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일기] 유쾌한 서양 오타쿠들과 함께
4 각청... 이 똥캐를 좋아하는 사람이 무려 4명이나 있네요. 원신을 즐겨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다소 충격적인 장면이 아닐 수 없습니다. 야 너두?
다들 각청을 1번 캐릭터로 설정해뒀는지 파티 매칭 되자마자 나루토 뺨치는 다중 그림자 분신술 장면이 연출되는 바람에 신나서 같이 점프 뛰는 중.
짬푸ㅡ 짬푸ㅡ
다들 참 순수해보이고 귀엽습니다.
과연 화면 너머에 있는 사람도 이처럼 귀여울지는 미지수지만 그런 생각은 우리 가급적 하지마루요.
이와 비슷한 예로 일본의 메이드 카페에 가면, 가게에 들어선 순간부터 '손님'이 아니라 '주인님이'이 되는 설정이기 때문에 손님도 메이드 종업원의 대우에 맞는 반응을 보여주어야한다고 합니다. 요컨대 서비스를 받고 "아.. 감사합니다." 이딴 말은 하면 안된다는 얘깁니다.
만화책을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기 때문에 실제 현지에서도 통용되는 문화인지는 확실하지 않습니다.
비경에 들어가고 나서, 파티원중 한 분께서는 대뜸 각청(Keqing)이 자기 와이프라는 것을 알려주셨습니다.
보통 서양 오타쿠들 사이에서는 최애 여성 캐릭터를 'wife'가 아니라 wife의 일본식 발음인 'waifu'를 사용하는 편인데, 이 분은 좀 별나다고 해야할지, 반대로 그나마 일반인의 범주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해야할지. 여하튼 각청이라는 캐릭터를 대단히 좋아하는 사람인듯 합니다.
저도 "Sucrose is my wife, too"라고 하려다가, 순간적으로 진짜 씹덕이 된 것 같다는 현타가 오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자칭 각청 남편이신 저분은 각청에 대한 사랑이 유별나서 한화로 약 2만원이나 하는 각청 스킨도 갖고 계셨습니다. 스킨의 디자인도 아주 흡족스럽다며 파티 플레이 내내 자신의 와이프를 칭찬하랴 딜하랴 손이 굉장히 바쁘셨습니다.
아래 Raccooon이라는 분도 저분의 아가페적인 각청 사랑에 감화되셨는지 대뜸 소(Xiao)가 자신의 남편이라며 폭탄 선언을 하셨습니다. 그와중에 각청 남편분은 "xD"라고 대답해주며 소 아내 분의 의견을 존중해주는 신사적인 매너도 갖추셨네요.
비경을 모두 클리어한 뒤로는 즐거웠다며 좋은 하루를 보내라는 인사도 나누고 따뜻한 분위기 속에서 파티가 쫑났습니다.
이후 각청 남편분에게서 친구 추가 요청 메세지가 왔는데, 저는 영어 울렁증이 있어서 단칼에 거절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