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알아보는 원신 국가와 실제 역사의 관련성 : 몬드
원신은 호요버스에서 서비스하고 있는 오픈월드형 게임이다.
'기술 오타쿠가 세상을 구한다'라는 회사의 슬로건처럼, 카툰 그래픽 풍이지만
세세한 디테일까지 놓치지 않는 면모를 보여주는데, 과연 세계관에서도 그러한 면이 구현되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재미로 각 나라별 상황을 현실적으로 과몰입하여 비교해보았다.
주관적인 글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것으로 받아들이면 안 되며, 그저 재미로만 봐주시길 당부드린다.
게임 '원신' 속에 등장하는 첫 도시 '몬드'의 풍경. 푸르른 초원 가운데 중세 유럽 풍의 성이 자리하고 있다.
몬트슈타트(Mondstadt) -약칭 '몬드'- / 바람과 자유의 도시
몬트슈타트는 독일어로, 달(Mond)의 도시(stadt)라는 뜻이다.
1. 역사에 따른 몬드의 통치체제
몬드의 통치체제는 크게 3기로 나눌 수 있다고 생각된다.
1기 : 전제군주정 (바람의 집정관인 '바르바토스'가 직접 몬드의 터를 잡고 건국함)
이 시기는 현 시점으로부터 약 2600년 전으로, 마신전쟁 이후로 살아남은 일곱 신 중 하나인 '바르바토스'가
자신이 가진 힘으로 춥고 척박했던 몬드를 지금과 같은 온난하고 푸르른 땅으로 바꿨다고 전해진다.
이 시기의 이야기는 거의 없다시피해서 '바르바토스'가 몬드를 잠깐이라도 실질적으로 통치하였는지,
아니면 건국만 한 후에 인간들의 자유를 존중하여 뒤로 물러났는지 정확히 알 수는 없다.
다만 터를 잡고 건국하였을 당시 '바르바토스'는 이 땅의 집정관이었으므로
고대 로마의 초대 황제 아우구스투스와 비슷한 느낌이 아닐지 생각된다.
2기 : 귀족공화제 (로렌스 가문을 중심으로 한 귀족 가문들이 다스림)
이 시기 역시 스토리에서 잘 드러나지는 않으나, 귀족들의 폭정이 심했다고 전해진다.
클레의 전설 임무에서 나오는 하르파스툼 축제 역시 본래는 귀족들만이 참여 가능했으며,
노예 제도가 존재하여 자유가 크게 침해받고 있었다.
결국 지금으로부터 1000년 전 노예 출신의 '바네사' 가 음유시인으로 위장한 '바르바토스'의 도움을 받아
혁명을 일으키고 귀족 가문들을 축출하는 것에 성공한다.
이후 '바네사'는 [페보니우스 기사단]을 창설하고 이후 몬드는 기사단이 다스리게 된다.
3기 : 기사단국 (페보니우스 기사단과 몬드 대성당의 협치에 의한 다스림)
현재 몬드의 국가 체제는 기사단이 나라를 다스리는 기사단국의 형태로,
실제 역사에서는 튜튼 기사단을 모체로 성립한 '독일 기사단국'이 모티브가 된 것으로 보인다.
좌 : 1230~1525년까지 발트 지역에 존재했던 독일 기사단국(지도의 푸른색 영역) / 우 : 튜튼 기사단의 문양
튜튼 기사단은 원래 예루살렘에서 십자군에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는 기사수도회였는데,
예루살렘 왕국에서 벗어나 기사단의 나라를 세우기로 결심하고 현재의 독일 북부 지역에서 기사단국을 건국한다.
이후 세력이 쇠퇴하면서 폴란드의 봉신국(폴란드를 섬기는 부하)으로 격하, 끝내 흡수되면서 프로이센 공국이 된다.
이 프로이센 공국이 바로 현대 독일의 근대적 기원인 나라이다.
뭐 아무튼, 실제 역사에서처럼 몬드 역시 현재는 기사단이 통치하는 나라이다.
'왕'이 없는 자유의 도시라고 이야기하고 있으나 기사단국이므로 당연히 왕은 있을 수가 없다...
