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일지

드디어 이 주머니괴물단을 포스팅하게 되는 구나!

간단히 기록하는 나의 포켓몬고 역사.

그때는 아마 위염이 도졌던 것 같다.

식후에 걷기를 하면 좋다는 말에, 충동적으로 그래! 나도 식후에는 산책을 꼬박꼬박 하겠어 같은 생각을 했었다. 그리 오래 가지 못해서 그렇지, 결심은 자주 하니까.

그렇게 산책을 시작했는데, 막상 산책을 하니까 너무 지루한 것이었다!

아무리 길거리 구경을 좋아하는 나라지만 매일 똑같은 풍경이니까 심심할 수밖에.

그 때 생각이 난 게 바로 포켓몬go였다.

처음 런칭했을 때는 신기해서 열심히 하다가, 자연스럽게 접게 되었던 게임이었다.

포고(포켓몬고)에는 '알까기'라는 시스템이 있는데, 발로 1km, 5km, 10km를 걸어야만 깰 수 있는 구조였다. 알을 깐다는 목적이 생기고, 포켓몬도 수집하는 것도 재미있으니까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게임을 다시 플레이하려고 보니, 내가 모르는 것들이 많이 생겨있었다.

레이드...?

그게 뭔데?

넘나 귀여운 라이츄(알로라)가 체육관에 있길래, 싸웠는데 졌다. 라이츄한테 진다고? 나 그래도 그때 렙 25인가? 많이 낮지는 않았는데.

계속 싸웠는데도 나만 죽길래, 검색을 시작했다.

내가 없던 사이, 포켓몬고는 대격변의 시대를 거쳐서 진정한 게임으로 탈바꿈되었던 것이었다. 레이드로 뮤츠같은 전설의 포켓몬도 잡을 수 있고, 로켓단과 배틀도 하고. 트레이너끼리도 대전을 펼치고, 일일 퀘스트(?) 비슷한 것도 생겼다.

그때부터 유튜브 선생들의 강의를 좀 들었다.

외국인 친구를 사귀는 방법이라던가,

레이드 친구를 부르는 방법이라던가,

좋은 포켓몬은 어떤 거라던가,

점점 포켓몬에 대해 박식해졌다ㅋㅋㅋ;;

나는 오로지 '포켓몬 수집'만 좋아했는데,

전설의 포켓몬은 레이드를 해야 수집할 수 있고,

세상에는 이로치(색이 다른) 포켓몬이라는 게 존재한다는 것이었다!

대충격.

그런 게 있다고? 초등학생 때부터 포켓몬을 알았지만, '이로치'라는 건 진짜 처음 들었다. 알고보니 예전에 붉은 갸라도스라고, 갸라도스는 원래 파란색인데 혼자만 이상했던 그 녀석이 이로치였다고 한다.

그럼 내가 붉은 갸라도스도 수집할 수 있다는 거네?

그렇다.

이제 나는 붉은 갸라도스와 황금 잉어킹을 가진 멋쟁이 포켓몬 트레이너로 성장했다!

색이 다른 포켓몬을 위해, 외출시 무조건 포고플(자동수집기계)을 지참하고 나가는 어른이 되었다! 초등학생 때의 내 정신연령이 지금보다 높을 것 같기도 하다ㅠㅋㅋㅋㅋ

(번외지만, 요즘 초등학생들 사이에서 포켓몬 붐이라서 온동네 잼민이들이 단체로 포고하려고 우르르 몰려다닌다. 누가 이로치 잡으면 길에서 환호하고 난리남ㅋㅋ

매달 한 번 있는 큰 이벤트날이면 유난히 그렇다. 아마 일반인은 전혀 못 느끼겠지만, 그날은 포고인들은 서로를 감지하는 날이기도 하다. 일견 무의미해보이는 산책 루트지만, 실은 포고하는 사람만 그리로 다니거든. 그 포인트가 나는 너무 웃기다ㅋㅋㅋ

그리고 가끔 레이드를 못 깨는 잼민이들을 비밀리에 도와주게 되는 경우도 있는데, 애들이 좋아서 어쩔 줄을 몰라한다. 멀리있는데도 그게 다 보인다ㅋㅋ 별 것 아닌데, 좋은 일 한 기분도 들고? 하여튼, 산책 생활에서 소소한 재미가 있다.)

게다가 그즈음 내가 닌텐도를 사면서, 동물의 숲 외의 게임으로 포켓몬을 추천받아서 사게 되었다. 소드실드라고 초심자도 쉽게 할 수 있다고 들었는데...1년 6개월 걸려서 메인 스토리만 밀었다ㅋㅋㅋㅋ

아니...포고는 볼만 던지면 되는데, 본작 게임은 싸워서 애 기를 죽여놓고 볼을 던져야 하더라고;;; 스토리를 밀려면 관장이랑도 싸워야하고. 평화주의자로서, npc들과 싸움하는 거 귀찮고 내키지 않다고요. 하여튼 힘들어!

(아직 dlc는 진행중ㅎㅎ 대신 다른 지방 포켓몬을 수집하고 싶어서, 포켓몬 게임칩 시리즈를 다 구했다는 점이 어른스럽다ㅎㅎ....ㅠ 누가 대신 해주면 좋겠음.)

그때쯤, 어느 유튜버 선생님의 도움으로 포고에서 수집한 포켓몬을 게임에서 쓸 수도 있으며, 통합 창고(포켓몬홈)에서 관리할 수도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도감 채우기 빡세서 힘들었는데, 반쯤 포기였는데...

완전 꿀이잖아?

이제 내 목표는 세상의 모든 포켓몬을 포고로 잡아서,

본작 게임에 등록하는 걸로 바뀌었다ㅋㅋㅋㅋㅋ

뭔가 이상하긴 한데, 그렇게 되었다!

소화기 건강을 노리고 시작한 포켓몬고인데,

어쩐지 나날이 포켓몬 덕후가 되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