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미도 무과금 2개월차 후기
무기미도, 22년 10월 27일에 출시한 신작 게임입니다.
먼저 이 게임의 설정을 간략히 정리하겠습니다.
핵전쟁 이후, 최대의 도시국가 디스시티에는 방사능의 영향을 받은 위험한 이능력자 '수감자'가 속출하고, 그들을 체포하고 가둔 후 관리하는 관리국 MBCC의 국장이 바로 주인공, 플레이어입니다.
주인공은 '족쇄'라는 특별한 능력을 갖고 있습니다. 작중 이능력자인 '수감자'들에게 접촉해 족쇄를 발동시키면 수감자와 주인공 사이에 정신적인 연결고리가 생깁니다. 족쇄가 연결되면 수감자는 주인공 명령에 절대 복종할 수밖에 없게 됩니다. 이 능력으로 주인공은 수감자를 잡아 관리국에 수감시키기도 하고 작전에 활용하기도 합니다.
혹시라도 모에모에큥~♡같은 걸 기대하고 계신다면 이 게임은 하면 안 돼요. 기쎈 누님들이 나를 죽이려고 달려듭니다.(비유 아님 진짜 죽이려고 함)
디스토피아가 기반이고, 위험한 이능력자들의 수용소라는 컨셉에 충실합니다.
저는 무기미도 한국 정식 런칭날부터 지금까지 계속해서 한 푼도 안 쓰고 메인스토리를 끝까지 뚫었습니다.
먼저 두 달 동안 하면서 느낀 이 게임의 장점부터 정리해 보겠습니다.
○ 몰입감 뛰어나고 탄탄한 풀더빙 스토리
-캐릭터성이 살아있는 주인공
보통 이렇게 미소녀 캐릭터들을 내세우는 게임은 플레이어의 몰입을 위해 플레이어 캐릭터를 투명하게 만드는 경우가 많습니다.
투명하다는 게 무슨 소리냐면, 플레이어에게 뚜렷한 개성이나 캐릭터성을 주지 않아요. 플레이어 캐릭터의 얼굴조차 제대로 나오지 않기도 하죠.
(Ex:러브라이브 프로듀서, 블루아카의 선생님, 소녀전선의 지휘관 등)
무기미도의 스토리는 플레이어 캐릭터의 방향성에서 다른 게임과 가장 큰 차이를 보여줍니다.
족쇄고 뭐고 잘생긴 게 국장 최고의 능력임
플레이어를 대변하는 캐릭터 '국장'의 캐릭터성은 게임 내 그 어느 캐릭터들보다 뚜렷해요. 영리하고 생각도 깊습니다. 국장은 캐릭터의 생각을 파악하고, 감정을 이해하고, 말로 설득하는, 심리전에 강한 캐릭터입니다.
위기 상황에서 국장이 난관을 극복하는 방법은 지휘하는 캐릭터들의 각성이나 본인 능력인 족쇄의 각성이 아닙니다. 운도 아니고요.
국장은 열심히 생각합니다. 위기를 만든 이능력자나 적이 무슨 생각일지 고민하고 파악해내어 돌파구를 찾습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휩쓸리지 않아요. 적이 짠 판에 휘말리는 법이 없습니다.
이런 점은 개성없는 캐릭터보다 오히려 스토리에 더 몰입하게 해줍니다. 국장이 무슨 생각으로 이런 말을 하는 걸까? 어떤 전략으로 이 캐릭터를 설득할까? 주인공의 말과 행동 하나하나가 흥미를 돋궈요. 전 이 점에 굉장히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이거야!!! 내가 원했던 주인공이 이런 거야!!!!! 내내 우왕좌왕 맹하다가 갑자기 각성하는 게 아니라!!! 주인공 버프가 아니라!!!!!
-정성이 들어간 캐릭터 개인의 서사
인게임에서 심문이라는 시스템으로 캐릭터 각자의 에피소드를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의 과거사가 나오기도 하고, 메인스토리 퇴장 이후가 나오기도 합니다.
심문으로 보여주는 각 캐릭터의 이야기도 완성도가 상당해요. 에피소드에 비교적 힘을 덜 준 캐릭터도 있지만, 대부분 캐릭터의 에피소드 하나하나 완성도가 메인스토리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습니다.
저는 웬디와 이리나의 심문이 특히 인상깊었어요. 웬디 에피소드는 마음 저리게 절절했고, 이리나 에피소드는 상기한 국장 캐릭터의 심리전 능력이 가장 부각됐습니다.
-이벤트 스토리까지 신경쓴다
이 게임 하다 보면 계속 느껴지는 건데, 스토리를 엄청 신경써요.
이벤트나 서브에서도 스토리를 대충 쓰고 넘어가는 법이 없습니다.