그 대신 기사단장이 곧 국가원수이며 왕과 마찬가지의 권력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현재의 몬드를 다스리는 '바르카 단장'과 단장 대리 '진 군힐드'의 인품이 훌륭하여 자유의 도시로 남아있는 것이지
진의 전설 임무를 보면 단순한 무역과 상행도 진 군힐드의 허가가 없으면 하기 힘듦을 보았을 때
단장의 자리에 누가 앉느냐에 따라 얼마든지 독재 국가로 전환될 정치적 위험이 있는 국가 형태이다.
특히나 몬드 기사단국의 권력 투톱은 기사단과 대성당인데, 두 곳 모두 현재는 군힐드 가문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사실상 로렌스 가문의 통치에서 군힐드 가문의 통치로 넘어갔다고 봐도 좋은 모양새.
2. 몬드의 지리적 특성
몬드 기사단국은 매의 해안과 맹세의 갑각 정도를 제외하면 해안과 맞닿아 있는 곳이 적으며,
지도 속 5시 방향에 있는 맹세의 갑각은 절벽으로 이루어져 있어 항구의 건설이나 사용이 불가능하다.
3시 방향에 있는 매의 해안 역시 직접 돌아다녀본 우리들이 알지만, 항구는커녕 살고 있는 인구 역시 없다.
즉, 몬드는 철저하게 대륙에 세력을 형성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는 대륙형 국가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다만 이나즈마 개방 이후 몬드 사람인 '존스'가 등장하는데, '형부 항(Dornman Port)'에서 일하다가
이나즈마로 건너왔다는 대사를 통해 몬드 기사단국에서 이용하는 항구가 하나쯤은 있다는 것을 확인 가능하다.
몬드의 지형을 살펴보았을 때 몬드 국토 내에 있는 것 같지는 않으며, 아직 공개되지 않은 지형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
수도인 '몬드 성'은 그야말로 방어하기에 최적의 지형으로,
시드르 호수 한가운데에 있어 오로지 다리 하나(티미와 새들이 잔뜩 있는 그곳)로만 외부와 연결되어 있다.
따라서 유사 시 이 다리만 잘 틀어막으면 공군이 따로 없는 티바트 대륙에서는 무적의 방어 성능을 자랑할 수 있다.
실제로 몬드 스토리에서 우인단의 사주에 의한 츄츄족 침략 당시 이 다리에 바리케이드를 놓고 농성하자
한번에 많은 병력이 들이칠 수 없어 얼마 안 되는 몬드의 상비군만으로도 방어가 가능했다.
이러한 몬드의 지리적 이점이 있기에 '대단장 바르카'가 큰 걱정 없이 대규모 원정을 나간 것으로 추측된다.
3. 몬드의 사회적 분위기
몬드는 바람의 신 '바르바토스'에게 축복받은 비옥한 토양 덕분에 각종 주류업이 발달했으며
천재 연금술사 알베도를 주축으로 한 연금술 산업 역시 발전되어 있다.
건축 스타일은 목재를 뼈대로 하고 붉은 계열의 지붕으로 통일된 형태이며
국민들은 전체적으로 쾌활하며 술과 음식을 좋아해 성 내 주점이 활발하게 운영 중이다.
여러 개의 풍차가 성 내에 있는 것을 보아 아마도 풍차가 만들어내는 동력을 밀가루 제분에 사용하는 것 같으며
전반적인 도시 분위기는 현실에서의 독일 남부 지역의 전통 문화와 비슷한 모습을 보인다.
아무래도 기사단국이라는 정치 체제도 그렇고 중세 유럽 남부를 모티브로 한 지역인 것 같다.
'자유의 도시'라는 이명답게 외지인이 몬드에 정착하는 것도 자유로우며 국민들이 이민자를 보는 시선 역시
너그러운 편이다. 몬드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외지인이나 혼혈 역시 꽤 있다.
