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신의탑’·‘세븐나이츠 키우기’ 잇단 흥행···주가도 반등
출시 5일만에 구글플레이·애플 등 국내 양대마켓 매출 최상위권
해외서도 높은 실적…3·4분기 매출 반영 전망
수익성 낮은 방치형으로 선전…‘게임 내 광고’로 이용자 부담 줄여
하반기 다수 신작 출시 및 인건비 절감에 4분기 흑자 전환 기대
넷마블이 지난 7월 선보인 모바일 게임 ‘신의 탑: 새로운 세계’가 흥행에 성공하데 이어 이달 초 출시한 ‘세븐나이츠 키우기’도 국내 양대 앱 마켓 매출 1, 2위를 차지하면서 실적과 주가 반등에 파란불이 켜졌다.
11일 넷마블은 지난 6일 출시한 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출시 5일 만에 국내 구글 플레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고 밝혔다.
신작인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글로벌 흥행에 힘입어 넷마블의 주가도 크게 뛰었다.
9월11일 넷마블 주가 흐름
자료: 한국거래소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넷마블은 전 거래일대비 8.82% 급등한 46,250원에 장을 마감했다. 넷마블 주가는 신작 게임의 연속 흥행에 힘입어 개장 직후 3.8% 오른 44,100원에 거래를 시작해 장중 한때 12.9% 폭등한 48,0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출시 당일이었던 지난 6일 애플 앱스토어 인기 및 매출 1위에 오른 데 이어 8일 구글플레이 인기 1위를 차지했다. 이어 10일 오후 구글 매출 2위를 기록하는 등 매출 순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다.
국내 뿐 아니라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대만, 태국, 일본 등 주요 아시아 국가에서도 인기 앱순위 톱5를 기록했다. 특히 태국에서는 금일(11일) 기준 구글플레이 매출 8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3위를 기록하며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다.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출시 5일 만에 국내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2위, 애플 앱스토어 매출 1위를 달성했다. 사진: 넷마블
‘세븐나이츠 키우기’, 방치형 RPG 장르임에도 빠른 흥행 요인은?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넷마블 오리지널 IP(지식재산권) ‘세븐나이츠’ 최초의 방치형 RPG다. 방치형 게임은 게임을 플레이하지 않을 때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성장하는 장르로, 간편하면서도 직관적인 성장 요소를 나타낸다.
또한, ‘저용량’, ‘저사양’, ‘쉬운 게임성’을 전면에 내세운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원작의 영웅들이 귀여운 SD 캐릭터로 재탄생했으며, 10명의 영웅들을 한 번에 키우는 것이 특징이다. 원작의 재미를 느꼈던 기존 이용자들 뿐만 아니라 짧은 콘텐츠 소비에 익숙한 젊은 세대를 겨냥한 것도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주목할 점은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국내에서 매출 규모가 크고 수익성이 높은 장르에 속하는 모바일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가 아닌, 방치형 RPG 장르임에도 빠른 매출 순위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세븐나이츠의 수익모델(BM)은 게임 내 광고로, 일일 광고시청을 통해 루비 등 다양한 보상이 지급되는 형태다. 이 외에도 광고시청 없이 모든 혜택을 누릴 수 있는 ‘광고 제거 월정액’도 탑재했다. 구매 즉시 9,900 루비를 획득할 수 있고, 28일간 광고시청 없이 모든 광고보상을 획득할 수 있다.
방치형 게임은 낮은 진입장벽과 게임 플레이에 시간을 오래 투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인기를 끌며 최근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장르다. 대형 게임업체가 방치형 게임에 도전한 사례는 흔하지 않았지만, 넷마블은 최근 방치형 게임 성장세에 주목해 개발에 착수했다. 따라서 경쟁사들보다 방치형 게임의 서비스 안정성을 강점으로 내세우고 있다.
