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컬 리바이브 소감

즐겨 하던 한국 모바일 게임이 추석 연휴에 업데이트를 안했습니다. 그래서 심심하던 차...

예능보다 더 재밋던 1주년 방송이 진행중이었습니다. 그때 그 시절... 위험한 초대

"1주년에 대표와 부대표가 저렇게 온몸을 다바치는 작품이라니 한번 맛이나 봐볼까? 스토리 작가가 폴빠? 이정도면 스토리는 믿고 보는건데..." 어쨋든 이 심정으로 맛을 보기위해 시작.

무려 팽이를 무기로 쓰는 의리파 건달 캐릭터 가챠주간이었습니다.

"아니 어떻게 이렇게 참신한 캐릭터가 있지?" 하고 5만원 박아서 나름 풀강 찍어줫네요. 칸타만 아녓어도...이 겜 안햇다...

그렇게 4일정도 하니 막히더군요. 솔직히 게임성은 블루 아카이브보다 떨어집니다. 재화도 너무 많고...에잉 이제 모아둔 스토리를 볼까... 하고 보는데 웬걸. 이거 걸작이네요.

제가 해본 오따끄 폰게임이 둘 다 한국 게임인 대기업 넥슨의 블루 아카이브와 이 트릭컬 리바이브뿐이니 둘을 비교해서 이야기해볼게요. 일단 이 둘의 차이는 트릭컬은 웹툰식이고 블루 아카이브는 일본꺼를 번역해서 들여온 맛이에요.

블루 아카이브와 트릭컬의 차이를 블루 아카이브의 특징으로 말해볼게요. 블루 아카이브는 인게임은 3D면서 SD를 기반으로 전투를 합니다. 하지만 스토리 진행은 그냥 캐릭터가 판넬처럼 서있어요. 그리고 대화를 하는데 이 대화 방식이 좀 번역체에 가깝습니다.

뭔소리냐?

옛날 월희나 페이트 시절 그 번역기 돌리면서 오타쿠들 게임 하고 그랫잔습니까? 그 시절 번역기의 말투에요. 저도 옛날 영어 배울때 매번 영어식 문장구조로만 읊다보니 한국어로 말할때도 그렇게 말하곤 하거든요. 소위말하는 밀레니엄 오타쿠들도 저와 비슷한걸 경험햇나봐요.

분명 한국에서 만든 게임을 하는데 번역기를 돌린듯한 문어체의 느낌이 종종 듭니다. 번역기 느낌이 없더라도 문어체 느낌은 꽤나 심하죠.

https://www.youtube.com/watch?v=kNemzHijMtc

이런게 가장 잘 나타나는게 블루 아카이브의 마스터피스 장면이라 여겨지는 히후미의 연설입니다.

이 부분이 재밋어요. 한국어로 더빙이 안좋다 뭐다 하지만 이 파트만큼은 한국어 더빙이 문제가 아닌 원문자체의 문제거든요. 제대로 말해볼까요? 이 게임은 더빙을 위하고 만든게 아니거든요.

이 부분 파트는 일본어와 한국어의 대사는 다르다고 합니다. 자세한 대사 차이는 나무위키에 치면 나오지만 어쨋든 차이가 왜나는지 이야기 해보자면 일본에 번역을 하는 요스타입장에서는 "평범한 여고생이 악인들에게 호소를 하는 장면이지 대본짜온거도 아니고 연설을 하는게 맞나..." 싶은거고 일본만화를 수십년 즐긴 제작진 입장에서는 이때 연설을 하는게 맞다 느낀거죠. 근데 자기 자신의 본심을 담아서 내뱉는 진심을 대본을 써서 말한다? 그거 자체만으로도 웃긴거거든요. 그래서 일본의 파트가 맞다 생각합니다. 그런데 여기서 더빙을 생각 안하고 만들었다는게 느껴지는 부분이 이겁니다.

일본어로는 '짱'이라는 표현이 맞습니다. 그런데 한국말로 사람 이름 뒤에 짱이라는 표현 씁니까? 게임 자체가 더빙이란걸 생각하지 않고 만들었단 거고, 즉, 매우 일본 친화적으로 만들었단거에요. 여기서 다만... 그 일본친화적이란건 2000년초에 중고등학생인 사람들을 위한 일본 친화적이죠.

이제 트릭컬에 대해 이야기해볼까요?

얘네는 모든게 SD 캐릭터입니다. 이 말뜻은 뭐냐, 솔직히 말해서 지금 아티스트가 떠나더라도 다음 아티스트가 누구든 와도 대체가 가능해요. SD이기에 캐릭터들이 아주 활발하게 움직여요. 그리고 그리는게 아주 쉽기에 컷씬같은거도 아주 많습니다. 그렇기에 몰입도가 아주 미쳤어요. 중간에 캐릭터 살짝 건드리면 "건드리지마"라고 외치는게 마치 제가 이 스토리의 진짜 '주인공'이 된듯한 몰입감을 아주 생생하게 줍니다. 즉, 이 게임은 몰입감에 모든걸 걸었습니다. 스토리도 작가 이름보면 절대 못쓰는 작가가 아닙니다.

그런데 여기서 작품을 완성짓는게 뭐냐, 바로 더빙입니다. 제가 솔직히 말해서 한국 더빙 별로 안좋아합니다. 그런데 이거로 좀 다른 생각이 들더군요. " 아 한국 더빙도 훌륭하구나." 더빙이나 대사가 작품과 캐릭터에 녹아들고 있어요. 그러니 그냥 미쳣어요. 캐릭터들은 알아서 요리조리 움직이는데 내뱉는 생동감있는 대사들과 성우들의 연기.

몰입감 면에선 웹툰이 일본만화보다 어찌보면 낫습니다. 단지 전 손가락 아파서 안보는거일뿐...

근데 이 (게임이라 하기엔 뭐하니) 작품은 모든걸 다 충족시켰습니다. 더빙이면 더빙, 생동감이면 생동감, 대사면 대사, 컷씬이면 컷씬 연출이면 연출 다 좋아요.

카툰캐릭터들의 왁자지껄 자기들만 진지한 판타지 이야기라는걸 좋아한다면 무조건 좋아할 스토리입니다. 그냥 천천히 스토리만 즐길 게임을 원한다면 매우 추천합니다.

PS. 개인적으로 블루 아카이브 좋아하지만 이야기를 꺼내서 폄하를 한 이유는...

더빙과 문어체라는 시너지가 주는 차별점에 대해 이야기하고자 꺼내긴 했습니다. 싫어한다면 죄송S, 게임성과 그 중2병 냄새 자극하는 보스들과 악역은 전 블아가 좋아요.

PS2. 생각해보니 블루 아카이브 글작가 대장이 이번에 나가긴 했는데 나가기전에 블루 아카이브는 절대 더빙이 없을거라 햇던 기억이 나는군요. 하긴 그러니 저런식으로 글을 쓴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