엠버 - 할아버지가 리월 사람(리월계 혼혈)
리사 - 수메르 아카데미아 출신(수메르인)
케이아 - 라겐펜더 가문의 입양아(켄리아인)
NPC 로렌스(성문 지키는 병사) - 아버지가 폰타인 출신(폰타인계 혼혈)
알베도 - 출신이 불분명하지만 앨리스의 신원 보증으로 현재 몬드에 정착하여 수석 연금술사
클레 - 귀가 뾰족하여 외적으로도 인간과 차이가 나지만 차별 없이 받아들여짐
설탕, 디오나, NPC 두라프 부녀 - 수인이지만 차별 없이 잘 살고 있음
토마 - 아버지가 이나즈마 출신(이나즈마계 혼혈)이지만 몬드 살때 차별받았다는 이야기 없음
다만 '유라 로렌스'의 경우를 보면 유라 개인은 기사단으로서 충실하려 노력하지만 국민들은
로렌스 가문의 악명만 보고 유라와 대화하기조차 꺼려하는 등 보수적 악습인 '연좌제'가 아직 남아있기도 하다.
현실의 우리가 공감할 법한 예시는 매국노인 '이완용'의 자손이 국군 장교로서 임관하여 헌신한다는데도
사람들이 그를 향해 무작정 매국노의 자식이라 욕하는 상황이라 보면 될 것 같다(이것이 실제 사례는 아니다!).
머리로는 그러면 안 된다는 것을 이해할 수 있으나 가슴이 따라주지 않는...그런 상황으로 보인다.
4. 몬드의 군사력
기사단국이기 때문에 '페보니우스 기사단'이 몬드의 군사력을 담당하고 있다.
'페보니우스'는 로마 신화에서 서풍(서쪽 바람)의 신에 대응되는 이름이며,
일본 버전에서는 '세피로스 기사단'이라고 그리스 신화 식으로 표기되고 있다.
몬드 사람들이 몬드의 최강자로 꼽는 사람들이 전부 기사단 소속 혹은 기사단 출신인 것을 보면
굉장히 세력이 강한 편이며 당연하게도 타국에서도 유명한 기사단이다.
이를 볼 때 몬드의 원래 군사력은 티바트 대륙의 7국 중 상위급이라고 여겨진다.
다만 현재는 대단장 바르카를 비롯하여 주요 병력들이 6개월 전 발생한 켄리아 유적의 이상현상을
조사하기 위해 원정을 나간 상태로, 단장 대리 진 군힐드와 기병대장 케이아, 마법사 리사 등이 남아있으나
평상시보다 굉장히 약화된 상태로 보인다.
문제는 6개월이나 지난 현재까지도 원정군과의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것으로 보이는 점이며,
아직까지는 몬드 시민들이 관심이나 걱정을 보이고 있지 않지만 군사력의 공백이 계속되면
몬드의 사회 분위기 역시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나 이미 군사력의 공백을 노리고 우인단에 의해 츄츄족을 앞세운 침략 시도도 있었으며
명색이 스네즈나야로부터의 외교사절인 우인단은 대놓고 국가 통치자인 진 단장 대행에게 불손한 태도를 보였다.
또한 주권 국가의 대성당에 보관된 성스러운 신물을 강탈하고 신의 심장을 빼앗아가는 등,
약해진 군사력으로 인해 스네즈나야로부터 국가의 주권을 상당히 침해받고 있는 상황으로 보인다.
만약 원정군에 어떠한 문제가 발생하여 이 군사적 공백이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 손실이 될 경우
타국에 의한 침략을 당할지도 모르는 위태로운 상황으로 추측된다.
(사실 이미 바람신상 하나를 심연 교단에 약탈당해 마개조당한 상황으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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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공개된 몬드 지역의 정식 군사 편제>
단장 - 바르카
단장 대리 - 진 군힐드
기병대장 - 케이아 라겐펜더
유격대장 - 유라 로렌스
정찰대장 - 엠버(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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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을 보았을 때 몬드의 군사 편제는 일반적인 보병을 제외하고
적어도 기병대 / 유격대 / 정찰대 3종류였음을 알 수 있다.
정찰대가 엠버 혼자인 점을 보면 현재의 몬드는 영토 확장에는 전혀 관심이 없으며
오로지 내부 방위에 중점을 두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다만 정찰대가 가져오는 정보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인지 정찰대가 유명무실한 상황인지라
우인단을 비롯해 타국의 군사적 위협이나 간첩 행위에 매우 취약한 상태라는 것이 문제점으로 보인다.
