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치형(키우기류) 게임 왜 잘 나갈까? - 세븐나이츠 키우기 리뷰
#게임리뷰 #간단리뷰 #반박시 여러분 말이 다 맞습니다 #겜알못 #방구석
지난주 수요일 마블챌린저 대외활동에 지원하여 서류전형 합격 후 넷마블 본사에서 대면 면접을 진행했는데, 면접관님께서 면접자들에게 무슨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냐는 질문에 필자를 제외한 다른 분들이 넷마블의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한다고 답변했던 게 정말 놀랐다. 옆자리의 면접자님들이 세븐나이츠 키우기 말고 플레이하시는 다른게임으로 원신과 에픽세븐 같은 게임을 플레이하신다고 답변하셨는데, 그 게임들과 키우기류 같은 방치형 게임은 결이 다르지 않나라고 생각이 돼서 세나 키우기를 하신다고 답변하셨을 때 답변을 준비하면서 왜 키우기 게임을 하는 걸까?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세븐나이츠 키우기 로딩 화면
면접이후 키우기 게임에 대해 찾아보면서 디스이즈게임에서 [MMORPG 잡아먹고 매출 1위, ' 버섯커 키우기' 왜 잘나가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서 최근 1년 동안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키우기류 게임이 굉장히 강세라는 점을 알게 되었다.
필자는 PC 게임을 주로 플레이하기 때문에 모바일 게임은 크게 신경 쓰지 않기도 하고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광고 차단 요금제를 많이 사용해서 게임광고를 접해볼 기회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키우기류 게임들에 대한 마케팅 활동과 매출 순위 등을 보면서 그동안 내가 게임업계에 관한 소식에 잘 안다고 자부했는데, 잘 모르는 것들이 많구나라는 생각을 갖게 되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여러 키우기 게임 중 필자는 당연하게도 가장 먼저 이름을 들어봤던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다운로드해 플레이해 보았다.
세븐 나이츠 키우기 화면
플레이어는 그저 화면 아래에 뜨는 가이드에 따라 퀘스트를 수행하면서 자동사냥 돼가는 화면을 지켜보고 있기만 하면 된다. 처음에는 레벨 업 속도가 빠르기도 하고 그리 어려운 미션을 수행하지는 않기 때문에 일정 가이드 구간까지는 계속해서 화면 아래 뜨는 재화 수령 버튼을 눌러 다음 가이드로 넘어가야 한다. 일정 구간이 지나 사냥이 빡빡해지는 구간이 다가오면 그 이후부터는 화면을 거의 터치하지 않고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이 부분까지 오는 과정이 꽤 오래 걸리기는 한다)
플레이를 해보면서 이름은 세븐나이츠 키우기이지만 사실 세븐나이츠라고 하는 IP를 이용한 수많은 키우기 게임 중 하나라고 생각이 되었다. 사실 모바일 가챠 게임이라 함은 가지고 있는 캐릭터보다 더 좋은 성능과 예쁜 캐릭터를 소유하고 싶다는 욕망을 갖게 되면서 캐릭터 뽑기에 대한 돈을 지불하는 것인데, 세련된 캐릭터의 외관을 볼 수 있는 기존 세븐나이츠 작품들과는 달리 2등신 캐릭터를 위해 패키지를 구매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부분은 이해가 잘 가지 않았다.
필자가 세븐나이츠를 플레이해보지 않기도 하고 캐릭터 정보를 확인하는 창에서는 아무리 예쁘고 멋진 일러스트가 있다 한들 플레이하는 화면에서는 2등신의 캐릭터들이 몬스터를 찾아왔다 갔다 하는 거로밖에 보이지 않아서 개인적으로는 수집욕구가 들끓는 게임은 아니었는데 어떻게 매출 상위권을 기록할 수 있었을까. (필자는 내 캐릭터가 스킬을 사용할 때 애니메이션 연출이 멋진 게임을 더 선호하는 편이다)
재화를 추가적으로 획득하고 싶으면 광고를 시청하게 되는데 아이러니하게도 경쟁작인 버섯커 키우기가 떠서 웃음 포인트였다.
방치형 게임의 인권이라고 할 수 있는 광고 제거 기능이 기간제여서 필자는 구매하지 않아 추가적으로 재화를 획득하고 싶으면 광고 시청을 해야 했는데, 세븐나이츠 키우기 게임에서 나오는 광고가 경쟁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 버섯 커 키우기의 광고가 나와서 "어....? 이거 이래도 되는 건가?"라고 속으로 생각했다.
