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카트라이더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
18년이 넘는 세월동안 서비스를 제공했던 넥슨의 대표 레이싱 게임 ‘카트라이더’의 갑작스러운 서비스 종료 이후, 그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지난 12일 프리시즌을 오픈했습니다. 2019년 11월 첫 공개 이후 약 3년 동안 이런 저런 테스트를 걸쳐 드디어 정식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입니다.
처음에는 Xbox용으로 출발했던 프로젝트에서 PC, PS 그리고 모바일까지 확장을 결정한 터라 많은 유저들의 우려를 샀지만, 작년 9월 글로벌 오픈테스트에서 4개 플랫폼 전부 안정적으로 크로스플레이가 구축이 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죠. 그렇다면 과연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전작 카트라이더의 대체제가 될 수 있을까요?
국내의 여러 레이싱 게임들이 명멸하는 동안 카트라이더는 꾸준히 그 자리를 지켜왔었습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드리프트를 활용한 손맛이 가장 큰 이유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러한 연유로 후속작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가장 큰 과제는 카트라이더 특유의 주행감을 얼마나 잘 구현하는 지에 달려있다고 생각합니다.
다행히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의 주행감, 손맛에 대한 평가는 대부분 긍정적인 편입니다. 전작에 비해 더욱 화려해진 그래픽과 엔진에도 불구하고 카트라이더 특유의 주행감을 잘 살렸다는 평을 받았는데요. 특히 아이템전을 프레임 드랍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도 놀라웠습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글로벌화를 목표로 하는 만큼 소위 ‘고인물’들이라 불리는 전작의 유저들과의 간극을 줄이려는 노력이 필요한데요. 18년이 넘는 세월동안 축척된 유저들의 경험은 신규 유저들이 바로 따라잡기는 어렵습니다.
이를 위해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글로벌 테스트를 여러 차례 거친 끝에 드리프트에 할애하는 비율을 최대한 높이면서 그 문제를 보완하려 했습니다. 처음 테스트에는 아이템을 우선으로 신규 유저들에게 진입 장벽을 최대한 낮춰 주는 동시에 라이선스 후반부에는 점차 드리프트 위주로 커리큘럼을 편성한 것이죠.
물론 라이선스에 드리프트 커리큘럼을 많이 포함시켰다고 해서 카트라이더 전반적인 시스템을 활용하기는 어렵긴 합니다. 드리프트-순간 가속 테크닉정도야 배울 수 있다 쳐도, 카트라이더 유저들이 새롭게 개발한 테크닉이나 노하우를 포함하면 굉장히 깊이가 있기 때문입니다.
장르가 장르인 만큼 고인물유저와 신규유저가 매칭되었을 때 과연 완주나 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실력 간극의 차가 큰 것은 사실입니다. 다만 오토매틱과 드리프트 어시스트 등 여러 보완책을 강화해 처음 주행에 돌입하는 유저들도 아예 손을 놓지 않고 어떻게는 ‘완주’는 할 수 있게끔 한 점은 칭찬할 만한 부분입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유저들에게 더욱 환영받는 이유는 바로 요즘 보기 드문 ‘느슨한 BM’을 차용했다는 점입니다. 국내 게임의 글로벌 진출 소식을 들을 때 마다 유저들이 한결 같이 불안해하는 요소가 바로 ‘BM’인데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과감하게 스펙적 요소의 BM을 버리고 온전히 치장에만 집중했습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과감하게 스펙상의 차이를 없애고 특정 바디에서만 얻을 수 있는 아이템도 없애 버린 뒤 P2W를 철저히 배격한다는 기조를 강화했습니다. 따라서 루찌나 유료 재화인 K코인은 오직 캐릭터, 이모티콘, 카트 바디 그리고 그 밖의 다양한 치장 아이템 구매에만 사용됩니다.
캐릭터 등급에 따라 스펙이 올라가는 것도 아닙니다. 등급이 높은 캐릭터라고 해서 별도로 스펙이 주어지는 것도 없고 말 그대로 외형만 바뀔 뿐입니다. 여기에 스티커 편집 등 커스터마이징 요소를 더해서 오직 꾸미는 쪽에만 100% 집중했죠. 이런 느슨한 BM은 최근에 보기 힘든 전략으로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글로벌로 나가기 위해 내세운 훌륭한 전략입니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아직 네트워크, 최적화 적인 부분에 있어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만 이는 오픈 초기에 모든 게임이 겪는 일들입니다. 전작에 비해 월등히 발전된 그래픽과 근래 볼 수 없었던 BM구조, 특유의 짜릿한 조작감 등을 미루어 볼 때 개인적으로 향후 몇 년 이내 카트라이더의 훌륭한 대체제가 되지 않을 까 예상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