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품을 위해서 (브롤스타즈 팽 ♡ 앰버 팬픽)

*이 스토리는 픽션이며, 재미로만 봐주시길 바랍니다.

*이 소설의 목적은 수익창출이 아닙니다.

*삽화 by 제 트친

"내가 공포 영화 한 편을 생각해냈어!"

"뭔데?"

"커터칼 살인마!"

버스터는 점심 식사로 나온 스테이크 (당연히 인스턴트다) 를 썰다 말했다. 나는 음식에 설탕을 치며 줄거리를 들었다. 흰 빵에 버터를 바르던 메이지 누나도,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을 먹던 체스터 형과 아껴둔 튀김을 먹던 맨디 누나도 경청해서 들었다.

그날 저녁, 우리는 영화에 참가할 배우를 모았고, 주인공은 펄, 남주인공은 대니얼 선배로 결정되었다. 나는 앰버와 커터칼 살인마의 희생자 중 커플을 연기할 거다. 버스터는 호기심 많은 사람이었고, 내 동생 링은 초반에 살해 당한 소녀를 연기할 거다. 살인마는 메이지 누나가 맡게 되었다.

다음날, 나는 버스터와 핫도그를 먹으며 커플 중 남자를 어떻게 연기할까 고민했다. 커플 중 남자는 암 투병으로 인해 머리를 빡빡 밀고 있다고 했다.

"가발을 쓰는 게 좋겠지?"

"아마? 근데 덥긴 하다...."

버스터는 아까 장난 삼아 나에게 진짜 머리를 빡빡 밀라고 했다. 그러면 열연을 펼칠 수 있을 거라고 말이다.

"농담이었어. 뭐.... 정 하고 싶으면 해도 돼."

내 생각엔 버스터가 날 놀리려고 노린 것 같다. 며칠 전에 더워서 지나가는 말로 '빡빡이면 시원하겠다!'라고 툭 날린 적이 있었는데, 그걸 들은 것이 뻔했다. 에잇, 그냥 싹 밀어봐? 덥고 관리도 힘든데....

그날 밤, 나는 일단 부모님과 상의했다.

시금치 볶음을 드시던 엄마가 말하셨다.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긴 하지만...."

사탕무를 드시던 아빠도 말하셨다.

"우린 괜찮다만 잘못하면 반항하는 걸로 비춰질 텐데...."

귀리 밀기울을 먹던 링은 말했다.

"가끔 만지는 거 허락해 준다면."

다음날, 나는 버스터와 대학 근처 바버샵으로 머리를 밀러 갔다.

"잘 찍어줘."

"응."

이발사는 내 몸에 천을 두르고, 내 머리를 풀고, 빗었다.

"이렇게 기르신 걸 미신다니, 대단하시네요."

"네...."

먼저 한 움큼을 자르고, 밀었다. 머리카락들은 깎여나갔고, 스르르 떨어졌다.

"너 두상 예쁘다!"

"그래?"

면도 삭발이라 나는 뜨거운 수건을 머리에 감고 한참을 기다렸다.

"앰버는 알아?"

"아니."

"야, 그럼 잘 됐네, 너 이거 서프라이즈로 보여줘."

"서프라이즈는 무슨...."

"야, 근데 앰버 기절할 것 같기도 하다."

"기절할 거 같아?"

"응, 솔직히 갑자기 애인이 반짝거리는 삭발 하고 나타나면 놀라서 기절하지 않겠어?"

일리가 있는 말이긴 했다.

곧 면도 삭발을 했다. 면도기가 머리를 미끄러져 가는 느낌은 색달랐다.

"파리도 미끄러져 죽을 것 같다!"

"야!"

이발사가 말했다.

"이제 머리 감으실게요."

"네."

"대머리도 머리 감아요?"

버스터가 황당하다는 듯이 묻자, 이발사가 대답했다.

"네."

"느낌 어때?"

"글쎄.... 약간 시원하면서 허전하다고 해야 하나...."

그때, 머리에 찬물이 닿았다.

"앗, 차가워!"

이발사는 말했다.

"찬물로 해야 두피의 모공을 열어주고 면도 후 피부를 진정시키는 데 도움이 돼요."

끝난 뒤, 이발사는 보습제를 발라주었다.

"다 끝났습니다."

우리는 돈을 내고, 바버샵을 나갔다.

"어때?"

"선글라스 썼는데도 눈 부셔!"

그날 저녁, 우리는 영화에 참가할 배우들과 만났다.

"앰버는?"

"먹을 거 사온데."

펄이 나에게 관심을 보였다.

"팽, 너 좀 달라진 거 같아...."

나는 미소를 짓고, 모자를 벗어 머리카락 하나 없는 뽀얀 머리를 드러냈다. 그러자, 모두 놀랐다.

포코가 물었다.

"너 이거 진짜 민 거야?"

"맞아."

메이지 누나도 말했다.

"왜 눈이 부신 거 같지?"

"빛나니까!"

엠즈가 말했다.

"쉽지 않았을 텐데.... 대단한 용기다."

그때, 명량한 목소리가 들렸다.

"초코 우유 사 왔어! 초코 과자랑 크림 파이도!"

앰버였다!

"앰버 언니!"

링이 달려가 문을 열어주었다.

"앰버 언니, 거실로 가봐!"

거실로 온 앰버는 나와 눈이 마주치고는, 잠시 얼어버렸다. 그리고 눈을 비빈 후, 다시 나를 보고 스스로의 뺨을 때렸다.

"앰버, 너 헛것 보는 거 아니야. 진짜야."

"어.... 응."

그 후 주인공들이 여행 계획을 세우는 장면을 찍을 때, 앰버가 나를 보지 않아서 NG가 9번이나 났다.

"앰버, 너 왜 자꾸 팽 피해?"

"팽 머리가 너무 빛나서?"

앰버는 대답하지 않았다.

몇 분 후, 나는 앰버와 대화를 나눴다.

"미안해, 팽.... 사실 나.... 약간 널 쳐다보기 부담스러웠어."

"왜?"

"그냥 네 바뀐 모습이 어색했다고 말해야 하나? 아, 오해 마. 네가 싫다는 건 아니였어."

"이해해, 내가 말도 안 하고 갑자기 민머리로 나타났으니까. 미안해."

"아니야."

앰버는 날 보며 말했다.

"이제 익숙해. 만져봐도 돼?"

"응."

그녀는 버터처럼 부드럽게 내 두피를 만졌다. 기분이 좋았다. 그리고.... 입술이 닿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