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 포켓몬고와 새라와 겨울
안녕하세요
김박살입니다
오늘 서울에 첫눈이 왔다고 하더라구요
새라가 그 얘기하면서 2017년의 추억을 말하더군요
눈이 오진 않았지만 존나게 추웠던 겨울
오늘은 그 이야기입니다.
그럼
레지 고.
때는 바야흐로 2017년 1월 24일
한국에 포켓몬고가 처음 정식출시된 날이었습니다
반톡에는 뿌끼먼 잡으러 갈 사람 구한다는 몇몇 학우들의 카톡이 있었지만
저는 당시 전학온지 2달 정도밖에 되지 않은 아싸였고, 그나마 친했던 애들은
포켓몬고? 그게 뭔데 씹덕아;
실제 이렇게 말하진 않았습니다
ㅌㅊ의 친구들인지라 혼자 뚜벅뚜벅 포켓몬을 잡으러 떠났습니다.
양 주머니에 보조배터리 2개, 핫팩 2개를 챙기고
걷고 걷고 또 걸었습니다
그렇게 걸어서 도착한 곳은 당시 저희 동네의 몇 없는 포켓스탑, ㅎㅈ공원(후장아님)이었습니다.
열심히 포켓몬을 잡다가 고개를 드니, 같은 반 친구 새라씨께서 마찬가지로 존낸 열심히 뿌끼먼을 잡고 있더군요
사실 그때 저랑 새라는 반에서 친한(내생각일수도잇음 ㅈㅅ) 친구긴 했지만 딱히 사적으로 연락은 안 했는데요
둘다 그 얼어죽을 날씨에 전자오락괴물 좀 잡겠다고 패딩 껴입고 기어나와서 마주치니 묘한 동질감이 들었습니다
저는 그녀를 단지 아이돌 오타쿠, 아이돌 과몰입녀, 드라마 애청자 정도로 알고 있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존나 정확하게 알고 있었네요.
암튼 눈이 마주치고 누가 먼저랄 것 없이
니 포켓몬 잡으러 옴?
이라 말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그날은 정말 뒤지게 추웠고, 서로 뭔가 말을 하려곤 하는데 이미 발성기관이 얼어붙어 원활한 대화는 힘들었습니다.
제 기억 상 저는 그때 베이지색 파카를, 새라는 빨간색 파카를 입고 있었는데요
베이지와 레드의 그녀들은 ㅎㅈ공원 근처의 분식집으로 향했습니다.
사실 저는 거기가 분식집인지도 몰랐습니다
새라가 말해줘서 알았습니다
가서 떡볶이랑 새라 강추 메뉴인 콘치즈를 먹고 몸을 녹였습니다
참고로 떡볶이는 카레향이 나서 아주 맛있었구요
콘치즈는 케찹같은 게 섞여있었는데 진심 24년 평생 먹은 콘치즈 중 가장 맛있었습니다
그 맛을 따라해보려 많이 시도했지만 죄다 실패로 돌아갔습니다
튼 그렇게 언 몸을 녹이고
집에 갔나?
미친 콘치즈에 안정제라도 탄 것인지 그 콘치즈 먹은 이후의 기억이 없네요
그렇게 전 미친 한파를 맛본 후 전기장판 위에서 위치조작어플로 편하게 포켓몬 잡다가 계정정지 당했구요
새라도 접었을 걸요?
그땐 진짜 몰랐지만 어쨌든 그 우정이 지금까지 왔네요
새라야! XXX 탈빠 응원하고! 서울에서도 건강하렴!
안녕 케로로광인, 케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