그 밖에 몬드의 비정규 군사조직으로 '다크 히어로' 활동을 하고 있는 '다이루크 라겐펜더'가 있다.
본래 케이아 이전의 기병대장이었으며, 일신의 무력이 상당함을 전설 임무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혼자서 국가와는 별도로 움직이며 '다운 와이너리'를 통해 정보 조직을 운영하는 점을 보았을 때
다크나이트 시리즈의 '배트맨'이나 게임 메이플스토리의 영웅 '팬텀'과 비슷한 컨셉으로 보인다.
현재까지의 몬드 상황을 보았을 때 분명 한번쯤 대위기가 닥쳐올 것으로 예상되는데
그때 다이루크의 활약이 두드러지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5. 몬드의 세 가문
몬드 기사단국에는 역사에 크게 영향을 미친 3개의 가문이 존재한다.
1) 로렌스 가문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1000년 전 폭정을 일삼다가 바네사와 바르바토스에게 쫓겨난 가문이다.
현재는 그 세력이 쇠락하여 일부 후손만 몬드 성 내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증오의 대상이 되고 있다.
로렌스 가문의 서사는 상점에서 스타라이트로 파는 [왕실 시리즈]와 [제례활]의
스토리 텍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보는 여러분의 편의를 위해 요약해서 옮겨보니 전체 내용이 궁금한 분들은
상점에서 각 왕실 무기들의 텍스트를 살펴보길 바란다.
몬드 건립 초기 로렌스 가문의 '베네라리'는 바람 신 바르바토스의 기적을 감사하기 위해
광장에 거대한 동상을 건설했고 평생 몬드를 수호하겠다고 동상 아래에 글귀를 새겼다.
또한 바람의 신에게 감사함을 표하기 위해 천풍 신전에서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들의 신이 노래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믿었기 때문에 연극으로 제사를 지냈다는데,
바람의 신의 성격을 생각해보면 참으로 적절하다고 할 수 있다 ㅋㅋㅋ
이 제사를 위해 사용되었던 도구들이 바로 [제례 시리즈] 무기이다.
'제례창'이 없는 이유는 당대 귀족들에게 창이란 평민들이나 쓰는 품격 없는 무기였기 때문인데,
이것은 현실 고증이다. 실제 역사에서도 창은 귀족들에게 기피되는 무기였다.
중세 시대의 전장에서 창은 주로 징집된 노예 병사나 평민 병사들이 주로 사용했다.
리치가 길어서 상대를 공격하기 쉽고 다루는 법이 간단하여 조금만 훈련해도 충분히
사람을 공격한다는 본래 목적을 달성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반면에 귀족들은 오랜 시간 훈련을 해야하고 예술적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검'을 주 무기로 사용했다.
이것이 반영되어 '제례창'은 존재하지 않는다. 장병기 서포터들에겐 안타까운 일이다...
아무튼 시간이 지나면서 제례의 의미는 퇴색되기 시작했고 로렌스 가문은
몬드 개척의 역사를 자신들의 가문이 몬드를 정복한 역사로 여기기 시작했고,
바람 신을 위한 신성한 제사를 자신들의 오락거리로 생각하기 시작했다.
결국 이러한 로렌스 가문의 타락과 왕으로서의 군림은 국민들의 봉기와 혁명으로 이어졌고,
현재에 와서는 몰락하여 세 가문 중 가장 미약한 세력으로 남게 되었다.
참고로 로렌스 가문의 이름에는 재미있는 뜻이 담겨져 있다.
영미권의 남녀공용 이름으로 쓰이는 로렌스(Laurence)는 '라우렌티움 출신'이라는 뜻의 라틴어가 어원이며,
이 라우렌티움이라는 단어는 '월계수(Laurel)'라는 뜻을 지닌 고대 로마의 도시 이름이다.
월계수는 명예와 영광의 상징으로 쓰였던 월계관의 원재료이니...
