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 놀거리 찾고 있다면, 공원에서 포켓몬고 어때
다행스럽게도 와이프와 나는 같은 게임을 좋아한다. 바로 포켓몬고. 사실 연애 때에도 특정 몬스터 둥지 데이트를 떠날 만큼 같이 즐기는 편이었는데, 이번 주말도 마찬가지였다. 날씨가 너무 화창해서 이대로 집에 있기는 너무 아까웠거든.
그래서 걷기 좋은 장소가 어딨을까 생각해 봤는데, 딱 떠오르는 곳이 있더라고. 낙성대 놀 거리의 대명사인 낙공. 가는 길도 그렇게 어렵지 않고, 더군다나 요즘 단풍 명소로 유명해서 가보기로 했다. 그냥 가면 또 허전하니까 가는 길에 음료 한 잔씩 사이좋게 들고 출발했다.
도착하니까 시원한 바람이 우릴 반겼다. 사람도 적당히 있어서, 심심한 분위기도 아니었고 말이지. 평지보다는 언덕 위에 있는 강감찬 사원 쪽으로 발길을 돌렸다. 아무래도 그냥 가는 것보다는 적당히 힘들게 가야 운동도 될 테니까.
와이프가 한 번도 안 가봤다 해서, 들어가려고 했는데, 음식물 반입 금지라서 결국 주변만 서성이다가 내려왔다. 대신 그 옆에 있는 나뭇잎들이 빨갛게 물들어서 구경했는데 너무 예뻤다. 밑에 돗자리 깔고 누워도 딱 좋겠더라고. 이미 많은 사람들이 그러고 있었지만.
서로 사진을 찍어주다가, 벤치에 앉아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가 시간을 보니 레이드를 뛸 타임이었다. 바로 앱을 작동시키고, 앉아서 이번 주인공인 악식킹을 잡기로 했다. 체육관이나 스톱도 많은 편이라 해당 지역 유저에게는 이미 명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
가만 보면 커플들끼리도 즐기러 오는 경우도 있는데, 우리만 그런 게 아니구나 하면서 괜히 뿌듯해할 때도 있다. 어쨌든 타깃인 몬스터를 잡으며, 한 마리만 하기 아쉬우니까 또 하자며 다른 휴식 공간으로 이동했다. 곳곳에 앉을 자리가 많기 때문에 쉬기도 좋았거든.
포획을 끝내고 나서, 다시 좀 걸었다. 가만히 있는 건 아무래도 성미에 안 맞아서 말이야. 걸으면서 로켓단도 처치하고, 교환도 할 겸 해서. 대충 그렇게 돌기만 해도 1시간은 후딱 지나가더라. 조금 힘들 때쯤 다시 자리를 잡고 앉았는데, 지나가는 강아지가 너무 귀여워서 한참을 봤다.
다양한 종류의 개들이 있었는데, 보기만 해도 재밌었다. 오히려 집사람이 더 좋아해서 초롱초롱하게 보더라니까. 자기들끼리 싸우기도 하고, 따라다니는 모습도 그렇고 평소에는 그냥 지나치는 풍경이지만, 다시금 살펴보니 색다르게 느껴졌거든.
아마 나 혼자서 왔다면 그런 광경이나 자연에서 느껴지는 모습을 보기 참 힘들지 않을까 싶다. 워낙 성격이 급한 탓에 휙휙 지나가기도 하고, 그런 거 볼 시간에 더 효율적인 행동을 하자라며 움직였을 테니.
가만히 앉아서 생각도 정리하고,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알게 모르게 즐거움으로 다가왔다. 무작정 재미나게 놀기보다는, 이렇게 잠시나마 쉬는 것도 중요한 시간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낙성대 놀거리를 찾고 있다면, 일단 공원으로 가보시길 권장 드린다. 다만 여름보다는 봄, 가을이 제일 적당하다. 돗자리 하나 깔아놓고, 간식거리 먹으면서 누워있으면 마음까지 상쾌해질 테니 말이다.
더군다나 운동기구도 많이 구비되어 있어서, 평소 턱걸이나, 딥스를 잘하신다면 매력 어필을 할 기회도 될 테니, 평소에 준비를 하고 가는 것도 좋은 찬스가 아닐까 한다.
또한 포켓몬고를 같이 즐기고 있다면 정말 베스트다. 예전부터 둥지로 유명한 곳이기도 해서, 끊임없이 몬스터가 나오기 때문이지. 잡는 재미도 쏠쏠하고, 힘들면 근방에 카페도 있기 때문에 즐기기 딱 좋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