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 하는 40대 엄마입니다.

요즘 브롤스타즈라는 게임을 하고 있다.

최근 둘째가 방에서 "다다다다~, 으아~~, 히히히" 하는 소리가 들리길래, 뭘 저렇게 요란하게 놀까 싶어 물어봤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꼼지맘

브롤스타즈라는 게임이라고. 초등학생들이 많이 하는 게임이라고 한번 해보자고 권한다.

게임이라면 나도 어릴 때부터 많이 했다.

50원, 100원 짜리 동전을 가지고 오락실을 들락거리고, 슈퍼 앞에 쪼그리고 앉아 10짜리 동전을 넣고 비행기 슈팅게임을 많이 했다.

오락실에서 내가 좋아했던 게임은 갤로그랑 버블버블이었다. 하루에 받을 수 있었던 용돈 100원이 전부였던 때, 두번 하면 옆에 서서 구경만 할 수 있었던 게임이었지만, 너무 너무 재미있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꼼지맘

초등 3,4학년 때 컴퓨터 붐이 일었다. 엄마가 학원도 보내줬는데, 그때 아마 ms-dos를 배웠지? 기억은 하나도 안난다.

그때 엄마가 사주신 뚱땡이 모니터 컴퓨터를 가지고 테트리스 정말 열심히 했다.

그리고 대학에 들어갈 때쯤 스타크래프트를 알게 되었다. PC방도 생길 때라 PC방에서 게임을 하며 밤을 지새운 날들이 얼마던가.

그리고는 대학 졸업하고 취업하고 결혼하고, 게임이란 잊고 살았는데 스마트폰이 나왔다.

캔디크러쉬를 틈틈히 했었고, 엄마가 좋아하는 피망맞고도 했다.

큰 애가 초등 3,4학년 쯤 됐을때 대학 때 했던 카트라이더가 모바일 게임으로 나와서 첫째와 자주 했었다. 드리프트 하는 그 손 맛이란!!

3,4년 전에는 배틀그라운드가 또 유명해져서, 중딩이던 큰애 친구들 사이에 몰래 껴서 하기도 했다.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꼼지맘

큰 애는 고딩이 된 후로, 게임은 거의 하지 않는다.

그 동안 둘째는 핸드폰 게임에 큰 흥미가 없어서 거의 안 했는데, 중학교 가면서 친구들이랑 브롤스타즈를 하며 놀고 있었던 것이다.

엄마가 흥미를 보이니 신이 나서 설명을 해준다.

그래 같이 함 해보자~ 하고 시작한 지, 한 3주 됐나보다.

브롤스타즈는 롤게임의 요소가 일부 포함된, 액션 슈팅 게임이다. 3대3 팀 전투나 다양한 모드에서 짧고 빠른 전투를 펼치는 게임으로 , 짧은 게임 플레이와 빠른 페이스가 특징이다.

캐릭터도 현재 84개로 매우 다양하고 캐릭터마다 특징이 있어서 각 모드에 따라, 그리고 자신의 선호도에 따라 캐릭터를 골라서 플레이할 수 있는 재미가 있다.

퇴근하고 저녁 식사 후, 나는 집안일을 끝내고, 아이는 그날의 할일이 끝나면 잠깐의 시간 동안 같이 게임을 한다.

이 캐릭터는 이렇고, 저 캐릭터는 저렇다고 이런 저런 대화를 하고, 아이한테 못 한다고 구박을 받기도 하고, 내 덕분에 게임을 이기면 칭찬을 받기도 한다. ^^

챗GPT로 생성한 이미지 @꼼지맘

얼마전 지역아동센터 아이들과 대전오월드를 가는 버스 안에서, 남자아이들에게 브롤스타즈 게임을 하는지 물어보니 눈을 반짝거리며 아이들이 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선생님도 브롤을 하세요?"

"어, 선생님도 해. 선생님은 8비트랑 니타랑 보를 가장 좋아해. 너는 어떤 캐릭터가 좋아?" 했더니, 여기 저기서 흥분해서 게임 캐릭터 이야기를 마구마구 한다.

공부할 때, 인성교육할 때는 따분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말만 하는 선생님이었는데, 샘이 자기들이 하는 게임을 한다고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가지고 다가오는 모습이 마냥 귀여웠다.

브롤스타즈 게임 캐릭터, 챗GPT로 그린 이미지 @꼼지맘

3주 정도 하고 나니, 게임의 재미는 이제 좀 시들해졌다.

그치만 아이들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소재로 삼기에는 매우 유용하다는 생각이 들어 당분간은 꾸준히 해보기로 마음 먹었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이 일상을 잘 영위하는 가운데, 그 안에서 여가로서 놀이로서 게임 시간을 통제하고 조절할 수 있다면 게임이 나쁜 것은 아니니까.

내가 해야할 역할은 필요한 만큼 하고, 자제할 수 있는 조절력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럴려면 아이들이 무엇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에 대해서 알려는 노력을 해야한다.

센터에서 같이 일하는 20대 사회복무요원이 초등생이나 하는 브롤스타즈 게임을 한다고 놀린다.

그럼 어때? 일단 애들한테 다가갈 수 있잖아~.

다만 애들이 너무 어려운 게임만 하지 않으면 좋겠다.

익히고 잘 하는데 시간이 많이 들기때문에 (잘해야 애들이 관심을 가져준다.) ^^

할 일도 많은데, 게임도 하나 추가 됐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