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보리다 in 포켓몬고 (feat.카푸느지느 이로치, 사마자르 이로치,맘복치 이로치)

포테기를 끝내고 다시 포켓몬고에 돌아왔습니다.

포테기가 꽤 길었지요. 2년정도.

포켓몬고를 멈췄던 동안 뭘 했었나?

가장 많이 했던건 걱정이었네요.

자식에 대한 걱정.

불안한 현실에 대한 걱정.

그런 불안들을 블로그 글로 표출하기도 했는데, 일기라고 쓴 글에 본의 아니게 주변 사람들이 등장하게 되니 이 또한 민폐더라구요.

그래서 일기쓰기도 멈췄습니다.

자식과 자신을 분리하고 홀로서기를 하려고 산책을 하기도 했습니다.

벚꽃 피는 계절에는 서울의 여러 벚꽃 성지들을 돌아다녔지요.

꽃피던 양재천

석촌호수도 다녀왔어요. 사람이 어마어마하게 많더라구요.

벚꽃 피는 시기는 짧으니 이 순간을 즐겨야죠. 남산도서관에서 남산타워에 올라가는 길목입니다.

남산타워에서 바라보는 남산의 벚꽃, 저 한강 너머로 강남일대도 보입니다.

집 근처 학교운동장에도 벚꽃은 흐드러지게 폈고

서리풀 공원 안에 방배숲도서관에서는 벚꽃터널을 볼 수 있었어요.

사진이 실물을 담지 못하네요.

아름답던 벚꽃 시절이 끝난 4월 중반부터는

우면산 자락 산책을 다녔습니다.

마침 예술의 전당에서는 한화와 kbs가 주관하는 교향악 대전을 한달동안 진행중이었어요.

4월3일부터 28일까지 매일 전국의 유수 오케스트라가 공연을 했어요.

공연 실황을 전광판을 통해 볼 수 있구요

음향도 야외스피커를 통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었습니다.

기념사진도 찍고요.

매일 저녁에 산책하러 가서 유명 오케스트라의 음악도 듣고 귀호강을 했습니다.

지금 되돌아보니 4월은 나름 행복한 시간이었네요.

그러다가 4월말부터 다시 급격히 우울해졌습니다.

고2 딸이 내신 시험을 보러 학교를 안가겠다고 했던 그 날부터였네요.

딸은 딸의 인생을 사는 것이니 이제 놓아주자.

나는 나의 인생을 살자..라고

늘 다짐을 했습니다.

딸에게 더이상 뭔갈 기대하지 말자.

그냥 아이가 하겠다는 대로 놔두자..

나름대로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딸은 늘

'엄마! 아직 멀었어! 그 정도로 끝날줄 알아?'

라고 하는 듯,

제 뒷목을 잡게 만들었습니다.

애 학교 성적은 이제 신경 안쓰고 많이 내려놨다고 생각했는데,

아예 시험을 보러 가지 않겠다니..

결국 그날,

무기력하게 쓰러져 있는 애를 억지로 차에 태워 학교에 데려다 주었지만,

아이는 시험을 망치고 맨탈이 부서져서 돌아왔습니다.

그다지 나쁘지 않은 내신을 가지고 있었는데,

이로써 내신이 완전히 망가지게되었지요.

뭐..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위태위태한 모서리 끝의 유리잔을 바라보는 기분이었거든요.

내신이 망쳤으니 이제부터 정시 공부를 시작할꺼라고 마음을 다 잡겠다고 말을 했지만,

아이는 그날 이후 여전히 무기력 상태로 삽니다.

그래서 아이에게 진지하게 병원에 가 보자고 권했고, 현재 종합개인심리검사-풀베터리 검사를 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지옥 같은 5월이 시작되는 무렵에,

저는 포켓몬고를 다시 시작했고,

평생교육원에서 보육교사과정을 시작했습니다.

보육교사가 딱히 되고 싶어서는 아니지만, 나이 50의 아줌마가 재취업을 하려면 뭐라도 하나 자격증이 필요하지 않을까 해서요.

그리고 돈 아까와서 그만뒀던 포켓몬고도 다시 시작했습니다.

카푸느지느 라는 낮선 전설이 등장했더군요.

보라색 전설의 포켓몬도 눈에 익지 않았지만, 이로치는 무슨 색일지 궁금했습니다.

예전에는 레이드를 위해 동네 오픈챗방을 이용했는데, 요즘은 포케레이드를 통해 전세계의 레이드방에 도전을 합니다.

