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기 미지원에 콘텐츠는 벌써 바닥 '디아블로 이모탈'...그런데 과금은 역대급?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이하 블리자드)의 인기 IP(지식재산권)인 '디아블로'의 신작이자 디아블로 IP 첫 모바일 게임인 '디아블로 이모탈'이 3일 정식 출시된 가운데 벌써부터 홍역을 앓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호환성 문제로 게임이 설치되지 않는 단말기가 다수 확인된 것인데 그 보다 벌써부터 콘텐츠가 바닥나 즐길 것이 없다는 게이머들까지 다수 등장한 상황이다. 그러다 보니 정식 출시 후 국내 양대 앱 마켓 게임 다운로드 순위 1위를 차지했지만 벌써부터 계정 탈퇴하는 이들이 나오고 있다.
■ 출시 첫날부터 게임 불가 기기 다수 확인
디아블로 이모탈은 호환성 문제로 플레이가 불가능한 기기가 다수다.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는 호환성을 점검한 후 해당 기기들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갤럭시S10 5G의 게임 다운로드 불가 화면. [출처: 구글플레이]
직장인 A씨는 디아블로 이모탈을 출시 전부터 오랫동안 기다려왔다. 국내 여러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는 대부분 자동전투 기능이 있어 게임을 직접 즐기는 재미를 느끼기 어려웠다고 한다. 특히나 과거 디아블로를 재밌게 즐겼기에 디아블로의 모바일 버전을 더더욱 바랐다.
하지만 막상 출시된 디아블로 이모탈을 A씨는 플레이할 수 없었다. A씨의 단말기 '갤럭시S10 5G'에서는 아예 설치가 안 됐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의 설명에는 "기기가 이 버전과 호환되지 않습니다"라고만 써 있었다.
비단 A 씨의 갤럭시S10 5G만의 문제가 아니었다. 현재까지 확인된 기종만 해도 갤럭시 S10, S10 플러스, S10 5G, 노트10, 노트10 플러스, A51 등의 기기에서 설치가 되지 않았다. 애초에 해당 기종들에서 화면 깨짐 현상이 발생하자 블리자드 측은 해당 기종에서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플레이 가능 기기 목록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결국 A씨는 해당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디아블로 이모탈 플레이를 미룰 수밖에 없었다.
■ 무과금도 즐기게 한다더니..과금 요소도 '논란'
해외 유튜버들도 과도한 과금 요소에 대해 비난하고 있다. [출처: Zizaran 유튜브]
그런데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 게이머들 중에서도 불만은 적지 않았다. 블리자드의 게임, 특히 디아블로 시리즈는 지금까지 패키지 미디어와 다운로드 콘텐츠로 단건 판매해왔다. 즉 한 번 게임 콘텐츠 가격을 지불하면 그 뒤로 추가 과금 요소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디아블로 이모탈은 무료 플레이를 제공하지만 국내 MMORPG들처럼 다양한 과금 요소를 도입한 것이다. 당초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측은 "무과금으로도 충분히 즐길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했지만 과금 요소가 지나치게 많다는 불만이 잇따라 제기되고 있다.
디아블로는 캐릭터가 몬스터 사냥 후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을 다양하게 조립해 캐릭터 능력치를 끌어올릴 수 있다. 해당 아이템은 일반/고급/전설/세트 아이템 등으로 등급이 나눠지며 일반~고급 아이템도 각각의 아이템에 붙는 속성 접두사/접미사에 따라 성능이 달라진다. 이를 조합하면 사실상 게이머가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종류는 무한대에 가까워진다.
여기에 아이템의 성능을 향상시켜 주는 '보석'을 홈이 있는 아이템에 결합해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데 이 보석조차도 전설 보석까지 등급이 다양하며, 특히 전설 보석은 유료 아이템인 '전설 문장'을 쓰고 던전 퀘스트인 '균열' 스테이지를 클리어해야만 획득 확률이 극적으로 높아진다.
무과금과 유료 아이템 구매자의 아이템 드롭량 차이 비교. [출처: 아스몬골드 유튜브 채널]
결국 최고급 장비를 얻기 위해서는 과금을 피할 수가 없고, 무과금으로 이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자동 사냥이 없는 게임 특성상 수 년간 반복적으로 퀘스트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실제 해외 유튜브와 트위치 등에서는 무료 플레이와 과금 플레이 결과 획득할 수 있는 아이템 차이를 보여주는 영상도 다수 올라온 상태다.
https://www.reddit.com/r/pcgaming/comments/v47vg8/diablo_immortal_review_by_zizaran_dont_play_th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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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커뮤니티 '레딧'에는 이러한 과금을 비판하며 실제 무료 플레이가 유료 플레이의 고급 아이템을 따라잡는데 걸리는 비용과 시간을 계산한 글이 화제가 되고 있다. 모든 아이템을 최대한 업그레이드(모든 아이템에 포함되는 전설 보석의 최종 단계 업그레이드 포함)하는데 드는 비용은 약 6만~11만달러로 추산된다는 것이다.
