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현실 속 환상극」 은 잘못 만들어졌다

나선 비경 주기를 2주에서 1달로 단축시킨 장본인이길래 얼마나 재밌을까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사실상 '폐사 구간'에 접어든 원신이라서 돌파구가 필요했는데, 7월 1일이 되자마자 달려갔는데,

지금부터 적을 글은 부정적인 평가만 가득합니다.

사실 이 컨텐츠가 얼마나 하자가 심한지를 알아보려면 약간의 매커니즘을 소개할 필요가 있습니다.

매커니즘이 어떻냐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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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명의 개막 캐릭터로 시작한다(처음부터 고정되어 있으며, 소지하지 않았거나 파밍이 시원찮으면 체험 캐릭터로 쓸 수 있다.).

    6명의 개막 캐릭터로 시작한다(처음부터 고정되어 있으며, 소지하지 않았거나 파밍이 시원찮으면 체험 캐릭터로 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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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정된 원소 내에 있는 캐릭터와 초청 캐릭터, 그리고 친구로부터 부를 수 있는 조연 캐릭터(최대 1명)까지 12명의 캐릭터를 골라 게임을 시작한다. 이번 버전은 불, 번개, 바람 원소 캐릭터 한정이며 초청 캐릭터는 원소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다.

    한정된 원소 내에 있는 캐릭터와 초청 캐릭터, 그리고 친구로부터 부를 수 있는 조연 캐릭터(최대 1명)까지 12명의 캐릭터를 골라 게임을 시작한다. 이번 버전은 불, 번개, 바람 원소 캐릭터 한정이며 초청 캐릭터는 원소 제한 없이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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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캐릭터당 최대 2번만 사용 가능하며, 어려움 난이도 기준 8번째 스테이지까지 뜷어야 한다. 중간에 로그라이크 비슷하게 한정된 자원 내에서 버프를 고르거나 캐릭터를 영입할 수 있다.

    한 캐릭터당 최대 2번만 사용 가능하며, 어려움 난이도 기준 8번째 스테이지까지 뜷어야 한다. 중간에 로그라이크 비슷하게 한정된 자원 내에서 버프를 고르거나 캐릭터를 영입할 수 있다.

    대략 이렇습니다. 이게 직접 해보기 전까지는 그러려니 할 수 있는데,

    문제는 막상 해보면 굉장히 불쾌하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 어떻게든 12명을 채워야 한다

    말 그대로, 개막 캐릭터를 제외하고 정말 어떻게든 12명을 채워야 합니다.

    친구에게서 조연 캐릭터로 1명을 구할 수 있다하지만 그마저도 원소 제한을 받고,

    그나마 원소 제한 없이 구할 수 있는 초청 캐릭터 중에서는,

    다소 비주류라 평가받은 라이오슬리와, 출시된지 얼마 안되었고 폰타인 5성 캐릭터 중에서 가장 애매하다고 평가받는 시그윈이 들어가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 열악한 상황에서 12명을 채우지 못하면 이 컨텐츠는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그렇습니다, 정말 시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물론 난이도에 따라서 필요한 캐릭터의 수는 줄어들지만 그와 함께 도달할 수 있는 스테이지도 줄어듭니다.)

    일반적으로 대부분의 원신 유저는 자신의 최애캐와 더불어 강하다고 평가받는 캐릭터만 일부 키울텐데,

    맨 처음에 개막 캐릭터를 제외하고 12명을 딱 채워넣을 스펙이 되어있을 보장은 없습니다.

    심지어는 12명을 채워넣더라도 그 12명이 당장 기용 가능한 범주에 있을 보장 또한 없습니다.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어째서인지 여행자와 에일로이는 선택조차 할 수 없다고 합니다.

    ◎ 하자가 심한 체험 캐릭터들

    개막 캐릭터는 총 6명으로 그 중에는 방랑자와 파루잔도 있습니다. 문제는 여기서 시작됩니다.

    방랑자는, 그러니까 바람 원소 메인 딜러는 일반적으로 파루잔 그것도 6돌 파루잔이 있어야 제대로 굴릴 수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당연히 체험 캐릭터는 모두 명함으로 되어있으며, 어지간한 고인물이 아닌 이상, 체험 캐릭터로 나온 명함 파루잔으로는 체험 캐릭터로 나온 80렙짜리 명함 방랑자를 제대로 굴릴 수 없습니다.

    심지어 원소 제한으로 푸리나도 없어 가장 베스트 조합이 방랑자 파루잔 진(카즈하) 베넷인데, 그조차도 쉽지 않고 뭔가 계륵같단 느낌만 나옵니다.

    번외로 체험 캐릭터로 나온 토마는 체감상 실드가 너무 약합니다. 차라리 레일라가 나을 지경.

