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다이루크 어르신의 여동생

* 캐붕, 날조가 가득합니다.

Written BY. 햐티치아

평화로운 몬드성의 어느 날. 소문의 시작이 어디인지 알 수는 없었지만, 갑자기 ‘다이루크 라겐펜더’에 대한 이야기가 바람을 타고 다녔다. 자유와 술의 나라 몬드에서 다운 와이너리의 주인에게서 관심이 멀어지는 일은 드물었지만, 이번의 경우엔 조금 특이한 소문이었다.

디어 헌터에서는 다이루크 어르신이 여장을 하고 다닌다는 이야기를 나누고, 캣테일에서는 어르신이 여자가 되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여자와 다이루크 어르신이라는 생소한 조합이 현재 몬드성의 최고 화제이며 그 결과 천사의 몫은 더욱 매출이 오르고 있었다. 다이루크 어르신을 만나기 위해 매일같이 출근 도장을 찍는 사람들이 늘어가고 한 번씩 출근하는 다이루크를 보고 소문이 거짓이라는 것을 알게 된 손님들은 소문은 믿을 것이 못된다며 떠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문은 사그라들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이에 이상하게 생각한 겸 다이루크를 놀릴 수 있는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기병 대장은 천사의 몫이 아닌 다운 와이너리로 찾아갔다.

다운 와이너리의 사람들은 흔쾌히 기병 대장, 케이아 알베리히를 맞이했고 아무런 방해없이 다이루크가 있는 집무실까지 진입했다. 다이루크는 노크도 없어 들어온 이를 일별하고는 마저 서류를 확인했다.

“어이. 손님을 이런 식으로 대접하면 쓰나.”

“최소한의 예의도 차리지 않는 이가 언제부터 손님이었지?”

케이아는 말로 서운하다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별개로 집무실에 비치된 소파에 앉았다. 기분 나쁘게 히죽거리는 꼴을 보니 더욱 응대해주고 싶지 않아 바로 축객령을 내리려는 순간이었다.

“다이루크 어르신.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일정하게 문을 두드리는 소리와 아델린의 목소리에 다이루크는 그저 한숨만 쉬며 이마를 짚었다.

“들어와.”

간단한 다과를 준비해 온 아델린은 태연하게 케이아의 앞에 한 잔, 다이루크의 책상에 차 한 잔을 놓고 들어왔을 때와 마찬가지로 조용히 나갔다.

“그렇게 한가하면 나가서 츄츄족 부락이라도 없애지 그래?”

“근처에 위협적인 건 어디사는 누가 미리 없애주셔서 말이지.”

“쯧. 작정하고 왔군.”

들고있던 서류를 내려놓고 서랍장에서 종이 하나를 꺼내 훑어보고는 다시 서랍에 넣었다.

“오늘 중으로 도착할 테니 그렇게 한가하다면 기다려.”

“뭔가 있긴 한건가.”

“내가 정기적으로 천사의 몫에 모습을 드러내는데도, 소문이 안 가라앉으니 온 거지? 소문의 출처는 파악했나?”

“누가 처음 말했는지를 물어보는 건 아닐테고. 보통은 버젓이 부정하는 증거가 있으면 멈추길 마련인데, 그들은 계속해서 네가 여자가 되었다 거나 여장을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 있었어. 그건 정말 확인한 거야. 본인 눈으로 직접. 그렇게 생각하고 확인해보니 공통점이 있더군. 리월에 다녀온 적이 있었어.”

“정말 기사단은 한가한 게 맞나보군.”

“형에 대한 관심이지. 그래서 리월에 딸이라도 숨겨놓은 거야?”

“눈치보지 말고 들어오지 그래.”

동문서답에 의아해하던 찰나 문이 열리며, 아델린과 한 여성이 들어왔다. 모험가 길드에서 지급되는 초록색 원피스를 입은 다이루크와 닮은 여성이.

“내 이야기를 하는 것 같길래. 궁금해서?”

“아델린. 차 한 잔 더 준비해 주게.”

“네.”

들어온 여성의 얼굴을 확인한 케이아는 아델린이 나간 후로도 굳어서 여성의 얼굴만 빤히 바라보고 있었다.

“아까 그 질문 제가 대신 답해도 될까요?”

여성이 둘을 번갈아 보며 묻자 다이루크는 찻잔을 드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케이아는 여전히 충격에 빠져있었다.

