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의 국내 첫 사파리존, 포켓몬빵으로 본 흥행 방정식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언틱은 올해 국내에서 화제가 된 '포켓몬빵' 열풍을 눈여겨본 것일까. 나이언틱은 이달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포켓몬고'의 야외 이벤트 '사파리존'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첫 사파리존 행사라는 데 의미가 큰데, 특히 이번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에는 지난 상반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의 흥행 공식도 담겨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국, 포켓몬에 진심인 나라

나이언틱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의 오프라인 라이브 이벤트 '사파리존'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최한다. 사파리존은 포켓몬고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 모여 포켓몬을 잡으며 교류하는 이벤트로, 지난해 영국 리버풀과 올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진행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나이언틱은 한국에서 사파리존을 진행하는 이유로 포켓몬고 출시 이후 진행한 국내 기업과의 협업 활동이나 '스포트라이트' 등 지난 이벤트의 성공적인 경험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나이언틱이 한국에 대해 포켓몬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 더 나아가 '포켓몬에 진심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 지난 6일 나이언틱이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미 강조했다.

2017년 1월 포켓몬고의 한국 서비스가 시작됐던 당시 국내 포켓몬고의 인기는 상당했다. 지도 반출 논란으로 타 글로벌 지역(2016년 7월)보다 출시 일정이 늦었음에도, 2016년 여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 이용자들이 포켓몬고 플레이가 가능했던 속초 지역으로 대거 몰렸던 '포켓몬 붐'이 한 예다. 나이언틱으로서는 한국을 포켓몬고 흥행 시장으로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나이언틱 측에서 '포켓몬빵'에 대해 언급한 점이다. 이날 나이언틱 관계자는 "2017년 1월 한국 론칭 후 SKT, 세븐일레븐 등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당시 '포켓몬고 시티 스포트라이트', '포켓몬스터 빵' 등 활발한 협업 활동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포켓몬스터 인기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나이언틱 역시 지금이 한국에서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개최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포켓몬고는 이달부터 포켓몬빵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뒷면 프로모션 코드를 포켓몬고에 입력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며 이번 '사파리존: 고양'의 인기를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나이언틱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에서 (사파리존과 같은)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희귀 포켓몬 잡자"…기꺼이 고양시로 모일 이용자들

나이언틱은 한국 포켓몬고 이용자를 고양 일산 호수공원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특별한' 포켓몬을 등장시킨다고 예고했다. 지난 포켓몬빵 열풍에 대입하자면, 지난 2월 재출시 당시 포켓몬빵 품절 대란까지 견인한 주인공인 한정 수량 '뮤', '뮤츠' 띠부띠부씰과 비교 가능하다.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에 출현할 예정인 '특별한 포켓몬'들. (사진=포켓몬고 홈페이지 갈무리)

나이언틱은 호수공원이라는 지역적 특성 상 나타날 수 있는 포켓몬을 다수 출현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포켓몬 '무스틈니', '파랑 플라베베'를 등장시킬 계획이다. 색이 다른 '슈쁘'라든가 5가지 '안농'도 발견할 수 있으며, 안농의 경우 샤이니 타입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희귀 포켓몬을 고양시 사파리존에 등장시킴으로써 한국 포켓몬고 이용자들의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략이다. 2016년 여름 증강현실 포켓몬을 찾아 이용자들이 대거 속초로 모였고, 소비자들이 올해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찾아 온 동네를 돌아다녔던 것을 고려하면 나이언틱이 꺼내든 '특별 포켓몬' 카드가 통할 지 주목된다.

나가노 고 나이언틱 라이브 이벤트 매니저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사파리존'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별 포켓몬으로 한국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무스틈니, 파랑 플라베베 등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기에 뒤따르는 경제적 효과

나이언틱은 한국 시장의 포켓몬 인기가 경제적 효과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나이언틱에 따르면 포켓몬고 사파리존은 이미 수익 창출 효과를 증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진행된 사파리존은 2억4900만달러(한화 약 3453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이끌었다.

지난달 진행된 '포켓몬고 페스트 2022' 현장. (사진=포켓몬고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익 창출은 이어졌다. 지난해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사파리존 행사에서는 1620만달러(한화 약 225억원), 올해 초 스페인 세비야에서 진행된 사파리존에서는 2240만달러(한화 약 310억원) 가량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띠부띠부씰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포켓몬빵도 물론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 포켓몬빵의 기준 누적 판매량은 8100만봉 이상이다. 포켓몬빵이 흥행하자 유통업계 등에서 포켓몬 관련 제품 출시 및 협업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포켓몬빵을 제조하는 SPC삼립 역시 떡 브랜드 빚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통해 포켓몬스터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나이언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상황에 맞게 이용자들이 서로 만나지 않더라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선택적(혼합형)' 라이브 이벤트를 고안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분위기에 다시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개최하는 고양시도 행사로 인한 수익 창출 효과에 상기된 분위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찾는 이용자들을 통한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상열 고양 컨벤션뷰로 총괄 사무국장은 "일산 호수공원에서 이 정도의 민간 대규모 이벤트가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네트워크 환경 등 트레이너(게임 이용자)들이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만들도록 준비하고 있다. 고양시에 있는 주변 모든 것들을 잘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