이에 대해 넷마블 관계자는 “모바일게임 시장에서 MMORPG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낮은 장르로 평가받는 방치형 RPG로는 이례적인 성과를 거두면서 방치형 RPG의 대중화를 이끄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올 하반기 첫 출시작 ‘신의탑: 새로운 세계’도 양호한 성적···4분기 출시 예정 올해 최대 기대작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등 모멘텀 풍부
세븐나이츠 키우기 출시에 앞서 넷마블이 지난 7월26일 출시한 ‘신의탑: 새로운 세계’도 한때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4위, 애플 앱스토어 1위까지 오르며 흥행에 성공했다.
‘신의탑: 새로운 세계’ 국내 구글플레이 매출 순위 추이
‘신의탑: 새로운 세계’는 웹툰에서 연재 중인 인기 작품 ‘신의탑’을 소재로 만든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이다. 원작 웹툰의 세계관을 효과적으로 살린 그래픽, 넷마블의 수집형 게임 개발·운영 노하우가 겹치며 좋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는 앱 마켓 매출 순위 10위∼20위권에 안착하며 양호한 실적을 기록하고 있다.
신의탑의 양호한 성적에 이어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흥행 성공이 기대되면서 넷마블의 실적 개선 기대감도 점차 커지고 있다.
넷마블은 올해 2분기 37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6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갔다. 이는 매출을 발생시키는 자체 IP가 적은 상황에서 지난해 출시한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등의 신작이 흥행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이 처럼 암울한 실적을 이어간 상황에서 7월 말 출시한 ‘신의 탑: 새로운 세계’와 이달 초 선보인 ‘세븐나이츠 키우기’의 흥행 성공은 향후 넷마블 3∼4분기 실적은 물론, 주가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특히 세븐나이츠 키우기는 넷마블 자체 IP를 활용했기 때문에 별도의 지급 수수료를 지출하지 않아도 돼 수익성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
증권가에서도 넷마블이 하반기 출시한 신작들의 흥행 성공과 연내 출시를 앞두고 있는 또 다른 신작들에 대한 기대감에 실적과 주가 반등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달 ‘세븐나이츠키우기’ 출시에 이어 ‘킹아서 레전드라이즈’가 출시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4분기 중 ‘아스달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의 기대작도 잇달아 출시가 예정돼 있다”며 “판호를 받은 ‘제2의 나라’, ‘일곱개의 대죄’, ‘A3:Still Alive’도 연내 중국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들 성과에 따라 주가와 실적 모두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로 말했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4분기 올해 최대 기대작인 ‘나 혼자만 레벨업: ARISE’ 출시와 ‘제2의 나라’ 중국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 추세는 4분기에 더욱 강화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구조조정에 따른 고정비 부담 완화 및 보유 투자지분 매각으로 유동성 해결 예상
한편, 넷마블은 하반기 신작 흥행 외에도 구조조정을 통한 고정비 부담 완화에 따른 수익성 증가도 기대된다.
넷마블 분기별 인건비 추이 및 전망
자료: 넷마블, 삼성증권 추정
올 상반기 넷마블은 해외법인 및 일부 개발 자회사를 대상으로 구조조정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분기 퇴직금과 위로금 지급으로 일시적 비용이 증가했으나 3부기부터는 인원 감소로 인건비 부담을 덜게 됐다. 하반기 추가적인 구조조정 계획에 대한 언급은 없었으나 향후에는 인건비 증가 폭은 제한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넷마블은 내년 6월 만기 도래하는 단기 차입금 상환을 위해 보유한 투자 자산 유동화 가능성을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시사하기도 했다. 당시 넷마블 관계자는 “차입금 만기일인 내년 6월까지 유의미한 상환을 고민 중에 있다”며 “현재 차입금을 단기간 내 상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재 넷마블이 보유한 주요 지분은 하이브(1조9,000억원, 18.2%), 엔씨소프트(5,430억원, 8.9%), 코웨이(7,552억원, 25.1%) 등이 있다. 이 가운데 코웨이는 최대주주기 때문에 지분 매각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