상 세계잖아요. 없어도 충분히 살 수 있어요. 작품성 자체는 괜찮은 편이었고, 칭찬할 거리는 아직도 많이 생각나지만 내 일상을 이렇게 다 바치며 할 건 아니었던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