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아블로 이모탈, 아르케 랜드 그리고 삼국지 14까지의 게임 여정, 내 이름은 다꾸앙
한때 큰 인기를 누리던 게임 <디아블로>는 턴제 게임이 주류였던 당시의 게임 세계에서 리얼타임으로 플레이 하는 혁명적인 게임이었다.
게임의 배경 또한 일본식의 아기자기한 느낌이 아니라 어둡고 그로테스크하고 악마적인 느낌이 유저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다.
작년에 모바일로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의 비공개 베타 서비스를 할 때의 일이다. 이 게임은 야만용사, 마법사, 악마사냥꾼, 수도사, 성전사, 강령술사 - 총 6개의 캐릭터 중에 하나를 선택하여 악마 디아블로를 잡는 게임이다.
대개 판타지 게임의 악마는 성경에서 언급되는 바알이나 베히모스, 리바이어던 등이 많이 등장하였는데 <디아블로>라는 게임이 히트하면서 디아블로는 악마의 대명사가 되었다. 디아블로는 스페인어로 악마라는 뜻이다.
플레이 소감을 쓰려고 이 이야기를 꺼낸 것은 아니고 어떤 게임이든 처음 시작할 때의 고충이 있다. 바로 캐릭터의 닉네임을 만들어야 하는 것.
<디아블로 이모탈>을 시작하면서 캐릭터는 강령술사를 선택하고 아침에 김밥을 만들면서 단무지가 떠올라 닉네임은 '단무지'로 했지만 이미 누군가 사용 중이었다. 그래서 별 생각없이 '다꾸앙'이라 입력했다.
내가 어렸을 적엔 단무지를 다꽝이라 했다. 일본어 '다꾸앙'에서 온 말이다. 다꾸앙은 17세기 일본 에도막부 시절 다꾸앙 소호(沢庵宗彭) 선사가 만들었다 하여 그의 이름으로부터 유래되었다.
고우영의 <일지매>에서도 다꾸앙의 유래가 언급된다. 일지매가 반찬 없이 주먹밥을 먹고 있을 때 다꾸앙 선사가 미야모토 무사시와 함께 등장해 일지매에게 자신이 개발한 단무지를 슬쩍 얹어주고는 사라진다.
고우영의 일지매를 MBC에서 드라마 <돌아온 일지매>로 방영했다. 정일우, 윤진서 주연.
그래서 이 글의 본론은, <디아블로 이모탈>을 계기로 현재 내가 즐기는 게임의 닉네임은 '다꾸앙'으로 정해졌다.
얼마 전 출시한 <아르케 랜드> 또한 닉네임을 '다꾸앙'으로 정했다. 이 게임은 아재 게임 <랑그릿사 모바일>을 서비스하는 중국의 즈롱에서 만들어 출시 전부터 기대가 컸다.
하지만 너무 기대가 컸나. 턴제 기반의 모바일 롤플레잉 게임은 솔직히 즐길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 처음엔 뽑기에 현질을 하고 열심히 했으나 이제 할게 별로 없다.
숙제처럼 일일 퀘스트 정도 하다가 그마저도 못하겠다. 특히 얼마 전 버그로 인한 문제들로 인해, 그것보다 자잘한 버그들이 너무 많은 것도 문제.
그래서 지금은 <삼국지 14>를 하고 있다. <삼국지 14>는 게임이 출시된 지 벌써 3년이 되었지만 얼마 전 스팀에서 40% 할인을 한다고 해서 드디어 시작한다. 악평도 많지만 역시 게임은 삼국지만 한 게 없다.
사실 소설 <삼국지>를 읽은 이유도 삼국지 게임을 더 재밌게 하기 위해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