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 얼마나 많길래” 이분들 모시는데 300억원 베팅/애플이 ‘파란 말풍선’을 고집하는 이유/'포켓몬고'의 국내 첫 사파리존, 포켓몬빵으로 본 흥행 방정식

“돈이 얼마나 많길래” 이분들 모시는데 300억원 베팅, 실화냐?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수백억원을 투자하며 최신 영화 독점 공개에 나섰다. 사진은 이번에 쿠팡플레이에서 단독 공개된 영화 ‘비상선언’ 속 배우 전도연 [비상선언 스틸컷]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쿠팡 ‘싼맛’에 본다고 무시했는데…최신 영화에 수백억 ‘통큰’ 투자.”

쿠팡이 운영하는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OTT) ‘쿠팡플레이’가 최신 영화 콘텐츠를 연달아 독점 공개하며 공격적인 확장에 나섰다. 월 4900원이라는 업계 최저 구독료지만, 수백억원 투자를 불사하며 콘텐츠 강화에 나서고 있다. 막대한 자금력이 필요한 국내 OTT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갈 지 주목된다.

8일 콘텐츠업계에 따르면, 쿠팡플레이는 지난 7일 영화 ‘비상선언’을 독점 공개했다. 지난달 29일 영화 ‘한산: 용의 출현’을 단독 공개한데 이어 2번째 최신 영화 독점이다. 두 영화는 개봉한지 약 두달 정도로, 지금도 영화관에서 상영 중이다.

제작비 300억원이 투입된 영화 '비상선언' 주연들. [비상선언 스틸컷]

쿠팡이 두 영화 독점 계약에 들인 정확한 액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약 300억원 정도로 추정하고 있다. ‘한산’이 150억원, ‘비상선언’이 130억원에 팔린 것으로 전해졌다.

통상 최신 영화는 영화관 종영 후 VOD로 먼저 공개된다. 그러나 이런 공식이 점차 깨지고 있다. 막대한 자본력을 보유한 OTT 업계가 VOD 수입보다 더 좋은 금액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비상선언’은 제작비 300억원 가량이 투입된 대작임에도 흥행에 실패했다. 배우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등 초호화 캐스팅에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하는 ‘굴욕’을 당했다. 때문에 쿠팡의 제시한 거액을 거절할 이유가 없었을 거란 분석이다.

영화 '한산: 용의 출현'. 지난달 29일 쿠팡플레이에서 독점 공개 됐다. [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쿠팡에게 OTT 쿠팡플레이는 일종의 ‘부업’이다. 월 4900원을 내는 쿠팡 유료회원 ‘쿠팡와우’ 회원만이 이용할 수 있는 추가 혜택이다. 그럼에도 돈을 아끼지 않으며 적극 투자하고 있다. 최신 영화 뿐 아니라 스포츠 콘텐츠 강화에도 열중이다. 쿠팡플레이는 지난 7월 손흥민 선수가 속한 토트넘 홋스퍼를 초청해 이벤트전을 열어 독점 생중계했다. 9일 열리는 미국 내셔널풋볼리그(NFL)도 단독 중계한다.

국내 토종 OTT 플랫폼 점유율은 조만간 큰 지각 변동이 예상된다. 앞서 티빙이 KT 시즌과 합병을 선언하며, 내년 토종 OTT 1위로 올라설 예정이다. 지난달 기준 웨이브는 약 430만명, 쿠팡플레이는 380만명의 월간활성이용자를 보유하고 있다. 토종 플랫폼 2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이 이어질 전망이다.

애플이 ‘파란 말풍선’을 고집하는 이유

애플은 온라인 기반의 자체 문자서비스 ‘아이메시지’를 지원한다. 이에 따라 아이폰 사용자끼리는 파란 말풍선의 문자 메시지가 뜨는 반면 다른 운영체제의 문자는 녹색으로 표시된다. 안드로이드폰 사용자는 아이메시지에서 제공하는 일부 이모티콘도 쓸 수 없다. 미국에서는 10대들이 아이폰을 선호해 아이메시지에서 초록색 말풍선이 뜨는 상대를 따돌린다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사진=애플)

애플의 경쟁사인 구글은 수년간 애플이 ‘세계이동통신협의회’(GSMA)가 채택한 ‘리치커뮤니케이션서비스’(RCS)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RCS는 기존의 SMS·MMS를 개선한 체제로 그룹 채팅과 수신 확인, 발신 취소와 같은 기능을 지원한다. 구글은 애플이 RCS를 도입하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 간에 문자를 주고받을 때 특정 환경에서 메시지가 전송되지 않거나 사진, 동영상 등이 선명하게 보이지 않는 문제가 해결될 것이라고 말한다.