BM도 금액대별로 잘 짜여 있어서 초반에는 이런 게임이 어떻게 돈이 될까?라고 생각했었는데 플레이하다 보니
아 이 정도는 구매해도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면서 왜 이 게임이 모바일 스토어의 매출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는지 이해가 되었다. 지난번 리뷰했던 마구마구를 꾸준히 즐기고 있는데 거기서도 첫 강화 성공 축하 패키지와 같은 다양한 패키지를 판매해서 이 정도는 구매해도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별생각 없이 결제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 게임도 플레이를 하면서 별생각 없이 패키지 구매를 하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들어서 BM이 굉장히 촘촘하다는 느낌이 들었다.
부끄럽지만 이리저리 터치를 하면서 게임을 꽤 많이 진행했음에도 필자로서는 왜 이 게임을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았다. 필자가 생각하는 게임이란 누군가의 상상력을 체험하는 과정이기 때문에 키보드와 마우스 같은 컨트롤 장치를 통해서 직접 내가 그 세계에 뛰어들어 그것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정말로 궁금해 전체 채팅창에 유저들에게 왜 게임을 하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불멍과 같은 겜멍을 때리기 좋다는 답변
세븐나이츠 IP에 대한 추억으로 시작했다는 답변
여러 답변을 받았지만 필자는 플레이해 보면서 엄청난 차별점을 주거나 재미를 주는 게임인가라고 스스로 물어본다면 솔직히 아니다라고 답변할 것 같다. 그래서 어떻게 키우기류와 같은 가벼운 게임이 상위권 매출을 기록하고 유저들을 이 게임에 접속시키는지 플레이하면서 스스로 이 게임을 하는 가장 큰 원동력을 선정해 봤다.
빨간 점 지우기 - 인간의 지각
필자는 대학교에서 미디어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하고 경영학을 부전공으로 하고 있어 광고와 마케팅에 관련한 강의를 많이 수강하고 있다. 그렇게 수강신청한 강의들을 매학기 수강하고 있지만 매 강의마다 자주 나오는 개념 중
하나는 사람이 어떻게 정보를 지각하고 조직하는가에 대한 것이다.
머리에 남아있는 게슈탈트 이론이라거나 자이가르닉 효과, 첫사랑 효과와 같은 인간의 정보 지각과 관련하여 정말 많은 개념이 있는데, 필자는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플레이하면서 깨달은 점은 필자가 화면을 보고 터치하는 이유는 예쁜 캐릭터를 보고 싶다거나 사냥장면을 보는 것이 아니라 화면에 떠있는 빨간 점을 지우고 싶어 한다는 것이었다.
다양한 목록에 떠있는 빨간 점들
우리가 첫사랑을 잘 잊지 못하는 이유가 인간은 불완전한 부분들을 채워서 완전한 모습으로 지각하여 기억하고 싶기 때문이라고 한다. 완벽히 동일하지는 않겠으나, 필자도 플레이를 하면서 사냥을 하는 편성된 캐릭터들의 모습보다는 주로 메뉴판에 각 떠있는 빨간 점을 지우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컸고, 다 지워갈 때쯤 광고를 봐야만 빨간 점을 지울 수 있는 순간이 오는데 그럴 때마다 자연스럽게 광고를 시청하는 나 자신을 확인할 수 있었다. 물론 광고를 필수적으로 보지 않아도 되지만 화면에 떠있는 빨간 점이라는 이 불편함 때문에 심리적으로 이를 지우기 위해 광고를
보게 되었다.
그 순간 나타나는 광고 제거 월정액- 한 달 9900원!
그리고 그 순간 나타는 광고 제거 월정액은 게임을 오래 할 유저라면 안 누르고는 못 보겠는 타이밍이 딱하고 나타난다. 이런 부분에서 넷마블이 왜 모바일 회사로 전향했고 현재 적자를 기록하긴 하지만 매출 액수 부분에서는 상위권에 기록되어 있는지 알 수 있는 부분이었다. 방치형 게임은 게임을 하기 너무 귀찮고 최소한의 움직임을 통해서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은 사람이 대다수이기에 주로 직장인인 경우가 많고 그런 직장인들이 이정도의 과금금액은 자연스럽게 결제하게 되는 구조로 이어지는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최근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는 방치형이라는 장르 자체가 커졌기 때문에 그로 인한 낙수효과로서 세븐나이츠 키우기가 인기를 얻은 것일 수도 있다. 키우기류 게임 시장의 인기가 계속해서 성장할지, 또는 다시 시간이 지나며 사그라들지, 사그라진다면 넷마블은 또 어떤 도전을 하게 될지 궁금하다.
사실 게임리뷰에 대한 글보다는 낙서장에 가까운 글이라고도 생각되는데, 세븐나이츠 키우기를 주로 플레이했기 때문에 게임리뷰항목에 글을 적게 됐다. 다음에는 요즘 재밌게 하고 있는 헬다이버즈2 리뷰를 해보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