“따지자면 절 숨겨놓은 건 외할머니이고, 전 다이루크의 동생이지 딸이 아니에요. 만나서 반가워요. 루 오로라(卢 aurora)라고 해요.

**

리월의 루 씨 집안은 라겐펜더에 비하면 보잘 것 없을 정도로 작은 가문이었다. 루 씨는 바다에 나가서 물고기를 낚아 파는 일을 했고, 루 씨 부인은 손재주가 좋아 삯을 받으며 이런저런 일을 도왔다. 그리고 그런 부부의 금지옥엽 외동딸은 의외로 무술에 재주가 있었다. 어렸을 때부터 몸이 날랬던 딸은 산을 다니며 이런저런 약재를 뜯어오거나 사냥도 해왔다. 그리고 언젠가부터는 창술을 익히더니 천암군에 들어갔다. 천안군에 들어간 딸이 대견했지만, 나중에 생각해보면 그걸 말려야 했었다.

천암군에 소속된 딸은 대부분 거리 순찰을 다녔고, 돌아다니다 부부와 마주치면 작게 웃으며 인사해오는 모습이 작은 행복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몬드에서 한 상인이 리월에 방문했고 리월 토박이인 부부들도 알 정도로 유명한 가문의 사람이었다. ‘라겐펜더’. 업무 상 방문했다는 그는 리월을 자주 돌아다녔고, 부부의 딸과도 종종 마주쳤다. 언제부터 연정이 싹튼 것인지는 모르지만, 한 번 리월을 떠났다가 돌아온 그는 딸과 혼인하길 바란다며 부부의 앞에 나타났다. 부부는 거절했지만, 딸의 설득에 못 이겼고 결국 결혼을 허락하고 말았다.

자주 볼 수는 없었지만, 그래도 서신을 주고받으며 딸이 잘 지낸다는 소식을 받으며 지내는 나날. 서신으로 받은 임신 소식과 출산 소식. 거리가 머니 찾아오지 않아도 된다 늘 의연하던 딸이 갑자기 보고싶다는 내용의 서신에 서둘러 짐을 싸서 찾아간 다운 와이너리에서는 이미 싸늘하게 식은 딸의 시신만이 반겨주었다.

**

“그 때, 저만 데리고 리월로 돌아가셨죠.”

“…….”

“저도 오라버니를 만나기 1년 전에 사실을 알게 되었고, 그걸로 크게 힘들었던 건 없어서, 원망은 안 했어요. 오라버니를 만났을 때 아무것도 모르고 있어서 더 그랬고요.”

다이루크와 나란히 있으니 도드라지는 체격 차이가 크긴 했지만, 그 모습에 리월에 다녀온 이들이 왜 그런 이야기를 했는지 이해가 갔다. 많은 비슷한 점에 이끌려 가장 큰 차이점인 눈 색이 다르다는 것은 눈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다이루크 어르신이 여장을 한다거나 여자가 됐다거나 같은 헛소리가 떠도는 것이었다.

“그래서. 이 이야기를 들어야 하는 당신은 누구죠? 오라버니를 만난 것도 연락한 것도 손에 꼽을 정도이지만 알 수 있어요. 저랑 많이 닮아서. 만약 당신이 이런 내용을 몰라도 되는 사람이었다면 굳이 제가 몬드에 도착하자마자 만나게 하지 않았을 사람이에요. 저에 대해서도 대충 설명하고 보내지 않았을까 하는데.”

“아… 그러니까 나는.”

“혹시 애인?”

오로라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옆에서 찻잔이 떨어지는 소리가 났다. 다이루크의 악력을 못 이긴 손잡이가 깨지며 그대로 찻잔이 바닥에 떨어진 것이었다. 다행히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마셔서 빈 찻잔이었고, 바닥에 깔린 카펫으로 인해 잔이 깨지는 불상사도 일어나지 않았다.

“날, 뭘로 생각하는 거지. 불쾌하니 저런 거랑 엮지 않았으면 좋겠군.”

“이봐, 어르신. 저런 거라니. 귀여운 의동생에게 말이지.”

다이루크의 쌍둥이 여동생 프로필

본명 : 루 오로라

성별 : 여성

생일 : 4월 30일

소속 : 모험가 길드(전 천암군)

신의 눈 : 불

무기 : 장병기

얼굴을 다이루크 복붙, 눈은 어두운 적갈색 입니다. 붉은빛이 비치긴한데 티는 안납니다.

키는 다이루크보다 많이 작습니다. 나중에 다이루크를 올려다보며 자기 키 다 뺐었냐 물어보는게 보고싶네요.