그러나 현재로서 애플은 RCS를 도입할 계획이 전혀 없어 보인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7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복스 미디어의 ‘코드 컨퍼런스’에서 RCS를 도입하지 않겠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차 확인했다. 한 행사 참가자가 아이폰이 RCS를 지원하지 않아 어머니에게 동영상을 보냈을 때 문제가 발생한다며 불만을 토로하자 쿡은 “어머니에게 아이폰을 사드리세요”라고 답변했다. 나아가 “현재 사용자들은 우리가 이 문제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것을 바라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쿡이 아이폰의 문자 메시지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발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IT전문매체 <더버지>는 “애플이 의도적으로 아이메시지를 독점 제공해 이용자들을 애플 기기에 묶어두려는 ‘락인’ 전략을 수년간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과 에픽게임즈 사이의 소송 과정에서 발견된 이메일에 따르면 애플 임원인 필 쉴러는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제공하는 것이 애플에 도움이 되기보다 해를 끼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임원인 크레이그 페더리기는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개발하게 되면 아이폰의 차별점이 사라져 사용자들이 다른 운영체제로 갈아탈 것으로 예상했다.

나아가 더버지는 “애플이 아이메시지를 아이폰 전용 서비스로 제공하고 편집, 전송 취소와 같은 기능을 추가하며 개선함으로써 애플 기기에서 애플 메시지 앱을 이용하는 것이 친구들과 문자하는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을 입증하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애플이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별도로 개발하지 않더라도 RCS를 채택할 수 있지만 iOS를 다른 운영체제와 최대한 분리시켜서 궁극적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아이폰을 구매하도록 유도하려는 전략인 셈이다.

(사진=Get The Message 홈페이지 갈무리)

구글은 애플이 RCS를 도입하도록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지난달에는 ‘Get The Message’라는 캠페인을 시작하며 공개적으로 애플을 저격하고 이를 위한 전용 웹사이트까지 개설했다. 구글은 웹사이트에서 “애플이 문자메시지 문제를 해결해야 할 때가 됐다”며 “애플이 현대적인 문자 표준 채택을 거부해 아이폰과 안드로이드 폰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에게 문자를 보낼 때 문제가 발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앞서 히로시 록하이머 구글 수석부사장은 “아이메시지는 또래로부터 받는 압력과 따돌림을 이용한 락인 전략”이라고 비판하며 “우리는 애플에게 안드로이드용 아이메시지를 개발하라고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업계 표준인 RCS 지원을 요청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쿡의 최근 발언에 대해서는 “애플이 왜 문자 메시지의 호환성을 거부하는지 이해는 가지만 사람들은 부모님에게 새로운 폰을 사주지 않고도 고해상도의 동영상과 사진을 보낼 수 있어야한다”고 비꼬았다.

'포켓몬고'의 국내 첫 사파리존, 포켓몬빵으로 본 흥행 방정식

포켓몬고의 개발사 나이언틱은 올해 국내에서 화제가 된 '포켓몬빵' 열풍을 눈여겨본 것일까. 나이언틱은 이달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포켓몬고'의 야외 이벤트 '사파리존'을 개최하기로 했다. 한국에서 진행되는 첫 사파리존 행사라는 데 의미가 큰데, 특히 이번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에는 지난 상반기 한국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빵'의 흥행 공식도 담겨있어 주목할 만하다.

한국, 포켓몬에 진심인 나라

나이언틱은 오는 23일부터 25일까지 모바일 증강현실(AR) 게임 '포켓몬고'의 오프라인 라이브 이벤트 '사파리존'을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최한다. 사파리존은 포켓몬고 이용자가 특정 지역에 모여 포켓몬을 잡으며 교류하는 이벤트로, 지난해 영국 리버풀과 올해 스페인 세비야에서 진행돼 호응을 얻은 바 있다.

오는 23~25일 경기도 고양시 일산 호수공원에서 개최되는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 (사진=나이언틱)

나이언틱은 한국에서 사파리존을 진행하는 이유로 포켓몬고 출시 이후 진행한 국내 기업과의 협업 활동이나 '스포트라이트' 등 지난 이벤트의 성공적인 경험 등을 꼽았다.

하지만 그보다도 나이언틱이 한국에 대해 포켓몬고에 대한 관심이 높은 지역, 더 나아가 '포켓몬에 진심인 나라'로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이유로 보여진다. 지난 6일 나이언틱이 한국 미디어를 대상으로 진행한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 온라인 간담회에서 "한국은 굉장히 중요한 시장"이라고 이미 강조했다.

2017년 1월 포켓몬고의 한국 서비스가 시작됐던 당시 국내 포켓몬고의 인기는 상당했다. 지도 반출 논란으로 타 글로벌 지역(2016년 7월)보다 출시 일정이 늦었음에도, 2016년 여름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기도 전 이용자들이 포켓몬고 플레이가 가능했던 속초 지역으로 대거 몰렸던 '포켓몬 붐'이 한 예다. 나이언틱으로서는 한국을 포켓몬고 흥행 시장으로 여기는 것은 어쩌면 당연하다.

