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집표 모두의마블

할일 없는 주말에는 우리 가족은 종종 보드게임을 한다.

스머프 게임, 메모리 게임, 기억력 게임, 우봉고, 도블 등 종류도 다양한데, 얼마전에는 아이들이 직접 만든 '우리집표 모두의 마블'을 함께 했다.

한창 남편과 경제 관련 공부에 한창일 때, 아이들에게도 경제 관념을 일찍부터 심어주자며 ㅋㅋㅋ

몇 년 전 어린 아이들부터 즐길 수 있는 부동산 전략 게임 '모노폴리'를 종종 했었다.

한동안 재미있게 하다가 즐긴 게임이었는데, 룰이 좀 단순하고 이제 아이들도 좀 컸다 싶어서~

업그레이드를 했다. 모두의 마블로!!

하다보니 나도 너무 재밌어서 열을 올리고 하게 되고, 정말 부동산을 사고 파는 것처럼 전략도 잘 세워보려 애를 쓰게 되는 게임이었다. 하면 할 수록 계속 새로운 전략을 쓰게 되는 게임이다.

내 건물은 아니지만 빌라, 빌딩, 호텔 지어가면서 부를 축적하는 것도 재미있고 또 무조건 통행료에만 욕심부려서 랜드마크까지 건설했을 때 리스크에 대비를 못해 파산하게 되었을 때에 뼈져린 교훈도 느낄 수 있다. ㅎㅎㅎ 어른들에게도 좋은 게임인 것 같다.

한창 3월에 많이 했었는데 그 때 만들기를 좋아하는 아이들이 각자 자기 스타일로 모두의 마블을 제작하였었다.

이건 동생 호야의 작품이다.

나름 카드도 만들었다.

월급 2배 / 무인도 / start로 go! / 방어

호야의 '모두의 마블'

땅을 소유하고 통행료 내고 받고 하는 간단한 룰이지만, 자신이 알고 있는 나라들을 하나씩 생각하며 적어 나간 것만으로도 기특했다.

호야가 만든 게임을 우리끼리 열심히 해보았다. ㅎㅎㅎ

브라질이 왜 비싼 땅인지는 모르겠으나 대한민국이나 브라질에 걸리면 바로 파산이다!!

자기가 직접 만든 게임이라 그런지 애착도 크고 더 재미있게 몰두하는 호야다.

이번에 범이가 질 수 없다며! 자극을 받고 범이표 '모두의 마블'을 만들었다.

형아의 자존심인지, 그림도 꼼꼼히 그리고 나름 칸도 제작해 땅 표시도 할 수 있게 만들었다!

지름길도 만들고, 뭔가 업그레이드 된 느낌 :)

(이 때 호야가 질투를 엄청 했더랬다...)

범이의 '모두의 마블'

카드도 어찌나 꼼꼼히 한 장 한 장 그리는지~ 너무 힘을 빼고 있길래 대충 하라고 했는데 꼭 그려 넣어야 한다며...^^; 옆에서 지켜보다 나는 슬그머니 빠져나왔다.ㅎㅎ

두둥! 드디어 범이표 '모두의 마블'을 개시했다.

돈도 만들려고 하길래 우리 돈까지는 만들지 말자고 ㅋㅋ

겨우 말려 원래 모두의 마블에 있는 돈으로 세팅하고~~

범이의 룰대로 하니 초기 자본금이 무려 500만원이다! 부자다!

한 바퀴 돌면 용돈도 50만원이나 준다! 엄청 돈이 돌고 도는 판이 되었다.

인플레가 점점 심해진다~

게임중인 범이와 호야

각자 좋아하는 레고 피규어로 말을 정하고 집중해서 게임을 시작하는 아이들이다.

질투심에 활활 불타올랐던 호야지만, 막상 해보니 재밌다고 형아를 칭찬해주기도 한다. 기특해라.

게임을 하면서 아이들이 쓰는 용어들이 너무 어색하면서도 웃음이 났다.

"너 이거 매각할래?"

"은행에 팔거야? 아니면 내가 인수할까?"

단어의 뜻을 정확히 아는지는 모르겠으나ㅎㅎ

역시 아이들은 놀면서 쉽게 배운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느꼈다.

진지한 표정으로 매각, 인수 이런 단어를 쓰다니~~

하다보니 문제점도 있었다.

범이가 나름 열심히 카드를 만들었는데, '도시 5개 파괴', '은행에 도시 3개 기부' 같은 어마무시한 조건의 카드가 걸리면 너무 쉽게 파산하는 것이었다.ㅠㅠ

이런 것들은 또 직접 게임을 해가면서 갯수를 줄이기도 하고, 룰을 바꿔가기도 하며 좀 더 완성도 있는 게임으로 수정해 나가니 더 애착이 생기면서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은 서로 파산하기 싫어서 계속 통행료 즉흥적으로 깎아주고, 빚지고 난리도 아니었지만 그 과정에서 또 새로운 경험을 하는 묘미가 있었다.

얼마 전, 범이가 다시 생각이 났는지

"엄마 내가 만든 게임할래?"라고 물어왔다.

"그래~ 좋지!"

그렇게 아이들과 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며 말했다.

"범아~ 이거 절대 버리지 말자. 너무 재미있어~ 잘 보관해놓자!"

라고 하니 씩 웃으며 뿌듯한 표정을 지어보이는 범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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