그런데 제가 포태기에 빠져있던 동안 뭔가 많이 변했더군요.

루트라는 것도 생기고, 리모트패스도 하루 5장으로 규제가 생겼네요.

하루에 5장씩 꾸준히 레이드를 하다가 결국

레이드를 16번정도 했을때 이로치를 잡았습니다.

이로치가 뭔가? 싶은 포켓몬고를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설명드리자면,

보통의 포켓몬들과 다르게 아주 드믄 확률로 다른 색과 반짝이는 효과를 지닌 포켓몬, 이로치가 나타납니다.

마치 가챠뽑기 같은 복불복 게임이지요.

이 도박 같은 가챠뽑기에 다시 뛰어들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포켓몬고에 돌아온지 한달이 좀 지났습니다.

오늘도 우울하고 힘들었습니다.

우울한 아이와 함께 산다는 것은 아직도 힘겹습니다.

그래도 오늘은 신상 이로치를 두개나 얻었으니, 그것만으로도 만족해야겠지요.

아침에 눈 뜨자 마자 레이드 리스트를 보니 근방에 사마자르 레이드가 3개나 있더군요.

3성 쯤은 부계와 같이 금방 깰 수 있습니다.

집에서 거리가 멀고, 레이드 시간이 5분 정도 밖에 남지 않아서 리모트레이드를 썼습니다.

역시 꽝..

마지막 하나의 레이드는 집 근방이기도 하고 시간이 넉넉해서 아침 산책겸 직접 방문했습니다.

거기서 얻었습니다!

경험상 이로치는 리모트보다 직접했을때 잘 나오는 듯 합니다.

사마자르를 잡고 집에 돌아오는 길에 집앞에서 맘복치도 만났습니다.

어머나..이 초록색 아이쉐도를 보소..

맘복치도 이로치가 있네?

에몽가 이로치를 얻으려고 지난 몇일간 알을 수십개 깨고, 2km걷기 필드 리서치도 수십개를 했지만 결국 못얻었는데, 대신 나이언틱 신께서 사마자르와 맘복치를 하사하셨구나..했습니다.

그렇게 기분 좋은 하루를 시작하려고 했는데,

큰딸이 7시55분인데 등교를 하지 않네요.

그 시간에 집에 출발해야 지각을 안하는데,

57 분에 침대에 걸터앉더니 하는 말..

망했다..학교가기 싫다.

학교가기 싫다는 따님을

차에 태워서 모셔다드렸습니다.

걸어서 5분거리의 학교지만,

요즘 들어 제가 태워다 주는 일이 잦습니다.

그렇게 모셔다드렸건만, 따님은 오늘도 집에 돌아오자마자 무기력하게 쓰러져있네요.

이젠 제가 어떻게 할 방법이 없어 그냥 지켜볼 뿐입니다.

대충

우울하고 무기력하지만, 애쓰며 살고 있습니다.

끝으로 오늘을 되돌아보며 일기를 마칩니다.

*오늘 먹은 것들 중 뭐가 맛있었던가?

아..요즘은 남성사계시장에서 산 홍어회무침을 즐겨먹습니다.

*요즘 내가 관심 가지는 뉴스

베플 anib**** 06.05 12:20 신고 사짜 냄새가 풀풀 풍기네 ㅋㅋㅋ 추천 1,080 반대 65 등록 총 대댓글 7 ok60**** 06.05 19:20 신고 이정도면 민주당이랑 네이트 상주하는 알바들이 일본편 아니냐? ㅋㅋㅋ gnrz**** 06.05 17:09 신고 ㅋㅋㅋㅋ aton**** 06.05 16:56 신고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ㅋ papa**** 06.05 16:56 신고 미래 먹거리는 예산이 없다면서 난리치더니 도박에 가까운 사업에는 수조를 태우네요. keij**** 06.05 16:40 신고 일본이 몰래...

m.comm.news.nate.com

...아 이거 박정희,이명박대통령이 이미 써먹은 거 아냐? 또 속나?

민희진..이 여자는 정말 대단하군. 대중을 어떻게 상대해야하는 지 아는 사람이야.

대단하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반민파. 반 민희진파.

*오늘 만보 걷기는 실패.

아침에 사마자르, 맘복치 할 때 빼곤 집콕함.

너무 우울하고 짜증날 때는 산책할 기운도 없다.

총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