눈여겨볼 만한 부분은 나이언틱 측에서 '포켓몬빵'에 대해 언급한 점이다. 이날 나이언틱 관계자는 "2017년 1월 한국 론칭 후 SKT, 세븐일레븐 등 현지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당시 '포켓몬고 시티 스포트라이트', '포켓몬스터 빵' 등 활발한 협업 활동을 진행했다"고 언급했다.

국내 포켓몬스터 인기를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는 이야기인데, 나이언틱 역시 지금이 한국에서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개최할 최적의 타이밍이라고 내다본 것으로 풀이된다. 또 포켓몬고는 이달부터 포켓몬빵 콜라보레이션을 선보이고 있다. 포켓몬빵 띠부띠부씰 뒷면 프로모션 코드를 포켓몬고에 입력해 게임 아이템을 획득할 수 있도록 하며 이번 '사파리존: 고양'의 인기를 끌어올릴 준비를 마쳤다.

나이언틱 관계자는 "지금이야말로 한국에서 (사파리존과 같은)대규모 이벤트를 진행할 적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희귀 포켓몬 잡자"…기꺼이 고양시로 모일 이용자들

나이언틱은 한국 포켓몬고 이용자를 고양 일산 호수공원으로 끌어모으기 위해 '특별한' 포켓몬을 등장시킨다고 예고했다. 지난 포켓몬빵 열풍에 대입하자면, 지난 2월 재출시 당시 포켓몬빵 품절 대란까지 견인한 주인공인 한정 수량 '뮤', '뮤츠' 띠부띠부씰과 비교 가능하다.

'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에 출현할 예정인 '특별한 포켓몬'들. (사진=포켓몬고 홈페이지 갈무리)

나이언틱은 호수공원이라는 지역적 특성 상 나타날 수 있는 포켓몬을 다수 출현시키는 것 뿐만 아니라 한국 지역에서 보기 어려운 포켓몬 '무스틈니', '파랑 플라베베'를 등장시킬 계획이다. 색이 다른 '슈쁘'라든가 5가지 '안농'도 발견할 수 있으며, 안농의 경우 샤이니 타입까지 등장할 예정이다.

수집 욕구를 자극하는 희귀 포켓몬을 고양시 사파리존에 등장시킴으로써 한국 포켓몬고 이용자들의 관심을 최대치로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란 전략이다. 2016년 여름 증강현실 포켓몬을 찾아 이용자들이 대거 속초로 모였고, 소비자들이 올해 포켓몬 띠부띠부씰을 찾아 온 동네를 돌아다녔던 것을 고려하면 나이언틱이 꺼내든 '특별 포켓몬' 카드가 통할 지 주목된다.

나가노 고 나이언틱 라이브 이벤트 매니저는 "한국에서 개최되는 최초의 '사파리존'에 대한 기대가 크다"며 "특별 포켓몬으로 한국에서 잘 등장하지 않는 무스틈니, 파랑 플라베베 등도 만나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인기에 뒤따르는 경제적 효과

나이언틱은 한국 시장의 포켓몬 인기가 경제적 효과로도 연결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나이언틱에 따르면 포켓몬고 사파리존은 이미 수익 창출 효과를 증명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인 2019년 진행된 사파리존은 2억4900만달러(한화 약 3453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이끌었다.

지난달 진행된 '포켓몬고 페스트 2022' 현장. (사진=포켓몬고 홈페이지 갈무리)

코로나19 상황에서도 수익 창출은 이어졌다. 지난해 영국 리버풀에서 열린 사파리존 행사에서는 1620만달러(한화 약 225억원), 올해 초 스페인 세비야에서 진행된 사파리존에서는 2240만달러(한화 약 310억원) 가량의 경제 효과를 창출했다.

띠부띠부씰로 한국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포켓몬빵도 물론 수익 창출로 이어졌다. 지난달 말 포켓몬빵의 기준 누적 판매량은 8100만봉 이상이다. 포켓몬빵이 흥행하자 유통업계 등에서 포켓몬 관련 제품 출시 및 협업 또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포켓몬빵을 제조하는 SPC삼립 역시 떡 브랜드 빚은, 배스킨라빈스, 던킨도너츠 등을 통해 포켓몬스터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나이언틱은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상황에 맞게 이용자들이 서로 만나지 않더라도 경험을 공유할 수 있는 '선택적(혼합형)' 라이브 이벤트를 고안했다. 하지만 코로나19 '엔데믹' 분위기에 다시 오프라인 행사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는 모습이다.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개최하는 고양시도 행사로 인한 수익 창출 효과에 상기된 분위기다.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처음으로 진행되는 대규모 행사인 만큼 포켓몬고 사파리존을 찾는 이용자들을 통한 경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온라인 간담회에 참석한 이상열 고양 컨벤션뷰로 총괄 사무국장은 "일산 호수공원에서 이 정도의 민간 대규모 이벤트가 개최되는 것은 처음"이라며 "네트워크 환경 등 트레이너(게임 이용자)들이 포켓몬고를 즐길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만들도록 준비하고 있다. 고양시에 있는 주변 모든 것들을 잘 활용해 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