처음에는 올바르게 몬드를 다스렸던 로렌스 가문의 영광과 명예를 나타내는 것만 같다.
2) 군힐드 가문
군힐드 가문은 몬드에서의 역사가 오래된 기사 가문이라고 한다.
로렌스 가문을 비롯하여 귀족 가문들이 노예제를 제창하고 무자비하게 탄압하던 시기에도
군힐드 가문은 묵묵히 몬드의 수호와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던 거의 유일한 가문이었다.
바네사가 바르바토스의 도움을 받아 봉기를 일으켰을 때 내응한 것 역시 군힐드 가문이다.
모계혈통의 기사 가문으로 보이며 현재는 세 가문 중 가장 우두머리로 보인다.
군힐드 가문의 서사는 진 군힐드의 스토리 모음과 [제례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어머니 '프레데리카 군힐드' 역시 몬드를 수호하는 기사로서 능력을 발휘했던 것으로 보이며,
진 군힐드가 보여주는 품격있는 태도와 국민을 사랑하는 마음가짐, 책임감 등은 전부
어릴 때부터 가문의 철저한 교육 아래에 이루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아버지 '시몬 페이지'는 본래 티바트 대륙에 명성을 떨치던 모험가였다고 한다.
몬드에 온 이후 진의 어머니인 프레데리카 군힐드와 사랑에 빠졌지만 페보니우스 성당의 성직자가 되면서
이혼한 것으로 보이며, 이때 두 딸 중 한 명인 바바라 군힐드를 데려갔다.
그래서 진과 바바라는 친자매이지만 성이 다른 것이다.
자, 그러면 여기서 재미있는 사실이 하나 있다.
어찌보면 세기의 로맨스 아닌가? 한 도시국가를 주름잡는 대귀족의 여인과 사랑에 빠진 젊고 능력있는 평민 모험가.
로미오와 줄리엣 뺨치는 스토리가 당대 몬드에 떠돌았을 것이다.
그러던 둘이 어째서 이혼한 것일까?
여기서부터는 정말 주관적인 해석이니 참고만 해주시길 바란다.
중세시대의 성당 역사를 알게 되면 추측의 길이 보인다.
중세의 왕이 주교를 임명하는 모습
본래 교회(중세에는 아직 개신교가 없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오는 '교회'는 전부 카톨릭이다)는
교황을 정점으로 하여 그 아래에 교구 별로 주교가 존재하는 등의 피라미드형 계층 조직으로,
유럽 사회를 영적으로 지배하는 위치에 있었다.
삶이 힘든 서민들은 마음의 평안을 얻게 해주는 교회에 물질적, 정신적으로 의존했고
따라서 교회는 많은 재산과 권위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래서 왕과 제후들은 이 교회를 자신들의 영향력 아래에 두어 힘을 키우고자 했다.
멀리 떨어져 있던 교황청을 대신하여 영지 내 교회 성직자들을 독자적으로 임명하였으니,
이 과정에서 자신에게 충성하는 이를 임명하거나 성직자를 매수하는 등의 행위가 이루어졌고
신앙심과 경건함이 없는 세속적인 성직자들이 대거 양산되면서 중세 교회의 타락이 시작되었다.
이렇게 부패한 교회의 성직은 재산 축적이나 세력 투쟁의 도구로 사용되었으며
축첩(여색을 탐하는 것)과 축재(재산을 탐하는 것)가 일반화되었다.
우리가 중세 시대에 흔히 보게 되는 성직자와 고위 귀족 간의 결혼을 통한 결합은 바로
이 '교회의 부패'를 상징하는 것이다.
시몬 페이지는 페보니우스 성당에 들어가면서 성직자의 신분을 가지게 된다.
이때는 이미 프레데리카 군힐드와 결혼하여 진 군힐드와 바바라 군힐드 두 자녀를 둔 상태였다.
그러나 카톨릭에서는 성직자(남성 사제)와 수도자(=수녀, 여성 신도) 모두 결혼할 수 없다고 정해져 있다.
만약 부패한 교회이거나 군힐드 가문이 교회와의 결합을 통해 더 높은 권력을 탐했다면 그냥 그대로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둘은 이혼하면서 각자 한 명씩의 자녀를 나누어 데려갔다.
