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ORPG 홍수 속에도 결국은 '리니지'…'TL'서 변화 보일까 - ‘리니지M’, ‘나이트 크로우’ 제치고 한달만에 1위
- 공격적 업데이트로 반등, “게임운영 능력 최고”
- 정체성 뚜렷한 ‘리니지’, 신작 ‘TL’엔 ‘양날검’ 우려
- 베타서 “여전히 리니지”, ‘脫리니지’ 가능할까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엔씨소프트의 ‘리니지M’이 약 한 달만에 국내 모바일 게임 시장 매출 1위를 탈환했다. 위메이드(112040)의 신작 ‘나이트 크로우’가 그간 선전했지만 결국 ‘리니지’ 시리즈의 벽을 넘지는 못한 모습이다. 엔씨가 이같은 MMORPG 경쟁력을 바탕으로 향후 내놓을 신작 ‘쓰론 앤 리버티’(TL)에도 이어갈 수 있을지 관심이다.
5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엔씨의 ‘리니지M’은 지난 4일 구글 플레이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애플 앱스토어 순위에서도 ‘리니지M’은 1위를 차지했다. 지난달 9일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에 1위 자리를 내준지 약 한 달 만이다.
‘리니지M’의 이번 1위 탈환은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7일까지 진행하는 업데이트 영향인 것으로 보인다. 엔씨는 ‘리니지M’에 ‘판도라의 보물지도’, ‘수호성 스킬 강화’, ‘스케쥴’ 개선 등 업데이트를 진행한 바 있다. 온라인 서비스가 주인 MMORPG 장르상 이같은 게임사의 업데이트는 이용자들 유입에 큰 영향을 미친다.
당초 위메이드의 ‘나이트 크로우’가 출시 이후 기대 이상으로 선전하며 양대 앱마켓 1위를 석권하자, 업계에선 국내 MMORPG 시장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표출해 왔다. ‘나이트 크로우’ 이전에도 ‘리니지’ 시리즈를 꺾고 매출 1위를 차지한 게임들은 종종 있었지만 이처럼 장기간 선두권에 있던 게임은 적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리니지M’이 다시 1위를 탈환하자, 업계에선 ‘역시 리니지’라는 평가가 나온다. 한 업계 관계자는 “‘나이트 크로우’가 무서운 기세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각인시키니, 공격적인 업데이트로 게임 이용자들을 다시 불러들이는 모습”이라며 “라이브 서비스 운영 능력은 국내 게임사 중 최고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앞으로 국내 MMORPG 시장 경쟁은 더 달아오를 전망이다. 컴투스(078340)에서도 오랜만의 MMORPG 신작 ‘제노니아’를 출시하며 시장 경쟁에 뛰어들었다. 카카오게임즈(293490)의 MMORPG ‘아레스: 라이즈 오브 가디언즈’도 올 3분기 출시를 예고하며 최근 사전등록 이벤트를 펼치고 있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리니지’ IP들이 건재함을 과시할지 관심이다.
엔씨는 신작 MMORPG ‘TL’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하지만 너무나 막강한 ‘리니지’의 정체성 탓에 신작 ‘TL’의 방향성은 다소 흔들리는 모양새다. 엔씨는 게임 이용자 층 확대를 위해 신작 ’TL’을 ‘리니지’ 스타일이 아닌, 새로운 방식의 MMORPG로 개발 중인 상황이다.
현재 게임 이용자들의 ‘TL’에 대한 평가는 엔씨의 바람과는 정반대다. ‘여전히 리니지’라는 평가가 대다수다. 실제 지난달 24일부터 이달 3일까지 ‘TL’의 베타 테스트가 진행됐는데 이 기간 엔씨의 주가는 약 17% 떨어졌다. 시장의 바람과 부합되지 않는 ‘TL’에 대한 평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엔씨 내부에서도 이 같은 평가에 곤혹스러운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게임 자체의 퀄리티에 대한 평가는 엇갈린다. ‘리니지’와 비슷하지만, 이를 제외하고 보면 ‘상당히 잘 만든’ MMORPG라는 평가도 나온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베타 테스트에 참가한 게임 이용자들 사이에선 ‘잘 만든 리니지’ 또는 ‘고품질의 리니지’란 평가가 많더라”며 “그만큼 ‘리니지’ 스타일이 확고한 정체성을 갖고 있는 건데, 글로벌로 나가야 하는 엔씨 입장에선 어려운 숙제로 남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