모험가 길드 제공되는 옷으로 불편하게 지내서 주변에서 잘 모르지만 거유 속성이 있긴합니다.

신의 눈 위치는 오른쪽 허벅지에 착용한 가터벨트에 있지만, 치마 길이 때문에 안 보입니다.

오랜만에 올리는 글이네요... 늘 그랬지만요. 꺼무위키에서 다이루크 어르신의 새 코스튬 일러가 여동생 소리 듣는다 이야기 보고 썼습니다. 찐으로 여동생이 있었으면 하고. 언젠가 다이루크의 여동생과 의동생이 함께하는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이하 읽지 않아도 상관없는 뒷이야기입니다.

오로라의 이름은 태어났을 때, 다이루크와 함께 지어줬다는 설정입니다. 그래도 제 딸이 지어줬으니 이름은 그대로 쓰게 했지만 차마 라겐펜더를 쓸 수 없었던... 성은 다이루크의 중국어 이름에서 가져왔습니다. 중간에 쓰이는 루 발음의 한자가 실제 중국에서 쓰이는 성씨라네요. 이름의 오로라는 스페인어로 여명을 뜻합니다. 딱히 오는 이름이 없어서 그대로 사용했는데, 다이루크 얼굴에 '오로라' 라니 위화감이 너무 심하네요.

무기는 천암군 시절 창을 써서 그게 손에 익어 자주 쓰는 것일 뿐, 다른 무기도 사용 가능합니다. 헉. 난전 중에 다이루크랑 오로라 둘이 무기 바꿔서 싸우는거 보고싶네요.

다이루크와 오로라가 처음 만난 것은 몬드를 떠났을 때, 제일 가까운 곳이 리월이었으니 그 때 만났습니다. 처음 만나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연락 못하다가 몬드 돌아오기 전에 다시 만났습니다. 그 때 혹시 몬드로 올 생각이 있으면 와도 괜찮다는 이야기를 하긴했습니다. 빼먹었지만, 오로라가 지금 몬드로 온 이유는 임무 때문입니다. 겸사겸사.

오로라는 조부모와 함께 성장했다는 것 외에 특별한 일 없이 평범하게 성장했기 때문에 어디에나 있는 책임감과 신념이 강한 보통의 아가씨입니다. 워낙 잘해주셔서 부모님이 안 계시는 것에 대한 불만은 없었습니다. 나중에 사실을 들었을 때는 충격도 받았지만, 많이 성장해있을 때라서 그럼 나도 없이 지내지 뭐. 상태였습니다.

간단히 보는 관련 시계열 : 조부 사망(바닷일로 인한 사고) > 조모 사망(태생의 비밀을 알게됨!) > 1년 뒤 > 천암군 그만둠 > 대충 시간 흐른 뒤 > 다이루크 조우

다이루크와 오로라가 아주 어렸을 때는 클립스가 편지도 보내고 했는데, 루씨 부부가 편지 받자마자 땔깜으로 썼습니다. 몇 년 지나서 클립스도 포기하고 그 후엔 아예 소식도 모르고 지냈습니다. 그러다가 케이아를 데려왔는데 이 세계에서는 오로라가 없는 것에 대한 약간의 그런게 있었을 거라 생각합니다(?)

천암군을 그만둔 이유는 너무 노잼이라서. 어디 나갔으면 좋겠는데 맨날 리월항에서 경비, 순찰 이런 것만 하니까 으 노잼! 하고 그만두고 모험가 길드에 들어갔습니다.

일반 공격이나 강 공격 이런 것도 생각해 둔게 있는데, 강 공격은 종려와 동일하다는 설정입니다. 왜냐. 어느 날 종려가 싸우는 걸보고 와 신기해요! 그거 어떻게 써요? 하고 창술이나 기술 같은 걸 배웠기 때문입니다. 물론 실제론 더 예의를 갖춰서 부탁했습니다. 왕생당의 객경이 된 종려를 스승님이라 부르고 따릅니다. 종려 입장에서는 기대 안하고 가르쳤는데 잘 따라와서 뿌듯함 or 신기함 그런 감정이지 않을까 합니다.

원소폭발에는 불새 날개가 생겨 공중에서 투창(원소력으로 만든 창) 가능합니다. 다이루크처럼 불새를 녹이고 싶었지만 다른 캐릭터 스킬을 아무리 봐도 도저히 떠오르는게 없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