군힐드의 이름을 이을 진은 기사로써, 성당 추기경 페이지의 이름을 이을 바바라는 성당의 아이돌로써...
단순한 부부 사이의 불화로 평범하게 헤어진 것일 수도 있겠으나,
어찌보면 몬드 교회의 부패를 방지하기 위한 두 고결한 사람들의 결단이 아니었을까?
군힐드 가문의 여주인 '프레데리카(Frederica)' 역시 어원을 통해 그 성향을 짐작해볼 수 있다.
고대 게르만어로 '평화'를 의미하는 fridu와 통치자를 의미하는 rihhi가 합쳐져 '평화로운 지배자'를 뜻한다고 한다.
노블리스 오블리주를 실천하며 묵묵히 몬드를 위해 헌신하는 군힐드 가문에 걸맞은 이름이지 싶다.
3) 라겐펜더 가문
라겐펜더 가문에 대한 서사는 4성 한손검 [피리검], 성유물 [대지를 유랑하는 악단],
4성 활 [바람꽃의 노래]에서 확인할 수 있었다.
군힐드 가문과 함께 가장 유서 깊고 오래된 가문이며, 현재의 드래곤 스파인 자리에 있었던 왕국인
'살 빈다그니르'의 생존자인 '이뮨라우크(Imunlaukr)'가 왕국의 멸망을 막지 못하고 방황하다
몬드에 유입된 것이 시초로, 마신전쟁 당시 바르바토스를 도와
사악한 마신 데카라비안을 몰아내고 몬드를 건국하는데 공헌한 개국공신이라고 한다.
이 이뮨라우크와 살 빈다그니르의 공주에 대한 비극적인 스토리도 정말 슬프고 재미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설장의 설은], [얼음바람 속에서 길잃은 용사], [제례 대검]의 스토리 텍스트를 참고하길 바란다.
진짜진짜 참고로...빈다그니르(Vindagnyr)와 라겐펜더(Ragnvindr)의 철자는 9자 중 8자가 겹친다. '아나그램'일지도?
본격적으로 이름이 등장한 것은 1천년 전으로, 로렌스 가문을 몰아내기 위한 첫번째 봉기였던
'대지를 유랑하는 악단'의 거사가 실패한 이후 격투 노예가 된 '아침의 검사'의 시종기사로서이다.
'아침의 검사'의 신념에 감동을 받은 시종기사는 그녀의 격투 노예명인 '아침의 검사'를 이어받아
자신의 기사명으로 '아침의 기사'를 선택한다.
이후 라겐펜더는 최종적으로 로렌스 가문을 몰아낸 바네사의 봉기 때 합류하여
귀족들을 몰아내고 페보니우스 기사단의 창립 멥버가 된다.
이 초대 라겐펜더 씨는 귀족들이 쓰던 실내 목욕탕을 허물고 그 자리에 서고를 지었다고 한다.
리사랑 만났던 그 도서관 같은 곳이 아마 실내 목욕탕이 있던 자리가 아니었을지?
이 라겐펜더 가문의 사람들은 하나같이 붉은 머리에 다이루크를 닮아서
누가봐도 라겐펜더 가문이란 걸 알 수가 있다...ㅋㅋㅋ 매우매우 강렬한 유전자를 가졌나봄!
정치 / 사회적으로 몬드를 다스리는 가문이 군힐드 가문이라면,
경제적으로 몬드를 다스리는 가문은 라겐펜더 가문이라고 할 수 있다.
몬드의 주 산업인 주류업의 절반 이상이 라겐펜더 가문의 것이다.
당장 다운 와이너리의 규모만 봐도 산업의 크기가 짐작이 충분히 간다...
이상 몬드의 전반적인 역사 / 사회 / 군사 / 정치 분야를 현실과 연관지어 살펴보았다.
뭔가 그림을 많이 넣고 싶었는데 딱히 알맞은게 없어서 본의 아니게 줄글이 되어버렸음...
주관적이라 부족한 점이 많을텐데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다들 즐거운 티바트 생활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