    그나마 아를레키노, 클로린드, 쿠키 시노부는 명함이어도 그렇게 하자는 심하지 않습니다.

    ◎ 로그라이크의 본질을 파악하지 못한 컨텐츠 설계

    로그라이크의 장점을 가장 극대화한 게임이라고 평가받는 게임들입니다.

    롤토체스, 롤 아레나 모드도 로그라이크의 요소를 잘 살렸다고 평가받는데,

    보통은 '불합리하거나 열악한 상황에서 나의 컨트롤이나 주어진 선택지 내에서 얼마나 잘 고르느냐에 따라 플레이어의 체급이 얼마나 좌우는가'에 따라 재미가 갈립니다.

    로보토미 코퍼레이션은 나의 선택에 따라 회사 경영이 극과 극을 오가고, 뱀파이어 서바이버즈는 나의 빌드 선택에 따라 극한의 재미를 추구할 수 있는 게임인지라, 적어도 로그라이그 장르 면에서는 좋은 평가를 받았습니다.

    롤토체스가 예전만큼의 폭발적인 인기는 아니더라도 여전히 플레이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역시 '증강체' 도입이 한몫한다고 생각합니다.

    아쉽게도 현실 속 환상극 내에서 고를 수 있는 버프들은, 롤토체스나 아레나의 증강체들처럼 매력적인 선택지가 없습니다. 쉽게 말해 '뽕맛'을 느낄 요소가 없습니다.

    하다못해 원신에서 기간 한정으로 내놓는 이벤트들 내에서 버프라고 내놓는 것들이 꽤 강력했던 것들과 비교하면 조금 의아한 수준입니다.

    그리고 현재 나온 현실 속 환상극은 나선 비경으로 따지면 10~11층 정도의 난이도로 평가받습니다.

    그러니까 막상 새로 시작한 뉴비들은 뉴비들대로 어려워서 힘들고,

    고인물들은 막상 해보니 불쾌하기만 하고 깨는 맛은 없어서 애매합니다.

    정리하자면,

    특정 캐릭터만 키워온 유저들이나 성능캐만 키워온 유저들은 시작부터 입구컷을 당하고,

    무과금이나 소과금 유저들은 캐릭터가 제한되어 있어서 힘들고,

    핵과금 유저들은 기껏 열심히 키운 1돌 이상 캐릭터들이 상황에 따라 제한된다는 게 불쾌하고,

    로그라이크 게임을 해본 유저들은 뽕맛이 없고,

    신규 컨텐츠라고 기대해온 고인물들은 막상 난이도가 매우 높지는 않아서 불쾌한 상황입니다.

    그렇다고 여러 캐릭터를 육성해온 유저들은, 그 여러 캐릭터들 중에서 일부를 못 쓴다는 상황이 불쾌하겠죠.

    적어도 환상극 컨텐츠가 나오기 전의 원신은,

    이론상 내가 키우고 싶은 캐릭터만 키울 수 있다가 매력 포인트였다고 생각합니다.

    어지간한 똥캐여도 유일한 엔드 컨텐츠였던 나선 비경에서 어떻게든 굴리려면 굴릴 수 있었고,

    적어도 특정 원소에 의한 제한은 받지 않았고 출전은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나온 현실 속 환상극은,

    로그라이크의 재미를 살리지도 못했고,

    뉴비와 고인물 어느 한쪽도 만족시키지도 못했으며,

    기존에 원신이 유지해온 재미를 훼손했다고 봐도 무방한 컨텐츠가 되어버렸습니다.

    여러 캐릭터들을 활용해볼 수 있다가 아니라 활용해야 한다가 되어버렸고,

    그 캐릭터들도 달마다 랜덤으로 바뀌니까 컨텐츠 대비도 어렵습니다.

    제 개인적으로는,

    어떻게든 보상은 다 먹었지만, 불쾌함만 가득했습니다.

    리니와 요이미야는 너무 써먹기 불편해서 무기랑 성유물을 다 빼놨는데 '이것들을 다시 써야해?'라는 상황이 너무 싫었습니다.

    어쩔 수 없이 넣은 호두는 일반적으로 증발 딜러인데, 여기서 어떻게 쓰라는 거지? 라는 생각만 들었습니다. 물 원소 캐릭터를 넣을 수 없으니까 물 원소 공명 버프를 받을 수 없어 호두를 고점으로 쓸 수 없다는 상황이 불쾌했습니다. 각청은 키우다 말았는데 클리어 때문에 어떻게든 80렙까지 울며 겨자먹기로 키웠습니다.

    그나마 이전에 열린 간담회에서 어떻게든 개선하겠다고 했으니, 차후 패치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