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유저의 조금 늦은 지스타 후기 #2

#지스타 #호요버스

밥 먹으러 야외로 나갔습니다. 계단 밑에 있던 흡연장을 피해서 바깥쪽으로 나갔습니다.

벤치에는 자리가 없었고, 대충 나무 계단에 걸터앉아서 가방에서 김밥을 꺼내먹었습니다.

대충 첫 끼니를 때우고, 바로 1관으로 들어갔습니다.

1관은 역시 1관... 2관보다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제가 1관에서 보고 싶었던 건 하나였습니다. 바로 넥슨!

아쉽게도 이번 넥슨 지스타에 제가 하는 게임은 없었지만, 아는 건 있었죠.

또 메이플 디렉터 강원기님이 오신다는 얘기도 있었고요.

이..이게 뭐야..ㄷㄷㄷㄷ

실제 본 후기는 마치 무슨..초대형 사이보그 제조 공장..?

제가 플레이 해본 게임이 하나도 없었는데, 엄청 유명하지도 않은 게임도 있었는데

대기줄이 어마어마했습니다. 점심이었는데...

마비노기 모바일이 조금 솔깃 했지만 저 많은 사람 사이에 들어갈 시간이 있을 리가 없었죠.

이..이건 또 무슨... 초대형 게임 학원인 줄 알았네요.

..이게 3N이구나.

저 사람들 사이를 빠져나와 중간에 작은 부스들이 몰려있는 곳으로 갔습니다.

오히려 여기 재밌는 게 많았어요! 게임사가 아닌 기기 회사에서도 오고, 언리얼 엔진 부스도 있었습니다.

대학 부스도 많았고, 놀랍게도, 고등학교 부스도 있었습니다! 서울 디지텍고..엄청나군.

중간에 한 댄서? 분이 모션 캡쳐 시연 퍼포먼스를 하셨는데 실제로 보니 되게 신기하더군요... 이게 신기술!

1학기 메타버스 강연 때 기억이 났습니다. 확실히 트렌드는 이 쪽이군요.

1관에는 가운데에 작은 부스들이 재밌습니다. 시간 있으면 체험할 것도 꽤 되고요.

그런데 저는 시간이 없어서 대충 둘러보고 나왔습니다ㅠ

그런데 엄청난 일이... 호요버스에서 카톡이 왔습니다. 구글 드라이브 오류로 인해 1시에 하이터치회 신청을

다시 한다고요!!!

아싸ㅠㅠㅠㅠㅠㅠ

결국 성공했습니다. 58분부터 새로고침 하면서 얼마나 떨었다고요.

이런 행운..정말 감사한 날이었습니다.

저는 날아갈 것 같은 마음으로 퀴즈쇼를 보러 갔습니다!

그런데 그 사이에 사람이 엄청 차있더군요... 앉는 자리도 꽉 차서 조금 뒤에 서있었습니다ㅠ

원신 부스..걸...? 분들

퀴즈쇼는 진짜 진짜 열심히 했는데요, 저를 안 봐주시더라고요...

그래도 마지막에 자신이 선택한 플레이어 성별하고 고른 이유 얘기할 때는 사연이 다 재밌었습니다ㅋㅋㅋ

퀴즈쇼가 끝나니 다행히 사람이 조~금 빠져서 앞쪽에 있던 저는 자리에 앉을 수 있었습니다!

앉긴 앉았는데... 너무 좁아서 움직일 수도 없었지만요.

성우 토크쇼를 기다리며 화면에 출연 성우님들의 담당 캐릭터 pv가 나왔는데 반응이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라이브도 아닌 고작 pv영상에도 그렇게 사람들이 열광하는 걸 보니, 나중에 제가 참여한 게임에도

이렇게 좋아해주는 사람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열심히 공부하자!

아쉽게도 호응이 나오는 부분은 못 찍었지만 대충 이랬습니다.

얼마 후에

성우님!!!

제가 그렇게 기다리던 그 분들이 오셨습니다. 이 쯤 되니 심장 박동이 엄청나게 빨라졌습니다.

식은땀이 났던 것 같기도 하고... 전날에 써온 하이터치회 대본 외우느라 정신도 없었습니다.

하이터치하러 올라가면 머리가 하얘질 거라던데 그냥 보자마자 하얘지던데요.

드디어 성우님들 입장!

같이 원신 좋아하는 친구들이 성우님들도 좋아해서 성우님들은 따로 조금 길게 찍어놨습니다ㅎㅎ

토크쇼 중에 관객석에서 한 명씩 뽑아서 성우님들 연기를 따라하는 코너가 있었는데

종려 코스프레 하신 분이 정말 종려 그 자체라서 놀랐습니다. 몸짓까지 전부...

근데 그 부분은 일반인 분들이셔서 못 올렸습니다ㅠ

토크쇼는 내용도 알차고 재밌었고, 성우님들이 썰을 풀어주시거나 라이브로 연기를 보여주시기도 했습니다.

또 야란 포즈를 직접 취해주신 민아 성우님..정말 귀여우셨어요.

성우를 좋아하는 저한테는 아이돌 팬싸인회나 다름 없었는데, 이렇게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얼마나 좋았는지!

토크쇼가 끝나갈수록 제 심장은 더 거세게 뛰었습니다. 하이터치... 하이터치... 하이터치...

토크쇼가 끝나자마자 하이터치회에 당첨된 사람들이 부스 뒤쪽으로 줄을 섰습니다.

옆에 별이 되어라2 부스에서는 코스프레 촬영타임을 하고 있었는데

정말 태어나서 본 코스프레 중에 제일 퀄리티 높은 코스프레였습니다. 멀리서 찍어서 잘 안 나온 게 아쉬울 뿐ㅠ

역시 지스타는 코스프레 보는 맛도 있죠! 제가 살면서 코스프레를 가장 많이 본 날.