'디아블로 이모탈'은 기존 국산 게임의 아이템 판매 공식을 충실히 반영했다.
이런 과금 요소와 낮은 뽑기 확률은 국내에서도 수 차례 문제가 됐었지만 디아블로의 논란은 다소 차이가 있다. 해외에서는 돈을 많이 사용할수록 강해지는 '페이투윈(Pay to win)' 구조에 대한 게이머 반발이 극심하다.
때문에 북미와 유럽 게임 대부분의 유료 아이템은 캐릭터 스킨 등 꾸미기 용도의 상품인 경우가 많다. 특히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디아블로의 경우, 지금까지 확률형 아이템 판매를 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디아블로 IP의 충성도 높은 팬들에게 이 같은 '많이 쓰면 보다 강해지는' 게임은 거꾸로 디아블로 IP의 가치를 사장시키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실제 디아블로 이모탈 관련 해외 게이머의 발언을 보면 게임의 완성도는 인정하지만 과금 요소에 대해서는 "미친 짓이다. 절대 과금하지 마라", "중국인과 한국인이 서양 게임계에 독을 풀었다" 등 부정적인 글이 상당수를 차지하고 있다.
■ 벌써 바닥난 콘텐츠..신규 퀘스트 없이 균열 던전 반복 사냥
레벨 46에 도달하자 더 이상 즐길 게 없다고 밝힌 한 게이머의 스크린샷. 다음 미션은 레벨 51일 도달이다. 이를 위해서는 반복 사냥을 할 수밖에 없다.
디아블로 이모탈의 더 심각한 문제점은 벌써 콘텐츠가 바닥났다는 점이다.
정식 출시에 앞서 실시했던 개발자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로드 퍼거슨(Rod Fergusson) 디아블로 프랜차이즈 제너럴 매니저는 "디아블로 이모탈은 수 년 동안 서비스가 이어지며 생동감 있는 게임이 될 것이다. 지속적으로 새로운 콘텐츠를 선보여 늘 새로운 느낌의 게임이 되도록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앞으로도 새로운 지역, 새로운 던전, 그리고 새로운 레이드 보스와 직업도 지속적으로 제공할 것이다. 놀랍게도 이 모든 것은 공짜"라고 말했다.
그러나 게임 그래픽과 캐릭터 직업, 아이템 디자인 등은 2012년에 출시된 디아블로3와 무척 흡사하다. 거의 똑같아 보일 정도다. 그래픽과 캐릭터 직업, 기술 등 대부분이 3편과 판박이로 보이는데 벌써 준비된 콘텐츠가 고갈됐다. 이미 40~50레벨까지 키운 게이머에게 디아블로 이모탈은 새로운 임무를 주지 못하고 그 보다 높은 레벨까지 반복적인 플레이를 할 것을 지시한다.
물론 디아블로라는 게임 특성상 반복적인 플레이를 통해 새로운 아이템을 파밍(획득)해 더욱 강한 캐릭터를 만들고, 새로운 스킬과 조합하는 자기만의 빌드를 구축하는 게 큰 부분을 차지하지만 MMORPG를 표방한 첫 작품임을 감안하면 역시 빈약한 콘텐츠는 게이머들을 빠르게 이탈시킬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블리자드엔터테인먼트코리아 관계자는 과금 요소에 대해 "한국 커뮤니티에서는 서로 다른 플레이어들이 서로 다른 플레이 스타일에 따라서 다른 견해들이 오가고 있는 듯하다. 현재로서는 과금 요소의 변경에 대해 공식적으로 드릴 답변은 없다. 다만 게임의 핵심적인 콘텐츠는 무료로 제공하는 '부분 유료화 게임'이며 게임 출시 행사 때도 말했지만 디아블로 이모탈은 한 번 출시하고 말 게임이 아니다. 게이머의 피드백도 계속 반영하고 있고, 새로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연이어 선보일 예정이다"라고 답했다. 게임 콘텐츠가 부족한 부분에 대해서 "한국 게이머의 플레이 속도가 매우 빠른 편"이라고 부연했다.
기기 호환성 문제에 대해서 이 관계자는 "디아블로 이모탈 출시 후 커뮤니티와 플레이어에서 얘기된 호환성 문제나 버그 등을 파악하고 있다. 갤럭시S10, 노트10 등 호환성 문제는 8일 조치가 취해질 것이다. 이에 대해 커뮤니티를 통해 공지할 것"이라고 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