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환상극 클리어하긴 했는데

환상극 8막까지 마무리했습니다. 근데 이거 별로 좋은 컨텐츠는 아닌 것 같네요. 이 게임이 가챠 게임인지라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캐릭터가 없으면 지옥을 볼 것 같습니다. 간단하게 말하면 다수의 캐릭터를 많이 육성한 유저만 하는 컨텐츠입니다. 아마 욕 좀 먹을 것 같군요.

실력이나 육성상태가 안좋으면 보상을 못 먹는게 당연하긴합니다. 문제라면 이게 밴 시스템이라는 점인데 가챠 게임 특성상 픽업 되는 캐릭터를 중점으로 육성하는게 정상이고 대부분이 한정 캐릭터인 상황에서 픽업에 나온 캐릭터만 얻을 수 있는게 당연합니다. 게다가 굉장히 많은 과금을 했다면 그 캐릭터는 정말 강력해지겠고 그게 중심 캐릭터가 되겠죠. 근데 몇 백만원을 투자해서 풀돌로 만든 캐릭터가 있다고 해도 밴당하면 못 쓰는 겁니다. 원신이 시간을 들여서 강해지는 시스템만 있었다면 모르겠는데 핵과금을 해서 만든 캐릭터를 못 쓰게 만든다면 화날 사람들이 상당할 것 같네요. 모든 캐릭터를 명함만 뽑는 사람과 특정 캐릭터를 극 돌파까지 하는 사람이 따로 있을텐데 돌파하던 사람들은 이 컨텐츠를 즐기기 어려운 겁니다.

게다가 이게 재미있는 것도 아닙니다. 로그라이크를 원했던 것 같은데 기존 캐릭터에서 새로 쓸 수 있는 캐릭터 하나씩 던져주더라도 그게 랜덤이다보니 필요할 때 키가 되는 캐릭터를 쓰기가 어렵습니다. 골때리더군요. 원소 반응을 제대로 쓰기 어렵다는 겁니다. 모든 캐릭터는 2번 쓰면 못 쓰게 되고 전투 하나당 무조건 4명을 채워서 가야해서 아낄 수도 없습니다.

단순 보상 먹는 용도의 컨텐츠를 바라는 사람들은 보상을 못 먹게 되면 욕먹을테고 재미있는 컨텐츠를 바란 사람은 재미가 없어서 욕을 할 겁니다. 파티 조합을 제한해버리는 것으로 게임 플레이가 너무 답답해집니다. 내가 여기에 몇백만원 투자했던 이유는 최종 컨텐츠가 어려워서 그런게 아니라 그 답답한 플레이를 안하고 싶어서 그런건데 말이죠.

보상 안받으면 그만 아니냐고 하면 기간 한정 보상이 눈앞에 있는데 안할 수 있나요? 안그래도 나선 비경 주기가 밀렸는데 말이죠. 게임이 재미가 있어야하는데 손을 묶어놓고 싸워서 답답하다는 느낌입니다. 저번 나선 비경은 전 나쁘지 않았다고 봅니다. 수호석 지키는 전투가 슬라임들 마구 돌진할 때 어떻게 잡아둘 것인지 고민해야했죠. 결국 카즈하가 있기 때문에 쉽게 정리했지만요. 한정 가챠가 판치는 게임 특성상 한정 캐릭이 없어서 답답하거나 어렵다고 느끼는 감정을 핵과금한 사람들한테도 느끼게 만들다니 원신 개발자들은 엄청난 선택을 했군요.

스타레일의 경우 최근에도 재밌게 즐기고 있습니다. 진짜 로그라이크라면 시뮬레이션이겠고 픽업 캐릭터 접대 받는다면 혼돈을 가고 지식 캐릭터를 쓴다면 허구를 가고 최근에 나온 종말에서도 다양하게 전투를 해볼 수 있습니다. 돈을 쏟아부어서 경주용 차를 샀는데 그 경주용 차를 국도에서 운전할 수 없게 만드는게 아니라 다양한 도로를 만드는 스타레일입니다. 지식 캐릭터들 중에 헤르타와 히메코는 쓰레기 소리를 듣는 캐릭터였는데 허구 업데이트로 시즌마다 활약하는 캐릭터가 됐습니다. 그리고 다른 캐릭터와 조합해서 쓰는 방법까지 생각할 수 있게 됐죠. 이 게임이 와우 같은게 아니예요. 시간 투자와 스펙이 낮아서 신화 레이드는 갈 수 없다 이 생각하는 게임이 아닙니다. 현금 박치기가 제대로 들어가서 글로벌 매출 상위권까지 올라가는 미친 게임인데 돈을 써도 최종컨텐츠를 즐길 수 없게 한다면 그건 문제가 있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진짜 즐기려면 저처럼 모든 픽업이 나올 때마다 명함만큼은 챙기고 저랑 다르게 모든 캐릭터를 일정 이상 키워놔야겠죠. 저는 이거 별로 좋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다 못해 밴 당하는 속성을 줄여야해요. 물 하나만 밴해도 평소 나선에서 하지 않았던 조합을 많이 쓸 겁니다. 4개나 밴해버리면 진짜 불쾌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