초등학생 때 갔던 서울 코믹월드보다 많았던 것 같아요.

하이터치는 정말 정신없이 오버떨다가 끝났습니다... 일단 올라가니까 너무 심장이 떨려서 아무 생각이 안 났어요.

성우님들하고 그렇게 가까이 있는데, 심지어 마주보고 얘기한다니 믿기지가 않았습니다.

그런데 금세 제 차례가 오더군요. 시간이 별로 없어서 한 분당 40초 정도밖에 대화를 못 했는데,

그래서 더 마음이 급했습니다.

하이터치 대기줄에서 나눠준 귀여운 원석 머리띠

남도형 성우님께는 처음이라 횡설수설 주접만 떨었는데, 제 옷을 보고 다 파란색으로 입었다고 말씀해주셨어요.

아바타나 돼버릴까?

심규혁 성우님은 제가 가장 좋아하는 성우님이라서 열심히 준비해온 대본을 속사포로 읊었습니다.

오늘 지스타 재밌었어요? 라고 물어보셨는데 하도 텐션이 올라가서 손을 꼭 모으고 대답을 했습니다...

네 너무 재밌었어요 덕분에요!!

민아 성우님은 천사셨습니다. 분명 아크릴판을 사이에 대고 손을 맞댔는데 온기가 전해지는 느낌...

제가 붕괴 스타레일 서벌 pv 봤다고 노래 잘부르신다고 말씀드렸더니 좋아해주셨습니다. 제가 더 감사합니다.

표영재 성우님께는 할 말이 있었습니다. 제가 표영재 성우님이 읊어주신 오우가 영상을 보면서 공부해서 국어 전교 1등을 했거든요..^^ 열심히 자랑했는데 성우님이 놀라시고 보람이 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진심으로 말씀해주신 것 같아서 제가 다 너무 기쁘고 감사했습니다. 유튜브 댓글도 달아달라고 하셔서

얼마 전에 올라온 영상에 달았는데..답글도 달아주셨습니다!

제가 성덕인가봅니다.

하이터치회를 하고 무대를 내려오니 기분이 이상했습니다. 뭔가 꿈같기도 하면서 힘이 풀렸어요.

하지만 저는 정신을 놓지 않습니다. 지스타가 문을 닫는 6시까지는 시간이 조금 남아있었거든요.

기회를 놓치지 않는 나. 붕괴 스타레일 시연 마지막 5인에 재빨리 탑승했습니다.

정말 운이 좋은 날이었어요.

붕괴 스타레일은 붕괴3rd로 잘 알려진 붕괴 시리즈의 출시 예정 신작입니다.

장르는 턴제 RPG고요.

전작 붕괴3rd의 등장인물 웰트로부터 이어진 평행세계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붕괴3rd의 등장인물도 다수 나옵니다.

붕괴 스타레일은 일단 눈이 정말 즐거웠습니다. 여캐, 남캐, 배경 뭐 하나 빼놓을 것 없이 예뻤습니다.

특히 영상에 나오는 검은 머리 남캐, 단항이라는 캐릭터의 궁 컷씬이 멋있었습니다.

그런데 전투는... 전투가... 재미가 없었습니다. 제가 턴제를 별로 안 좋아하는 건지 어떤 건지 지루하더군요.

턴제 하니까 초등학생 때 잠깐 했었던 세븐나이츠가 떠올랐는데, 놀랍게도 세븐나이츠가 더 재밌습니다.

영 지루한 게 꼭 제가 직접 스킬을 외치면서 플레이하게 될 것 같았습니다.

분발하세요 호요버스!

그래도 좋아하는 게임사의 출시 예정작을 체험해보니 전작들과 비교도 되면서 게임 장르 별 매력이나

트렌드의 흐름같은 게 느껴졌습니다. 비교 대상이 있으니 평가하기도 재밌었고, 좋은 경험이었습니다.

시연을 마치고 나니 문 닫을 시간이 되었고, 사람들도 많이 빠져있었습니다.

굿즈존은 필요가 없어서 안 갔지만, 진열장의 붕괴 피규어가 장난이 아니었습니다.

가기 싫어서 슬금슬금 근처를 둘러보다가...

그래도 이제 가야지

호요버스, 안녕!

돌아가려니 발길이 잘 안 떨어지더군요..ㅠ 아쉬운 마음에 사진을 열심히 찍었습니다.

저녁에 보는 벡스코는 또 다른 모습이었고, 다들 저와 비슷한 마음인 것 같았습니다.

그래도 서울로 돌아가야 하니 얼른 가야겠죠.

돌아가는 길에는 부산 종합버스 터미널에서 고속버스를 탔습니다. 피곤해서 정말 푹 잤어요.

서울이다...

사실 지스타에 가기 전에는 친구 없이 가는 거기도 했고,

지스타 현장이 어떨지 모르는 데 비해 너무 큰 돈을 들여서 불안감도 있었습니다.

인터넷에 사람이 너무 많아서 기다리기만 하다 돌아왔다고하는 사람들도 있었고,

지스타가 재미 없다는 사람도 많았어요.

그런데 전부 쓸 데 없는 걱정이었습니다. 정말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로 알차고 즐거운 시간이었어요.

집에 오자마자 일기를 손이 아플 정도로 길게 길게 썼습니다. 오늘의 감정을 잊고 싶지 않아서요.

다음에는 저와 같이 게임을 좋아하는 친구들끼리 한 번 가고 싶네요.

지스타 부수기 성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