이벤트 스토리도 풀더빙이에요. 보통 이벤트는 더빙 잘 안 해주는데 게임사에서 스토리 몰입감을 얼마나 신경쓰는지 알 수 있습니다.
스토리는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 집중해서 플레이해야 하는 전투 방식
이 게임은 타워디펜스치고 조금 특이한 전투방식을 갖고 있습니다. 적이 스폰될 때마다 계속해서 캐릭터 위치를 바꾸면서 적절히 방어해야 합니다. 캐릭터 위치를 이동시키는 횟수에 제한이 있기에 신중해야 해요. 캐릭터가 죽으면 그 자리를 대신할 다른 캐릭터를 투입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스테이지는 전투를 하는 내내 머리를 써야 해요.
스테이지를 못 깨면 출전 캐릭터를 바꿔 보고, 배치를 바꿔 보면서 계속 시도해보는 거죠.
스테이지 진행 중에 전투에서 눈을 뗄 수가 없어요. 피곤하다고 안 좋아하는 사람도 있겠지만 저는 대충 자동 돌리는 것보단 이렇게 신경 좀 써야 하는 방식을 좋아합니다.
다음으로 단점입니다.
○부족한 컨텐츠
메인스토리 재밌게 다 밀었나요?
그럼 이제 할 게 없네요. 강화나 합시다.
일일퀘스트와 수감자 강화, PVE 레이드 말고는 할 게 없어요. 레이드도 매일같이 반복됩니다. 무기미도에는 PVP 개인전도 없어요.
그나마 길드전이 PVP로 진행되는 것 같은데, 아직 길드전 오픈도 안 해서 어떤지 평가할 수도 없습니다.
이건 추후 업데이트를 계속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호불호 명확히 갈리는 전투방식
-타워디펜스 장르의 한계
타워디펜스가 불호거나, 기존과 다른 타워디펜스 전투 방식에 적응하기 힘들다고 한다면 무기미도와는 맞지 않을 수 있습니다.
제 취향과는 잘 맞아서 저는 전투에 지루함을 느끼지 않고 재밌게 플레이했습니다.
-반복되는 스테이지 패턴
현재 스토리는 8챕터까지 나와 있고, 각 챕터당 스테이지가 12개 정도 됩니다.
스테이지별 맵 디자인은 다 비슷비슷합니다. 특정 스테이지의 난이도가 높다 해도 적팀 체력이 높거나 인원이 많아질 뿐, 신선한 전투방식이나 변칙적인 맵, 새로운 파훼법은 기대하기 힘들어요.
원래도 타워디펜스를 선호하지 않는다면 이런 점은 더 큰 장벽이 되겠죠.
○항상 모자라는 체력
-소모량에 비해 지급량이 너무 적다
무기미도에서 스테이지를 진행하려면 체력을 소비해야 합니다. 메인스토리 스테이지 하나에 쓰는 체력은 10~21, 강화 재료 수집 스테이지에 쓰는 체력은 15~35 정도입니다.
매일 하루 두 번 60체력씩 총 120체력을 무료 지급하는데요. 그래도 모자랍니다. 수감자 강화하고 스토리 진행하면 체력이 빠르게 소모됩니다.
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반강제로 게임을 끄게 돼요.
-체력 충전도 더럽게 오래 걸린다
체력 풀충까지 14시간 보이시나요
체력 쓰는 건 한순간인데 충전되는 데는 너무 한참 걸립니다. 체력 구매 비용도 싸지 않고요.
제발 체력 더 줘!!!!
그래서 무과금으로 즐길 수 있나요?
빠른 진행에 욕심이 없다면 충분히 가능합니다.
컨텐츠가 풍부하지 않기에 과금을 통한 빠른 진행과 캐릭터 강화보다는 차라리 무과금을 권하고 싶을 정도예요.
상위 캐릭터 확률이 그리 낮지 않아요. 아직 캐릭터 수가 별로 많지도 않고, 개인의 운에 따라 다르겠지만 상위 티어 캐릭터 생각보다 자주 나옵니다.
인권캐라고 할 만한 캐릭터는 딱 하나입니다. 그 캐릭터 없어도 메인스토리 다 못 깰 정도는 아닙니다. 난이도가 대폭 상승할 뿐.....
처음 시작할 때 14일 동안 진행되는 퀘스트를 주는데, 이 퀘스트를 대부분 완료하면 최상위 티어 캐릭터 하나를 지급합니다. 상위 티어 캐릭터를 못 뽑아도 보장되는 캐릭터가 하나 있으니 부담이 좀 덜합니다. 퀘스트의 내용도 어렵지 않아요. 게임 차차 진행하다 보면 알아서 달성될 정도의 수준입니다.
총평:스토리갓겜, 전투 방식이 취향에 맞는다면 진짜 재밌는 게임, 전투가 취향이 아니라도 스토리 때문에 참아볼 가치가 있음, 양심적인 캐릭터 뽑기 확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