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마블 파워샷게임 '세븐나이츠키우기' 예상 밖 효자 노릇, 방치형게임 붐 다시 일어나나
넷마블의 방치형게임 신작 '세븐나이츠키우기'가 예상 밖의 장기흥행 조짐을 나타내고 있다.
스트레스는 줄이고 재미만 극대화하는 콘텐츠업계 트렌드가 게임에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보인다.
20일 모바일앱마켓 분석기관 모바일인덱스의 게임매출순위표에에 따르면 세븐나이츠키우기는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7위 앱스토어 1위를 유지하고 있다.
방치형게임이란 특별한 조작 없이도 캐릭터가 자동으로 움직여 재화가 증가하는 게임을 말한다. 아이들(Idle)게임이라고도 한다.
원래 인디게임이나 웹게임 개발사들이 도전하는 장르지만 최근 중국모바일게임 시장을 시작으로 그래픽과 캐릭터를 강화한 작품들이 인기를 얻기 시작했다. 최근 넷마블이 내놓은 세븐나이츠키우기는 방치형게임에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IP를 접목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로 꼽히고 있다.
넷마블이 적지 않은 비용을 마케팅에 쏟아부은 만큼 반짝 흥행할 것으로 예상되긴 했지만 9월6일 출시한 뒤 1달여가 지났음에도 리니지W, 나이트크로우, 오딘, 붕괴, 원신, 등 국내외 대형 개발사들의 대작 MMORPG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모습에 게임업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업계는 일이나 다른 게임 등을 하면서도 플레이할 수 있는 모바일게임의 장점을 극대화 한 것이 방치형게임의 성공이유라고 본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어떻게 보면 방치형게임이야말로 모바일게임의 장점을 극대화한 게임이다"라며 "콘텐츠업계에서 짧고 단순한 숏폼영상이 인기를 끌 듯 모바일게임 역시 더 단순하고 빠른 즐거움을 주는 방향으로 이동해갈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개발사인 넷마블에 있어 세븐나이츠키우기는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어려움을 겪고 있는 회사에 효자노릇을 톡톡히 해주고 있고 자사의 IP를 어떻게 활용해갈지에 대한 단초가 돼주고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신한투자증권은 넷마블이 2023년 올해 연결기준 매출 2조5841억 원, 영업손실 648억 원을 낼 것으로 전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3.3% 줄고 적자를 지속(영업손실 37.9% 축소)하는 것이다. 세븐나이츠키우기와 같은 중소형 프로젝트가 흥행하면서 적자규모가 줄어든 것으로 분석됐다.
넷마블 관계자는 "MMORPG 피로감을 느낀 이용자들이 새로운 게임에 눈길을 돌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특히 2015년부터 축적된 세븐나이츠 IP 영향력이 게임 이용자들이 관심을 끌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고 말했다.
개발비와 개발기간이 상대적으로 적게 소요되는 게임에 기존 IP를 접목하면 대작 MMORPG와 비슷한 수준의 매출을 거둘 수 있다는 사실이 업계에 미치는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방치형게임의 출시경쟁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컴투스홀딩스가 방치형게임 소울스트라이크를 4분기 출시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치형게임의 사이클이 잠시 돌아왔을 뿐이라고 보는 시선도 있다.
과거에도 일종의 '방치형게임 붐'이 일어났던 시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위메이드가 2016년 내놓은 모바일게임 '어비스리움'이 그런 사례다. 어항을 아기자기하게 꾸미는 것이 전부인 게임에 평소 게임을 하지 않는 사람들까지 어비스리움을 설치하고 앞다퉈 관상용 아이템을 결제했다. 지금까지 어비스리움 누적 다운로드 수는 6천만 건에 이른다.
당시 위메이드를 비롯해 여러게임사에서 비슷한 후발게임들을 내놨으나 모두 서비스를 종료해 지금은 어비스리움만 남아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