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 아카이브 (애니)

* 왓챠

* 총 12화

근래 짧은 것만 보다보니 긴 것도 좀 봐야겠다 싶어서, 간단하게 볼 수 있는 것을 찾다가 마침 저번 분기에 완결 난 애니 중에 찾다가 골라서 본 애니 입니다.

키보토스라는 세계에서 연방정부 역을 맡고 있는 총학생회라는 기관이 있는데, 그곳의 총학생회장이 실종되어 많은 일이 벌어지는데, 총학생회장이 마지막으로 허가한 샬레라는 기관의 선생님이 아비도스 폐교 대책위원회의 선생님으로 들어가서 벌어지는 이야기.. 가 1시즌 이야기인듯해요.

저는 게임을 안해봐서 총학생회 라는 기관이 유엔같은 그런 전세계적인 정부기관이고, 각 지역의 학교는 그 지역의 정부기관 같은 역할을 한다는 것을 애니 본편에서 설명을 해주지 않아서 세계관을 이해하는 것이 무척 어려웠습니다. 그리고 또 이상한건, 등장하는 성인이 주인공인 선생님 말고는 적 캐릭터인 이사님 정도인거 같은데, 그런 부분에 대한 설명도 전혀 없더라구요. 대체 뭔 세계관인지 당최 알 수가 없다;;

그렇게보면 이 애니는 애니로 게임을 접하게 하기위한 광고라기보다는, 게임을 하고 있는 유저들을 위한 팬서비스 격의 애니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 성인인 선생님이 아비도스 자치구에 있는 학교에 가서 빚을 열심히 갚고 있는 여고생들을 도와준다는 내용이 1시즌인데, 일단 세계관을 알 수 없는 부분부터 시작하여 매달 거의 800만엔에 가까운 돈을 이자로 갚고 있다는데 대체 얘들은 어디서 돈을 벌어오는걸까.. 라면서 궁금해하면서 보게 됩니다. 썩어빠진 어른인 저는 일단 이자가 800만엔인데 대체 무슨 일을 하는거지? 저기는 화폐의 개념이 좀 다른건가? 싶은 생각이 머리 속을 떠나지않아 귀여운 여고생들의 이면이 궁금해지는 것이었어요.

뭐 이런저런 공개도 안하는 세계관이나 태클을 걸려면 얼마든지 걸 수 있는 설정들을 꼽자면 한도 끝도 없으니 애니 본편 감상을 하자면, 일단 선생님이 귀엽고 무능하더라구요. 여고생도 귀엽습니다. 강하고 귀여운데 얘네들의 부모님은 대체 뭘하시는 분이길래 애들이 학교의 빚을 갚고 있는데 도와주지 않는걸까.. (결국 빚 갚는 설정에서 벗어나지 못함)

아아아.. 본편 가득 빚 갚는 내용이 계속 나오다보니까 감상도 여기서 벗어나지를 못하겠어요.

그렇게보면 학교가 지역의 정부기관 같은 역할이라는데 일하는 사람이 고작 5명이고, 걔네들은 학생이며, 땅이 팔렸다는데 공문서나 담당자가 그것도 모르고 있고, 사막화가 된다면서 의외로 도시는 멀쩡하고 돌아가고, 정부기관이 맛탱이가 갔는데 도시는 세금도 안내고 자체적인 무정부 지역이 되어가는건가? 라면서 끊임없이 궁금해지는 물음표의 무한고리를 벗어나지 못하겠더라구요. 아니 애초 설정에 너무 구멍이 많아!

그래서 게임을 해본 사람들에게 물어보니 '그래도 게임은 내용이 괜찮아요' 라고 말을 하지만 애초 설정에 이렇게 구멍이 뚫려있는데 내용이 뭐가 괜찮아요? 라는 생각이 마구마구 들었어요. 대부분 게임은 애니보다는 내용이 조금 더 괜찮고, 세계관이나 설정은 공식에서도 밝혀진게 거의 없으며, 애들이 귀여우니까 괜찮다! 라는 평인걸보니 이건 딱히 애니의 문제는 아닌거 같더라구요. 그냥 게임 자체의 설정이 조금 빈약한 듯 합니다.

