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코스트코를 두 번이나, 뉴발란스 480 고민 중, 포켓몬고 빠져 살기

시간이 너무 빨리 지나가는 것 같다.

2024년이라는 것도 믿을 수 없는데, 9월이란 건

더 믿을 수 없고. 심지어 한가위가 바로

내일이라니. 오. 마이. 갓. 이렇게 또 나이 한 살

더 먹으러 달려가는건가 싶고.

이번주는 안 바쁜 듯 바빴다.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몸도 마음도 아파서

시간을 허투루 보냈었다. 그랬더니 더욱 더

해 놓은거 없이 시간만 흘려버린 기분이다.

월요일.

쑤시는 몸을 이끌고 코스트코를 갔다.

당근과 셀러리가 없어서. 간 김에 아이가

좋아하는 호주산 LA갈비를 갔다.

그리고 우동 한그릇 끓여 먹고는 견디지

못하고 쓰러져 잤다.

자고 일어나서는 스타벅스. 별쿠폰으로

무료 음료 한 잔 마시고. 기운을 내보려 했으나.

화요일.

기운이란건 생각처럼 쉽게 나지 않는다.

아침부터 정신을 깨워보려고 시원한 레몬물

한 잔을 마셔보았다.

그리고 시작된 포켓몬고 파워스폿.

지난 주 다이맥스 잡는걸로 다인줄 알았는데

그 때 잡아둔 다이맥스 포켓몬으로

파워스폿을 차지해야 한다.

마침 스마트폰을 두고 등교한 아들의

계정으로도 접속해 같이 세우기.

바쁘다. 바빠.

사실은 이렇게라도 억텐 올려보려 했으나

포켓몬고 하는 그 순간만 아드레날린이 솟구칠 뿐.

뉴발란스 운동화를 살까말까 고민중.

뉴발란스 530을 사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뉴발란스 480도 화이트가 예뻐서 견줘보고 있다.

지금 운동할 때 신는 신발이 7년이 훌쩍 넘은

운동화인데 세상 편한 푸마라서 교체할 생각은

안들고. 일상적으로 신는 것은 스케쳐스

러버라서 스케쳐스 새 신발 사둔 것도

있고. 한 마디로 사고는 싶은데 굳이 지금

필요할 것은 아니라는 거. 근데 사고 싶네? ㅋㅋ

살? 말? 살? 말?

수요일

나의 포켓몬고 현황. 체육관에도 많이

보내놨고, 파워스폿에도 여러마리 서 있다.

이건 수요일 저녁. 참 부지런하다. ㅎㅎ

하면 열심히 하는, 목적지향의 사람.

목요일

아들에게 새 운동화를 꺼내줬다. 와.

코스트코에서 스케쳐스 저렴한거 사오고,

그로부터 얼마 되지 않아 휠라 운동화가

저렴하게 있길래 혹시나 하고 또 사뒀는데

벌써 꺼낸다. 아들 녀석 신발 한 번 정말

험하게 신는다. 몇 달에 한 켤레씩

떨어져나간다.

전 주 만들어두고 신청한 포켓몬고 루트가

열렸다. 깜빡 잊고 있었다. 내가 만들어

놓고선 내가 잊고 있었다는.

스페셜 리서치에서 맥스기술을 레벨업해라는

미션이 떴는데 이거 대체 어떻게 하라는 건데?

이건가 싶어서 배우르의 맥스기술 락이 잠겨

있는 걸 하나 해제해 보았는데 과제완료가

뜨지 않는다.

고무장갑은 왜 씻어도 냄새가 나지?

올해처럼 이상한 여름은 이제껏 없었던 것 같다.

모든 것이 다 기준치를 넘어버린것 같은

여름. 9월인데 아직도 더운 여름.

빛이 그린 환상의 순간들.

우울함이 깊고 깊다.

목요일 오후는 일하러 갔다.

날이...... 심하게 더웠다. 지하철 타고 갔더니

땀이 줄줄.

혼자서 파스타 한 그릇 먹고 올까 했는데

그냥 왔었다. 근데 집에 왔더니 먹고 올걸

그랬나보다. 이번주는 내내 파스타 생각이

많이 났다. 내 마음이 파스타가 고픈가보다.

목요일 오전에 야채차에서 사 둔 무화과.

2박스에 8천원. 완전 저렴하다 했더니

상한게 좀 있다. 잘라내고 먹었다.

명절이 다 되어가니 야채차에서 장보기가

정말 힘들다. 전쟁통이 이와 같았을 것 같다.

에너지가 부친다.

이번주는 아들과도 궁합이 잘 안맞는듯.

지난주 일요일에 크게 터지고 소소하게

남은 것들이 또 터진다. 밥 먹고 나가서 걸었다.

금요일

역시나 오후에 일하고 왔다. 예상은 했지만

명절 연휴 직전, 금요일 오후의 도로는

지옥이다. 갈 때는 23분 걸렸는데 올 때는

1시간 걸렸다. 고맙게도 남편이 일찍 퇴근해

쌀을 씻어두고 저녁 준비를 해줬다.

이 날은 소바바치킨.

오전에 산부인과를 갔었다. 8월에 갔는데

재검이 떠서 다시 간 산부인과.

없던 혹도 있고, 14년만에 내가 임신

중독증이었단 것도 알게(?) 되고.

이래저래 심란해 남편에게 전화해 좀 울었다.

그랬더니 마음이 그랬나보다.

