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셉에서 장르까지 모두가 완벽한데 뭔가 아쉬워 아쉬운 신작, 무기미도
빈도가 높지는 않지만 가끔 유튜브를 시청하다 스쳐 지나가는 광고를 통해 처음 접하는 게임들이 종종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인 무기미도 역시 그런 케이스로 처음 몇 번은 애써 모른척 지나쳤으나, 제가 가장 좋아하는 장르 중 하나인 '디펜스' 계열이라는 걸 알고 나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겠더라고요. 그래서 그 자리에서 그대로 다운로드를 받아 플레이를 해봤는데, 여러모로 할 말이 있는 작품이라 생각해 이렇게 간단하게 후기를 남겨보는 자리를 마련해봤습니다.
타이틀에서도 밝혔듯 개인적으로 컨셉에 좋은 점수를 주기는 했지만, 사실 그렇다고 시놉시스 자체가 아주 특별한 게임은 아닙니다. 다만, 이능력을 보유한 자들을 잡아 가두고 관리하는 시설이 존재한다는 것, 그러니까 주요 캐릭터들을 수감자 취급한다는 어딘가 묘한 발상이 제 호기심을 자극했을 뿐이죠. 게다가 스틸컷이나 일러스트를 통해 전해지는 분위기 또한 독특한 색깔을 자아내 신선한 맛을 접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 또한, 충동적으로 플레이한 것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뭐, 이유야 어찌 됐든 간에 디펜스 자체가 재밌고 캐릭터들이 매력적이라면 오랜만에 각 잡고 즐길 만할 거라는 생각이 들어 사전 배경지식도 습득하지 않은 채 바로 계정을 생성하기에 이르렀는데, 이게 뭐람? 막상 전투에 돌입하니 기대했던 것과는 사뭇 다른 그래픽이 절 반겨주더군요. 음, 한 발 양보해서 이런 부분들은 개인의 취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고 생각해볼 법하지만, 아무리 그런 시각으로 봐도 그 퀄리티가 2000년대 초반에나 볼 법했던 찰흙 같은 텍스쳐, 어딘가 묘하게 불쾌한 렌더링에 가까운 수준이라 아쉬운 마음이 컸습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당시에 비해 해상도가 높다는 정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단지 그래픽 하나만으로 무기미도라는 게임을 재단하기에는 주목해볼 만한 부분들이 꽤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코어 시스템 같은 경우 파괴하지 않으면 이를 보유한 몬스터를 처치하는 게 매우 어렵기 때문에, 여기에 특화된 기술들의 경우 전략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점, 그리고 웨이브가 밀려오는 도중에도 지정된 횟수 내에서 자유롭게 캐릭터를 이동시킬 수 있다는 것들이 대표적이지요.
그 대신, 최초에 편성한 수감자들을 제외하면 추가로 소환하는 게 불가능해서 개인적으로는 이 방식이 난이도 자체가 더 높다고 느꼈는데, 실제로도 이러한 요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지 않으면 첫 번째 지역부터 막히는 일이 발생할 법한 수준이었습니다. (물론 이건 제가 퍼펙트 클리어를 하지 않으면 혀에 가시가 돋는 성격이라 더 그렇게 느꼈을 지도 모르겠지만요.)
결론적으로 그래픽과는 별개로 전투 자체에 대해서 만큼은 박한 점수를 줄 수가 없겠더라고요. 자, 그렇다면 이 미묘한 균형의 추에 결정타를 더해줄 요소인 캐릭터와 육성 쪽으로 시선을 돌려보도록 합시다. 여기에 대해서는 앞서도 말씀드렸듯 기본 컨셉 자체가 좋은 데다 감성도 유니크해 처음부터 끝까지 좋은 인상을 받았는데요. 다만, 그래도 자세히 보면 일러스트의 퀄리티 자체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고, 성장 시스템 역시 꽤 여러 단계로 구성되어 있어서, 그저 다양한 수감자를 수집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플레이하는 분들에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이런 모든 점들을 종합해보면 분명 긍정적으로 바라볼 만한 점이 더 많아야 하는 게임인데, 이상하게 그 2% 아쉬운 부분들 때문에 전반적인 평가를 아쉽게 내릴 수밖에 없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네요. 뭐, 그래도 오픈을 기념하여 진행 중인 이벤트들의 보상도 괜찮은 편이고, 그 진행 방식도 유저 친화적인 조금은 보여서, 일단 며칠은 더 플레이 해볼 생각입니다. 정말 비주얼만 조금 더 좋았더라면, 정말 오랜만에 괜찮은 디펜스 게임 하나 건졌다고 생각했을 것 같은데, 몇 번을 다시 생각해봐도 너무 아깝네요. 물론, 어디까지나 시각적인 부분에 대한 건 제 주관이 강하게 섞였으므로, 세계관과 장르에서 흥미를 느낀 분들이라면 직접 플레이 해보시는 걸 권해드리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