근데 문제는 이런 설정 뿐만이 아니라, 액션이 상당히 부실해요. 아.. 이 부분도 이상했다. 애들이 총을 맞아도 괜찮고 폭탄을 맞아도 괜찮고 점프를 건물 높이 만큼 하는데, 로봇인가? 싶었어요. 생각해보니 거친 싸움을 12화 중에 몇번한거 같은데 애들이 피도 안나더라구요. 그건 좀 무서웠습니다.

다시 액션 이야기로 돌아오자면, 근데 이 부분은 어느정도 이해를 했던게 예전에 실황하는걸 본 적이 있는데 그냥 조그만 2D애들이 도도도도 달려가서 적을 총으로 탕탕 쏘는데, 이런 부분을 애니로 만들려면 좀 많은 상상력이 필요하겠다라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역동적인 장면을 넣자니 애들 이미지가 귀여우니 넣기 힘들고, 그렇다고 액션을 안 넣자니 이야기가 진행은 안되고, 왠지 이런저런 제약이 좀 심해서 밋밋한 액션이 되지 않았을까 싶었어요.

등장인물 중에 누가딱히 귀여웠다는 없었고, 라멘집 사장님이 귀여웠습니다. 시바견.. 귀여워..

그리고 적 회사의 이사님이 불쌍했어요. 돈 다 주고 계약서 상으로 땅도 다 샀는데, 왠 고딩애들과 성인같아보이지 않는 선생님이 등장해서 여기 우리 땅인데 너네가 불법으로 어쩌고 저쩌고, 계약서 써서 자퇴 시켰는데 너네가 강제로 하게 했다면서 어쩌고 저쩌고.. 이사님은 그저 회사에서 시키는대로 했을 뿐인데.. 사회에 찌들은 어른인 저로서는 정말 이사님의 비애가 눈에 보여 슬펐습니다.

그렇게 생각하면 이 애니는 사회에 찌들은 저같은 사람이 보면 안될거 같아요. 아군에게 동질감이 느껴지지 않아요. 여고생은 귀엽지만 너네들의 행동은 용납하기가 어려워.. 라는 느낌이랄까..

아! 그래서 그 흥신소 운영하는 악역이 되고자하는 그 캐릭터는 괜찮았어요. 그냥 평범한 쩌리.. 아니아니 노력하는 캐릭터였으니까요.

인 게임의 내용이 어쨌든간에 솔직히 애니의 전개나 액션은 2024년에 나왔다고 하기에는 너무 아쉬운 퀄리티라 저는 그냥저냥 무난하게 봤지만 이걸 보고 게임을 할 마음이 생긴다? 이런 생각은 들지 않을거 같아요.

게임을 하고 있는 사람이라면 무난한 팬서비스 격 애니는 될 거 같고, 게임을 안하는 사람으로서는 '그래서 이게 왜 인기가 있는거지?' 라는 생각을 한번은 할거 같은 느낌의 애니였습니다.

* 여담

- 결국 빚 갚는 이야기로 시작해 빚 갚는 이야기로 끝난 감상..

- 그 애들 머리 위에 있는건 패션이라고하길래 굿즈를 만들기 위해 넣은거구나! 라고 생각했어요.

- 보통 이런 설정이면 그냥 키보토스라는 세계 자체가 테스트하기위한 모형정원이라서 외부에서 온 금 간 검은 아저씨나, 선생님 같은 사람들이 방해하거나, 도와주거나 하는게 아닐까? 라는 생각을 했어요. 결국 선생님은 키보토스 세계관 입장에서 보면 외계인..?!

- 캐릭터의 매력으로만 승부하기에는 내용이 너무 빈약한게 아닐까요. 솔직히 애니만보면 이게 무슨 내용이야 싶긴해요. 더 무서운건 이런 느낌으로 2시즌이 나오면 더 소름일듯.

- 애들이 다 총 들고 나오길래 처음에는 총의 의인화인가? 생각을 했지만 총은 잘 모르니까 패스.

- 사실 길챗에 세계관 물어보면서 '그래서 쟤네들은 왜 학교의 빚을 갚는건데요?' 라고 하니까 '거기가 우리들이 있을 유일한 장소니까' 라는 감성넘치는 대답을 들었거든요. 그 이후의 이야기는.. 뭐 상상에 맡기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