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77단점프&농축레진 2배 선생 & 카즈하+베넷

백출 ‧ 양생의 도

「불복려」의 주인

「리월의 불복려에는 백 선생님이 있다네. 솜씨가 좋아 만병을 낫게 하지만——약이 너무 쓰다네!」

이것은 비운 언덕에 유행하는 동요로, 부모들이 아이들에게 아프면 고생이니 아프지 말라고 경고하는 의미에서 부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동요의 주인공은 아이들에게 두려움을 사긴커녕, 친근하게 「백출 오빠」나 「백출 형」으로 불리곤 한다.

이러한 현상은 백출의 우아한 행동거지와 친절한 말투 때문이다. 그와 마주한 사람은 남녀노소 할 것 없이 봄바람 속에 있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무리 조급한 환자도 백출의 차분한 미소를 보면 마음이 가라앉는 것이다.

하지만 백출이라고 해도 모든 병을 고칠 수 있는 건 아닌데, 예로 그 자신의 병이 그렇다.

「불복려」의 약사 아규는 백출의 몸 상태가 매우 좋지 않아, 진찰이 끝나면 항상 거처로 돌아가 안정을 취한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이런 몸 상태에도, 백출은 결코 남들 앞에서 미소를 거두는 일이 없다.

아규가 이에 대해 그에게 묻자, 그는 이렇게 답했다. 「의사가 아픈 모습을 보이면, 환자가 어떻게 병에 맞설 용기를 내겠어요?」

백출은 항상 이랬다. 그의 평소 웃는 모습만 보면, 그가 보이지 않는 곳에서 얼마나 많은 쓴 약을 먹어왔는지, 또 얼마나 많은 힘든 일들을 겪어왔는지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카베 ‧ 천공의 거울

수메르 유명 건축 디자이너

수메르의 유명 건축 디자이너. 묘론파의 빛이라 불리며 업계에서 가장 주목받는 인물 중 하나다.

아카데미아에서 카베는 디자이너이자 뛰어난 우수한 학우로서 명성이 자자해, 묘론파의 후배들은 그를 롤모델로 삼곤 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의 커리어는 남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순탄하지 않았고, 다른 쪽도 크게 다르지 않은 상황인 듯하다.

후광, 명성, 명예… 모든 것은 그저 부속품에 불과하다. 디자이너로서 카베의 실력은 평범함을 아득히 넘어섰다. 그는 일에 열중하며, 미학과 건축학 그 자체에 대한 이상과 열정으로 가득 차 있다. 디자이너는 최종적으로 건축을 실행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모든 과정을 책임져야 하기에 디자인의 디테일한 부분과 안전성, 실용성 등을 재차 검토해야 한다.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인재인 카베는 이 과정에서 자신이 관심 있는 예술과 인문적 요소에 더욱 주의를 기울인다. 그에게 있어 지나치게 비현실적인 설계는 환상이며, 실제 작업에 들어갈 건축물은 반드시 실질적인 가치를 지녀야만 한다.

이런 우수한 건축 디자이너가 한 프로젝트 때문에 파산하다니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다행히 이 일을 아는 사람은 매우 적었고 관련된 자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비밀을 지키고 있지만, 카베 본인은 잔뜩 위축된 채 파산 소식이 새어나갈까 두려워하고 있다. 현재 그의 삶과 이상과의 거리는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