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씨소프트, 리니지W 흥행의 딜레마···찾기 힘든 투자매력
리니지W 흥행 불구 카니발리제이션 효과에 실적 하락
22년, 제 2권역 리니지W에 블록체인 기술 적용···서구권 흥행 기대
장르, 플랫폼, 지역 다변화 추구 긍정적
기대작 하반기 출시예정에 단기적 성장 모멘텀 공백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11월 야심차게 출시한 리니지W의 성공이 기존 주력제품의 매출을 감소시켜 오히려 전사 실적이 하락하는 딜레마에 빠졌다. 더욱이 리니지W 흥행에 따른 개발인력 인센티브 지급으로 인건비와 지급수수료가 증가한데다 대대적인 글로벌 마케팅으로 광고선전비가 전 분기대비 2배 이상 증가하면서 영업비용까지 증가하는 등 힘든 4분기를 보냈다.
긍정적인 것은 엔씨소프트는 한국과 일본, 대만에서 리니지W를 성공시킴으로써 독보적인 MMORPG 개발력을 다시 한 번 입증했으며, 글로벌 시장에서의 메가히트까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이 리니지W는 기존 게임과의 카니발리제이션(신제품이 기존 주력제품의 시장을 잠식하는 현상)을 불러옴으로써 엔씨소프트에게 새로운 장르와 플랫폼에 도전해야하는 새로운 과제를 안겨줬다.
2021년 4분기, 리니지W 흥행이 가져온 부진한 실적
엔씨소프트는 2021년 4분기 매출 7,572억원을 올려 전년 동기대비 34.9%, 전 분기대비 51.2%의 성장세를 보였으나 영업이익은 1,095억원에 그쳐 전년 동기대비 30.2% 하회했으며, 전 분기대비로는 13.7% 상승하는데 머물렀다.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 2,062억원을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엔씨소프트 2021년 4분기 실적 단위: 백만원
자료: 엔씨소프트
지난해 11월 출시한 리니지W은 일매출 평균 약 62억원으로 기대 이상의 흥행을 기록했으나 문제는 기존 게임들의 부진이었다. 기존 리니지M과 리니지2M 일매출은 평균 10억 이하로 크게 하락했으며, 리니지, 아이온 등 PC 게임들도 전 분기대비 10% 이상 매출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결과, 2021년 4분기리니지M의 총 매출은 888억원(전년 동기대비 58.1%↓·전 분기대비 41.0%↓)에 불과했으며, 리니지2M의 매출 역시 1,245억원(25.3%↓·21.1%↓)으로 크게 하락하면서 자기잠식효과가 발생했다.
또한, 리니지W 관련 마케팅비용이 전년 대비 15.6% 늘어난 1,181억원에 달했으며, 인센티브 반영에 따른 인건비도 38.6% 증가한 2,562억원이 발생해 영업이익률이 감소했다.
더욱이 올해 상반기까지는 신작 모멘텀도 부족해 당분간 매출 하락세는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회사 측은 마케팅 효율화를 통해 광고선전비를 줄여 마진율을 회복시킨다는 방침이다.
모바일 게임 매출구성 단위: 백만원
주: 기타 모바일게임 매출 제외. 자료: 엔씨소프트
제 2권역 리니지W 블록체인기술 적용 기대
엔씨소프트는 지난 14일 다양한 장르의 게임 티저영상을 공개하며 올해부터 장르와 플랫폼, 지역 다변화를 본격화한다고 밝혔다.
특히, 지금까지 유저와의 소통이 많지 않았으나 앞으로 게임에 대한 유저 피드백을 개발단계부터 적극 반영하는 오픈 R&D를 발표함으로써 국내 MMORPG시장 중심에서 탈피하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은 긍정적이다.
카니발리제이션 효과로 기존 게임들의 매출이 감소되고 있지만 리니지W의 국내외 매출이 견조하고, 3분기 중 북미와 유럽 등 제2권역 출시가 예정됨에 따라 매출과 영업이익(률)은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2권역에 출시되는 리니지W는 NFT 등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출시할 예정으로, 그동안 부진했던 북미유럽 지역에서의 흥행가능성도 기대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이 기존 게임의 경제시스템과 밸런스를 해치지 않으면서 가상자산 투자자들이 아닌 게임유저들을 위한 방향으로 적용시킬 것으로 밝혀 기존과는 다른 형태의 플랫폼을 구축할 것으로 판단된다.
무엇보다 제2권역에서의 흥행이 중요하다. 제2권역은 제1권역(한국, 대만, 일본, 동남아, 중동 등)에 비해 리니지 IP의 인지도와 MMORPG 장르 선호도가 낮은 지역이기 때문에 이 곳에서의 흥행이 향후 프로젝트TL(MMORPG) 등 다른 신작의 글로벌 출시에도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연도별 모바일 게임 매출액 및 전망 단위: 십억원
자료: 엔씨소프트, 유안타증권 리서치센터
한편, 엔씨소프트는 리니지TL, 프로젝트E, 프로젝트M 등 신규 IP 5종도 공개함으로써 새로운 IP 개발뿐 아니라 MMORPG부터 인터랙티브 무브, 배틀로얄, 수집형 RPG 등 다양한 장르를 선보였다.
특히, 오랫동안 개발해온 기대작 프로젝트TL을 하반기에 글로벌 출시할 예정이며, 티저를 통해 공개한 프로젝트E, 프로젝트R 등 추가적인 신작 역시 향후 순차적으로 글로벌 시장 출시를 앞두고 있다.
또한, 엔씨소프트는 모바일 집중도를 벗어나 PC 및 콘솔 등의 비중을 확대하는 등 플랫폼 다변화를 꾀한 가운데 리니지 TL을 MMORPG 장르의 게임으로 스팀 플랫폼을 활용해 PC와 콘솔에서 올해 4분기 출시할 예정이다.
한편, ‘로스트아크’가 최근 글로벌 동접 130만명을 기록하며 MMORPG에 대한 해외시장 수요증가도 회사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기적 성장모멘텀 공백에 투자매력 떨어져
엔씨소프트 NFT, 다양한 장르 및 플랫폼으로의 확장노력은 리니지IP 게임들의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추락한 벨류에이션을 회복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게 증권가의 시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회사의 신작들이 대부분 하반기에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에 당분간 성장모멘텀 공백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된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유의미한 대형 신작 출시는 4분기에 예정되어 있어 모멘텀이 부족하다”며, “최근 주가가 크게 하락했음에도 현재 밸류에이션은 올해 예상실적 기준 PER 22배로 매력적인 구간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와는 반대의 시각도 존재한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장르 다변화 및 플랫폼 다변화를 적극 추진하고 있고, P2E 게임도 리니지W의 제2권역 론칭 시 실험적 탑재를 준비하고 있는 점은 긍정적”이라며, “지속적인 주가하락세를 보이고 있지만 기본 밸류에이션 측면에선 타 게임주 대비 저평가 됐다”고 의견을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