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c 10 (sun) :: 신주쿠 교엔/아사쿠사 포켓몬고/푸글렌/니혼슈와 소바/괜찮은 어른이 되어보기

Dec 10 (sun)

키치죠지에도 크리스마스가 찾아왔다.

그러고 보니 아직 이노카시라 공원에 못 갔네.

월요일이나 화요일 즈음에는 들러봐야지.

오전에 필라테스하고 견갑골과 늑골의 연결성에 대해 고민했다.

역시 모든건 등운동인가...

도쿄에서 여전히 필라테스의 인기는 끝을 모른다.

내가 다니는 스튜디오는 건물의 한 층을 더 확장했다.

신발장도 락이 있는 걸로 바뀌었다.

앞으로 예약은 더 힘들어지려나-?

오늘도 어제처럼 메트로패스를 사서

오기쿠보에서부터 마루노우치센을 타고 신주쿠교엔으로 향했다.

마루노우치센 신주쿠교엔역으로 갈 경우, 오오키도문으로 들어가는게 편해서

지난번 라이트업때처럼 오오키도문으로 들어갔다.

개인적으로 센다가야문이 제일 좋고 그다음으로 오오키도문이 좋다.

인구밀도와 얼마나 숲같은가(?)가 큰 영향을 주는듯 ㅋㅋ

큰 나무를 보면 두근거리고 떨린다.

어떤 시간을 겪고 지금 여기 있는 거니 너는!

당연하지만 신주쿠교엔의 풍경도 변했다.

언제나처럼 좋아하는 장소로 갔다.

이상기온으로 날씨가 따뜻하다고는 하나, 잔디밭에 앉으면 추울 것 같아서 벤치에 앉아

생각할 것도 하고, 초콜릿도 좀 먹고,

‘괜찮은 어른’으로 가는 한 발자국도 떼고.

아직 버리지 못한 쓸데없는 자존심이 있어서 울컥했다.

추운 겨울이 되어도 또 와야지.

빨간 단풍도 예뻤다.

공기도 좋았고.

길고 큰 나무 사이를 걸으면 꼭 숲 속을 걷는 기분이라, 마음이 차분해진다.

올 해는 신주쿠교엔의 사계를 다 봤다.

대부분 혼자 왔었고 누군가와 함께일 때도 있었다.

고민 많을 때는 몇 시간이나 앉아 나무 보고 하늘 보며 생각 정리도 했고

맑은 공기 마시고 싶을 땐 정글같은 곳을 걸으며 한껏 숨을 들이쉬기도 했다.

나를 위한 시간에 최적이었던 곳!

내년에도 시간내서 꼭 들러야지.

가을 안녕!

좋아하는 그림자 사진.

바로 아사쿠사 갈까 하다가,

맛있는 귤 파시는 아저씨가 긴자 마르쉐에 또 나오신다길래 중간에 긴자 들러서 귤도 샀다.

원래 박스로 사고 싶었는데 들고다니기 힘들것 같아 봉다리로 두 봉다리 삼...

포켓몬고 좀 하다가 약속시간이 다 되어서 진짜 오랜만에 푸글렌에서 커피한잔 했다.

처음에 아사쿠사 푸글렌이 생겼을 땐 별로 사람 없었는데 이제 아사쿠사의 관광명소가 되어서

외국인 내국인 할 것 없이 사람이 정말 많았다.

인테리어는 편안한 느낌이라 좋은데 선곡이 취향은 아니었고,

아이스라떼는 여전히 맛이 없었다 ㅎㅎ;

커피마시면서 리모트 레이드 뛰기!

파이어에 파이어로 대적하는 나...(!)

대충 후다닥 마시고 얼른 나옴.

790엔 ㅇㅇ... 분위기값, 좌석값, 커피값의 합계라고 생각하자.

관광센터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기다리는데,

문득 네일동에서 8층에 무료전망대가 있다는 글을 본 기억이 있어서 올라가 구경도 했다.

관광지는 별로 안 좋아하는데(시부야는 정말 애정이 안 감)

아사쿠사는 왠지 좋다.

시타마치 분위기가 여전히 남아있어서 그런가.

만나야 할 사람과 만나서 같이 포켓몬고를 했다.

하고 싶은 얘기 이전에 분위기 좀 풀려고.

스타트 키트로 피카츄 비닐가방과 종이모자를 받고,

서둘러 루트 하나를 돌아 지도 스티커도 받았다.

피카츄를 좋아한다고 했던게 기억나서,

피카츄 포스트카드가 있는 포케스탑까지 열심히 걸어 얻었다.

마침 시간도 해가 지는 시간이라 다리에서 야경도 볼 수 있었다.

아사쿠사 포켓몬 이벤트의 마지막 날이었다.

3일이나 참가해서 그런가 아쉬워서 왠지 눈물이 날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가디안 루트 돌고 메론빵 사먹으려고 하니 문이 닫혀있었다.

아쉬운대로 니시산도 상점가에 있는 현수막 사진을 기념으로 한장씩 다 찍음.

어쩌다보니 다시 신주쿠교엔으로 돌아와서 저녁.

전날부터 소바가 넘넘 먹고 싶어서 찾아갔는데, 뭐랄까 소바도 파는데 약간 시메 느낌?

그래도 맛있는 니혼슈를 마실수 있어 좋았다.

그리고 한잔 하면서 솔직하게, 해야할 이야기들을 했다!

커뮤니케이션이 얼마나 어려운지 다시금 깨달았다.

그 사람도 변하지 않을거고, 나도 변하지 않을거다.

그래도 마지막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까, 그걸 인정하고 잘 지내자고 했다.

맛있게 잘 먹음 ㅎㅎ

나중에 동생오면 또 같이 오고 싶다.

집으로!

기회와 능력이 된다면 언젠가 센다가야 근처에 살아보고 싶다.

그전에 일본을 떠날지도 모르지만 ㅎㅎ

이러면서 한편으로는 떠날 생각이 없기도 함.

으- 어떻게 해야하는 거야 @,@

무튼!

해결해야할 일은 해결했다.

연말을 조금 마음편하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