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리니지야, 로스트아크야? 프라시아 전기
다들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한국은 사람보다 돈을 우선시하는 성향이 심해 보여요. 그래서 자본가들의 매출을 위해 국민이 무조건적인 희생을 강요당하는 성향이 많이 보여요. 심지어 게임에서조차 즐거움보단 매출을 우선시하는 개발 환경과 운영 방침 때문에 온갖 사건사고가 터져나가고 있는 게 현실이죠.
그리고 그 정점에 있는 게 바로 리니지라이크, 리니지M 시리즈의 매출을 탐낸 수많은 게임 회사들이 너도나도 리니지같은 전쟁형 MMORPG를 만들어내다 보니 이것이 하나의 장르로 고착화되는 지경에 이르렀죠. 멀리 볼 것 없이 한국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순위를 보면 제일 위층에 있는 건 거의 다 리니지라이크라고 봐야 할 정도로 리니지라이크가 제공하는 금전적 성공은 부정하고 싶어도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봐야할 겁니다.
그러다 보니 리니지라이크 게임과 관련된 온갖 이야기가 지금까지도 우후죽순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작업장 문제라던가 혈맹 간의 감정 싸움같은 흔한 문제부터 확률 조작이나 뒷광고 등 굵직한 사건사고도 참 많더라고요. 최근에는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2M이랑 너무 똑같이 만들어졌다고 NC에서 소송을 걸기까지 하니 이게 대체 뭔가 싶습니다.
최근에 넥슨에서 나온 프라시아 전기가 주목받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겠죠. 히트2에 이어 또 리니지라이크냐고 싫어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그래도 이건 그럭저럭 할 만한 게임이라고 호평하는 사람도 있어요. 과연 프라시아 전기는 어떤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을까요?
프라시아 전기는 현시대의 흔한 MMORPG에 비해 캐릭터 꾸미기가 자유로운 편이었습니다. 요즘 MMORPG들은 캐릭터 직업 별로 성별이나 외모가 딱 고정되어 있어서 캐릭터 보는 맛이 거의 없다시피 한 수준인 경우가 많은데요. 프라시아 전기는 캐릭터의 직업과 상관없이 원하는 성별을 고를 수 있고 제법 본격적인 커스터마이징도 있었어요. 뭐, 옷을 확률 뽑기로 얻고 그 등급에 따라 능력치가 오르는 리니지라이크의 한계를 넘을 정도는 아니었지만요.
게임의 스토리는 정말 터무니없었습니다. 아무 이유 없이 인간이라는 이유로 탄압하는 엘프에 주인공은 그 엘프의 무슨 힘의 결정 같은 게 몸에 박혀 있어서 그걸 어떻게 해결해야 하는데 그 와중에 다른 인간 무리가 찾아와서는 주인공 일행을 잡아다 무슨 모래벌레 먹이로 준다고 하질 않나. 튜토리얼 잠깐만 훑었는데도 온갖 천태만상이 다 펼쳐지니 머리는 어질어질하고 속이 거북해지는 기분이 들었어요. 이런 개막장 분위기를 극복하는 일대기를 좋아한다면 재밌게 즐길 수 있겠지만 저같이 폭력에 내성이 없는 사람한테는 견디기 힘든 경험이 될 겁니다.
그래서 게임 자체는 어땠느냐? 일단 리니지라이크 치고는 전투가 좀 정교한 편입니다. 그냥 무지성 말뚝딜만 생각하기 쉬운 리니지라이크에 비하면 보스의 공격을 피하고 이리저리 전투하는 최소한의 손맛은 있었어요. 블레이드앤소울2 정도? 물론 회복량이 쪼끄만 물약을 연달아 먹는 등 리니지라이크의 한계가 있기도 하고 컨트롤 자체도 엉뚱한 데 눌리기가 쉬워서 유쾌한 경험이 될 정도는 아니었어요.
그렇다면 운영은? 과금은? 그 외 컨텐츠는? 하는 궁금증이 있을텐데요. 저도 어떻게든 알아보려고 했는데 못 했습니다. 게임이 하다가 계속 꺼지지를 않나, 휴대폰은 뜨겁게 달아오르지를 않나. 게임을 돌릴 때마다 제 폰이 너무 힘들어해서 더 이상 게임을 파고들 수가 없었습니다. 역시 A42같은 보급형으로 요즘 게임을 하는 건 너무 힘드네요. 휴대폰은 고사양 시련에 힘들어하고, 나는 막장 스토리에 힘들어하고, 짧지만 참 다사다난한 시간이었습니다.
아무튼 제가 알아본 바로는 프라시아 전기에 대한 평가는 대충 이렇습니다. "리니지라이크의 큰 틀을 따오되, 너무 똑같으면 유저들이 싫어하니 여기저기 정성껏 다듬어서 내놓은 게임"이요. 직전에 나온 아키에이지 워가 리니지를 너무 똑같이 따라해서 유저들한테 비난받고 NC에게 소송받는 거에 비하면 훨씬 나은 게임인 건 확실합니다. 적당한 과금으로 즐길 수 있는 진지한 분위기의 MMORPG를 좋아한다면 일단 해 보는 것도 괜찮아 보입니다. 휴대폰 성능이 잘 따라준다면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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