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미도 환불 가능했어요!

요즘 제 인생의 낙 중 하나가 바로 유튜버들이 명품 쇼핑을 잔뜩 산 다음에 방송 켜놓고 언박싱 하는 걸 보는 건데요, 참 상대적 박탈감 느껴질 것 같고 이걸 왜 보나 싶으실 수도 있지만 다 보는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대리만족이죠. 왠지 그걸 보면 내가 부자가 된 것 같고 나는 못 사는 무언가를 산 것 같고 그런 기분이 들어요.

그런 제가 이번에는 또 대리만족을 줄 수 있는 모바일 게임을 하나 했는데요, 그걸 하면서 대리만족이 좀 과해져서 제가 마치 부자라도 된 듯이 착각을 했나봅니다. 오늘의 포스팅은 무기미도 환불을 받게 되었던 이야기에 대한 리얼한 후기예요... 저도 게임하면서 이런 경험이 처음이라서 꽤나 당황을 했었네요.

한편으로는 그 정도로 마성이 있는 게임이었다 라는 뜻도 되는 것 같은데요, 이름에서 느껴지는 것과는 다르게 명품을 엄청나게 구매하는 그런 내용은 아니었고 오히려 명품샵을 운영한다는 점에서 타이쿤이라는 장르인 거였어요. 그런데 요즘 나오는 타이쿤 게임들은 거의 다 방치형으로 가끔 클릭 한번 하면 모든 재화가 수집되는 그런 형태잖아요?

그런데 얘는 전혀 방치형이 아닙니다. 한참 옛날에 유행했었던, 손님들 주문받고 재료 직접 받아서 뭐 만들어서 계속 눌러가면서 서빙하고 치우고 그런 경영식의 타이쿤들 있었잖아요? 그 추억의 장르가 완전히 다시 부활을 한 느낌입니다. 그래서 옛날 타이쿤에 익숙한 세대인 저는 엄청 재밌게 플레이 잘 했어요.

손가락도 많이 빨리야하는데요, 컨트롤이 미숙하거나 요령이 없거나 게임 감각이 없으면 어렵다는 것도 옛날 타이쿤 스러운 특징이었던 것 같아요. 주문받고 주문에 맞게 상품 가져다주고 계산하고 그런 과정이 진짜 사람 넋을 나가게 하는? 그런 기분을 줬던것 같아요. 제가 엄청 단순해서 이렇게 손이랑 눈을 현혹하는 게임을 하면 훅 빠지거든요.

근데 돈까지 쓰게 되었던 건 그냥 몰입도가 좋아서 그런 건 아닌 것 같고 스토리가 흥미진진해서 약간 드라마보듯이 이입이 되기도 하는데다가 무엇보다 플랫폼이 모바일이라는 것이 컸어요. 제가 그동안 이런 운영하는 게임들 한두개 해본 게 아닌데 모바일로 하다보니까 결제에 대한 유혹을 뿌리치기가 훨씬 더 힘들더라고요.

카드 등록할 필요도 없고 통장 입금을 할 필요도 없고 그냥 간단하게 터치해주고 지문 인식 한번 해주면 끝나는 것이다보니까 며칠동안 쓰면서도 내가 지금 돈을 쓰고 있다, 뭔가를 사고 있다 라는 느낌도 잘 안 들고... 물 쓰듯이 썼다 라는 말이 진짜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제가 딱 그 정도로 결제를 쉽게 쉽게 했었고, 그 결과가 무기미도 환불이었죠.

아무튼 스토리는 보면 딱 서현진 나올 것 같은 한국 드라마 느낌? 근데 그것보다는 좀 더 로맨스가 없고 회사를 성장시키는 과정에 주력하기는 합니다. 약간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그런 느낌 같기도 하고... 간혹 이런 야심찬 여자주인공이 활약하는 이야기 좋아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런 분들에게는 아주 잘 맞을 거예요.

그리고 아이러브니키 좋아하셨던 분들에게도 저는 추천하고 싶은데요, 저는 니키를 안 했어서 어느 정도로 시스템이 비슷한지는 모르겠는데 일단 그림체가 많이 비슷합니다. 그래서 그 그림이 좋았던 분들에게는 또 다른 예쁜 그래픽을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어서 좋을 것 같아요.

이것저것 다양한 작업을 해볼 수 있다는 것도 재밌는데요, 명품을 생산하고 가공하는 것부터 매장에 진열하고 그걸 판매하고 또 촬영해서 업로드하는 것까지, 실제 명품샵을 운영하는 사람들은 이렇게 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구체화가 잘 되어있어서 상당히 대리만족이 잘 되었죠.

그리고 드라마 보는 것처럼 다른 캐릭터들과의 관계도 재미나게 얼키고 설켜갑니다. 아직도 무기미도 환불을 받은 게 조금은 아쉬운 게, 캐릭터들이랑 순조롭게 관계를 진전시키고 있었거든요. 단지 친구나 연인만 있는 게 아니라 젊은 회사원들의 인생에 등장할 수 있는 다양한 관계들이 있어서 더 실감나고 재밌었어요,

예를들면 악역 포지션도 있어서 어떤 캐릭터는 나한테 밉게 굴고 악영향을 끼치고요, 또 상사들도 있어서 그 사람들이랑 좋은 관계를 유지해야하고, 옛날에 알고 지내다가 자연스럽게 멀어진 친구들을 만나는 이야기도 있었고 일을 열심히 하면서도 어떤 캐릭터와는 썸을 탈 수도 있습니다. 저의 썸남이 아직도 화면안에 갇혀있네요...

이렇게 재미나게 드라마 보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플레이해왔지만 결국 마무리는 무기미도 환불이 되고 말았네요. 제가 현실에서 명품을 박스째로 쌓아놓고 언박싱을 하거나 명품샵을 차릴 수는 없지만 적어도 이렇게 게임에 낭비하는 것보다는 진짜 옷이라도 한 벌 사는 것이 낫겠죠.

그런 저의 소시민적인 마음가짐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잘 도와준 곳도 있었는데요, 여기는 아예 이런 일을 담당하는 곳이라고 하더라고요. 저도 그냥 알게 된 건 아니고 겜방 보다가 비제이들이 이야기해서 그제서야 알게 되었었어요. 그 때만 해도 와 이런 걸 해주는 곳도 있네? 라고만 생각했지 제가 직접 이용하게 될 줄은 몰랐었는데 말이죠.

유명 비제이들이 홍보하는 곳인 만큼 가격도 싸고 일처리도 똑부러져서 제가 도움 많이 받았습니다. 일단은 속도가 굉장히 빠른 곳이라서 막힘없이 턱턱 처리가 되는데 그게 다 미국 본사까지 통해서 작업하기 때문에 가능한 거라고 해요. 한국 지사는 아무래도 직접적인 권한은 없으니까요.

한국 지사에서 처리하려면 본사에 다시 심사를 받거나 내부 규정을 좀 더 엄격하게 해서 문제 생길 일 없이 심사를 해야할테니 본사보다는 조금 더 깐깐할 수밖에 없겠죠? 그래서 자칫 잘못하면 못 받을뻔 했던 거를 여기서 잘 도와줘서 간단히 성공했습니다. 이제 저는 대리만족의 수단을 하나 잃었으니 다시 유튜브 스타들이 제가 벌어다 준 조회수로 구매한 명품들 까는 거나 보고 있어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