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애니 1화 실감 소감
아직 1화 밖에 안 나온 물건이라 속단하긴 이르지만 1화 기준으로 퀄리티가 준수하다.
블루 아카이브가 정말 문 닫을지 고민하던 시기에 제작 결정된 물건이라 책정 예산이 결코 높지 않았을 것이고
캐릭터 작화가 섬세하고 밀리터리 액션이 첨가된 작품인 만큼 제작하기에 충분한 예산이 들어가지 않은 것은 확실하다.
그걸 기준으로 판단했을 때 감독이 머리를 굉장히 잘 썼다는 생각이 든다.
1화를 전체적으로 봤을 때 작화 매수를 최대한 줄이는 동시에 액션 쪽에 매수를 조금 더 배분하려는 의도가 보였고
작화 매수 부족으로 인한 작화 붕괴를 막기 위해 캐릭터의 얼굴 쪽을 확대하는 샷이 상당히 많이 들어가있다.
돈이 넘쳐난다면 가능한 다양한 장면을 보여주는 게 좋겠지만
말 그대로 그건 감독 역량보단 돈 문제라서 예산을 적게 책정한 '요스타'를 원망하는 수밖에 없고...
아무튼 덕분에 작화로 인해 몰입감이 떨어지는 부분은 없었다.
이건 감독이 선택과 집중을 참 잘했다고 느낌.
우려했던 액션도 분기 탑 수준의 고 자본 AAA 애니들과 비교하면 당연히 뒤떨어지지만
부족한 사격 액션 동화를 구도와 사운드를 통해 극복하여 총격전의 느낌은 잘 살려줬다.
그리고 '시로코'란 캐릭터의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단조로울 수 있는 액션신에 긴장감을 주려고 시도한 것 역시 훌륭했다.
연출도 전체적으로 준수하다.
저예산 애니가 자주 범하는 문제가 설명에 필요한 작화와 동화를 최대한 줄이기 위해
바보같이 그려진 몇 가지 컷을 돌려쓰며 모든 것을 말로 설명하려고 드는데 블루 아카이브 애니는 말로 설명하는 것과 화면 묘사를 통해 보여주는 것 두 가지를 조화롭게 사용하였다.
그래서 독특하지 않지만 정석적인 연출이란 인상을 많이 받았다.
지휘 연출은 아쉬움이 없다고 하면 거짓말이다.
분명 더 좋은 지휘 연출을 할 수 있는 방법은 내가 생각해도 5개 이상 나올 정도로 무궁무진하지만
대부분의 경우의 수가 작화를 더 늘려야 한다는 점을 고려해 보면
감독도 물론 문제를 알고는 있지만 작화 매수를 줄이기 위해 타협을 한 것으로 생각된다.
오프닝 영상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잘 나와줬다.
당장 이 영상만 보면 2분기 탑 애니메이션들보다 세련된 점도 많이 보일 정도니까 본편의 아쉬움이 남곤 한다.
그래도 후일을 기약할 순 있게 되었다.
우마무스메가 거의 수면제 수준이었던 1기를 그렇게나 많이 팔아먹을 때 써먹은 특전 인질 잡기를 쓴다면
블루 아카이브도 BD 판매량은 보장되는 IP 기 때문에 작품의 성공에 대해선 걱정이 안되고,
애니메이션 오프닝이 보통 작업 후반부에 진행되고, 이번 오프닝 영상이 외주 영상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후속작 제작이 결정되었을 때 '요스타' 측에서 더 많은 예산과 더 좋은 경력의 감독과 인력을 사용할 가능성이 충분히 열려있다는 것을 이번 오프닝 애니메이션이 확인시켜 주었다.
매 회차 마다 애니메이션의 등장 연출과 의도 등을 분석하는 글을 쓸까 고민은 하지만 시간이 충분할지는 모르겠다.
적어도 매주 일요일에 블루 아카이브 애니는 챙겨볼 것 같다. ㅋㅋㅋㅋ
결과적으로 이 작품이 이번 분기의 표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다.
정말 표준의 정석을 보여주는 애니라 이번 분기에서 애니가 잘 나왔느냐 마느냐는 블루아카이브 애니로 판단하면 편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