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산병원에 하루 쓰고 원신 머그컵 사오기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43길 88 서울아산병원

아! 날씨 참 좋다.

지하철을 타고 잠실나루역에 내릴 때마다 반기는 롯데타워가 참 보기 좋다.

저번 주에 한번 아산병원을 갔다 왔는데 이번 주에도 할머니 MRI 촬영이 있다고 또 갔다왔다. 거리가 멀기도 하니 할머니 혼자 가라고 보낼 수도 없으니 어쩔 수가 없어. 그래도 오늘은 날씨도 좋고 지루함을 달랠 책도 챙겨왔고 컨디션도 좋아서 저번주보다는 훨씬 상황이 났다.

잠실나루역에 내리면 아산병원으로 직행하는 셔틀버스가 10분 간격으로 운영한다. 오전 10시 30분밖에 안 되었는데도 사람들이 줄을 길게 서서 기다리고 있었다.

버스를 타고 나와 할머니는 병원에 도착했고, 송파에 거주하는 작은고모와 접선해 작은고모가 할머니를 모시고 병원으로 들어가셨다. 그럼 난 뭘하냐...

지하에 있는 빵집에 가는 것이다.

다양하고 맛있어보이게 구워진 빵들은 나의 눈을 즐겁게 한다. 여기가 이 병원에서의 몇 없는 즐거움이지.

서울특별시 송파구 올림픽로43길 88

아침을 굶고 왔기에 소보로소금빵을 하나 사서 수납창구 앞 의자에 앉아 먹었다.

맛은 소보로빵과 소금빵의 쫄깃함이 합쳐진 맛. 소보로의 은은한 단맛이 나면서도 안쪽에는 소금빵에 짠맛이 나서 괜찮았지만 자극적인걸 좋아하는 내게는 일반 소금빵이 더 나은 것 같다. 그쪽이 500원 더 싸기도 하다.

진료가 끝난줄 알았는데 1시 반에 다시 와야한다길래 점심을 먹으러 나갔다.

오늘의 점심은 묵은지등뼈감자탕.

살도 푸짐하고 먹을만 했다.

볶음밥을 볶고 싶었지만 라면사리 하나 추가하고 먹다보니 갑자기 배가 확 차서 밥까지 먹으면 안 될것임을 직감해 여기서 멈췄는데 잘한 선택이었다. 먹다보니 시간도 다 되어버렸고.

또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서 나는 또 버려졌다.

그래서 그동안 오늘부터 시작한 원신 메가커피 콜라보의 MD 상품을 구매하러 가기로 했다.

메가커피 어플을 사용하면 근처 매장에 MD 상품이 있는지 없는지 확인이 가능했다. 아산병원 근처의 메가커피는 서울풍납점과 잠실나루역점 2개가 있는데, 잠실나루는 본 적이 있으니 서울풍납점을 가기로 했다.

그러다 길을 잃었다.

아산병원 뒤편 산책로 따라 쭉 가면 될 줄 알았는데 길이 막혔더라.

게다가 여기 횡단보도는 신호등이 없이 눈치껏 건너가야 하는데 차가 워낙 쉴새없이 와서 보행자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어 있는 터라 시간낭비가 엄청났다.

결국 길을 아는 잠실나루점으로 가기로 Turn.

아산병원에서 송파둘레길로 가는 기~~다란 교량을 건너간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성내천이 똥물이 되어버렸다...

고생해서 잠실나루역까지 왔지만, 이럴수가 와서 어플을 다시 켜서 확인해보니 오늘 오전만 해도 있다고 나왔던 MD 상품들이 모조리 솔드아웃 되어있었다. 완전 헛걸음했다!

사실 가게 규모부터가 MD 상품을 들여놓을 그런 곳이 아니었는데 생각도 안하고 간 내 잘못이 크다. 눈물젖은 제로 복숭아 아이스티를 하나 사서 빨면서 돌아가려 했는데, 마침 셔틀버스가 도착해 있길래 그걸 타고 또 병원으로 갔다. 아...편하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백제고분로 464 1층

결국 원신 머그컵은 작은고모 집 근처에 있는 송파나루역점에서 구할 수 있었다. 가게 규모가 커서 아예 방랑자 등신대까지 세워져 있었다.

너 하나 사겠다고 오늘 참 고생했다...

가게에는 나 말고도 원신 상품을 싹슬이한 일행들이 있었다. 근데 그들은 외국인이었는지 본인들의 음료가 나왔음에도 받아가지 않고 있다가 점원이 와서 알려주니 그제서야 받아갔다. 수메르 젤라또파르페...저걸 진짜 먹는구나. 저걸 어떻게 먹지.

고생해서 사온 방랑자 머그컵은 만족스러운 퀄리티다.

이걸 사서 돌아올 수 있었으니 오늘의 아산병원 고행길은 가치가 있었다 볼 수 있겠지.

머그컵 하나만 달랑 사왔지만 이거에 대해선 나중에 글을 써야지...지금은 너무 피곤한데다 앞으로 10분 있으면 알바하러 또 나가야 한다.

말도 안 돼...내 목요일이 어디로 사라진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