쿼터를 쓰고 빨리 와줬다.

기분 좋게 해주려고 그러는지

금요일 밤 산책에도 동행해준다.

아이와 나는 이 구역 미모 짱 길냥이에게 또

녹진녹진해지는 마음.

고양이들은 정말 빨리 큰다. 아가아가하던게

어느새 제법 자랐다.

토요일

아침에 일어나서 부산추모공원으로 고고.

꽃 사고,

기도하고 돌아왔다. 내 속은 뒤집지만 참 착한

아들.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생각하고,

남은 어른을 생각하는 정말 착한 아이.

그래서 너에겐 아직 이 이해되지 않는

모순적인 상황을 말할 수 없다.

아직은 네가 좀 더 순수한 세계 속에 있길 바라.

오면서 커피 한 잔하고.

이 날은 포켓몬고 포니타 커뮤니티 데이였다.

지난 번 누리공 때 엄청 고생을 했다.

하고 나니 몸이 얼마나 쑤시던지.

이번에는 엄빠는 그렇게 하지 않겠다며

아파트 주변만 돈다고 했다.

저녁엔 정말 오랜만에 맥주 한 병 열어

남편과 나눠 먹었다. 아이의 주일학교 간식은

우리의 안주가 되었다. 아이는 역시나

이번주도 친구들, 교리교사, 신부님들과

돼지국밥 한 그릇 하러 가버리고.

내가 몰래 가서 결제해 드리려고 했는데

다음 기회에.

일요일

아이와 포켓몬고 그림자 레이드 다녀왔는데

당연히 쉽게 깰 줄 알았던 것을 못 깼다.

딱 한 명만 더 있었으면 됐는데. 같이 안간

남편이 야속해지던 순간. 라프라스였다고!

내 취향의 캐릭터. 한 마리 있어도

귀여운 건 다다익선 아니냐고!

이건 가족여행에 가지고 갈 귤.

이번 한가위, 친정 부모님은 경주에 콘도를

잡으셨다. 2박 3일 잡아놓고, 우리들 오고

싶을 때 가고 싶을 때 마음대로 오고 가라고 하신다.

거기서 아이 생파를 하게 되어 나눠 먹으려고

야채차에서 2만원에 사뒀다. 계속 외식할거라

케이크와 과일 정도면 될 것 같다.

아들은 아주 오랜만에, 거의 10년만에

아기때 가던 동네 블루클럽을 갔다. 지난번

미용실에서 귀엽게 이발해 주셨는데 나는

흡족해 "귀여워~" 했더니 아들은 그래서

마음에 안든다고. 이번에도 다녀와서

맘에 안든다고 머리를 절래절래 흔들던데

남자 느낌으로 꽤나 괜찮게 해주셔서 난

좋았다. 엄빠의 반응이 좋으니 아이도

은근 솔깃한듯.

아이는 친구랑 자전거 탄다고 나가고, 남편과

나는 아이 생일 상에 올릴 것들 일부를 장보러

갔다. 남편이 이상하게 찜찜해 하더라니

이 때 사고가 터졌다.

자전거 타다가 다쳤는데 엄청 아프다며

전화가 왔다. 어느정도인지 가늠할 수가 없어

돌아올 수 있겠냐고 하니까 올 수 있다고 해서

재래시장 장본거 환급이 있길래 이거

하나 받아왔었다. 그런데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했네.

아들 녀석이 브레이크를 잘못 잡아서

자전거에서 튕겨져 나가 바닥에 떨어졌단다.

애 친구가 보고는 "날았다."라고 말할 정도.

양 무릎과 손, 팔꿈치를 다 갈아왔는데

일부분은 상처 상태가 심각하다.

남편이 안절부절. 마침 산책하시던 수녀님이

아이를 발견하고는 태워다 주셨다.

경주가서 워터파크 가려고 했는데

이번에는 못간다고 했더니 아이도 난리가 남.

어지간히도 아팠던지 약 바르고 나니까

바로 누워 잔다.

제발 추석 연휴에 응급실 갈 일 만들지 말자.

이상하게 오늘 같이 논 아이 친구에게

아들 녀석이 피를 많이 보이는 것 같아

친구도 놀랐을 것 같아 아이 엄마에게

전화했더니 걱정부터 한다. 고맙게.

애 재워놓고, 남편과 잠시 코스트코.

역시나 당근과 셀러리 사러 간건데 남편이

좋아하는 와인이 있어서 사왔다. 모모스커피는

아들 생일 축하 답례품으로 친정 식구들에게

나눠줄 생각이다. 상대가 주인공인 날이라도

뭐든 받아가야 기분 좋은게 사람이다.

코스트코에도 셀러리가 없어 집 앞 수퍼에

가던 길. 셀러리가 생싱하지 않아 케일만 사왔다.

하늘은 붉어지고. 파란색과 회색과

흰색이 마구 풀린 물감처럼 번진다.

개와 늑대의 시간.

에어컨이 이상하다. 어제까지만 해도 정상

이었는데 오늘은 찬기가 없다.

일 년 쓴건데 벌써 가스 문제일까 싶으면서

여행 다녀오면 다시 켜보고 서비스센터를

신청해야 할까보다. 딱 일 년 넘어가니

문제가 터지다니. 속상한걸.

좋은 여행이 되길 바란다. 상투적인 표현이

아니라 진심으로 좋은 여행이 되길.

나의 매 순간 좋은 것들로 채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