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롤스타즈 코믹스 시즌 2 15화

<가자, 제 3행성으로>

"자, 다들 일어나세요! 이제 곧 제 2행성에 착륙하게 될 예정입니다. 혹시라도 두고 가는 물건은 없는지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긴 싸움 후 꿀잠을 자고 있던 브롤러들은 스피커를 통해 나온 러프스 대령의 쩌렁쩌렁한 목소리를 듣고 깨어나지 않을 수 없었다.

"어휴... 지금 시간이.... 엥? 오전 3시? 한 참 새벽 시간인데, 좀 만 더 자게 해주지.... 배우로 일했던 나도 5시 쯤에 일어나는데...."

팽이 하품을 하며 말했다.

그런데 대기권 안으로 진입한 전투기 밖으로 보이는 모습은 해가 한창 비치고 있는 낮인데?!

"뭐야, 시계가 고장난거야?"

"여긴 다른 행성이니까... 지구하고는 공전 시간이 달라서 시각이 다를거에요. 그건 지구의 시간이 기준이고요."

니타가 대답해주었다.

"아, 그렇겠네. 어제 자꾸만 잠에서 깨서 정신없네..."

"근데 보 아저씨 어디있는지 알아요? 제가 조금 일찍 깨어났는데, 아저씨가 안 보였어요. 침실에서 나가려고 하니까 대령님이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라고 해서...."

"아, 자다가 한 번 깬 적이 있는데, 보가 움직이는걸 봤던 것 같아. 아마도 레온 걱정에 잠을 못 지는 거겠지...."

"보 아저씨는 멋대로 나가면서 왜 난 못 나가게 한담....

응? 그 목에 걸린 선글라스는 뭐에요?"

"아, 이거? 이건... 버즈가 쓰던 선글라스. 스튜디오가 폭격당하기 직전에 땅에 떨어진걸 주었지.

난 버즈의 죽음이 절대로 헛된게 아니라고 생각해. 왠지 이걸 목에 걸고 있으면, 옆에서 그가 같이 싸워주는 느낌이랄까... 나 그를 절대로 잊지 않을거야."

버즈가 썼던 선글라스는 한 쪽알이 조금 깨진 상태였지만 창문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영롱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럼 이제 보 아저씨를 좀 찾아가야 할 것 같네요. 보 아저씨~"

보는 책상 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다가, 이내 한숨을 길게 내뱉었다.

"아저씨, 왜 이렇게 눈이... 어제 잠 별로 못 잤죠?"

보의 눈은 밤 새면서 휴대폰을 본 것처럼 퀭한 상태였다. 물론 스마트폰을 봐서 그런건 아니고....

"어제 대령이랑 긴 대화를 나눴어. 혹시 레온을 구해줄 생각은 없냐고 물어봤는데, 완전히 검은물질과 '일체화'된 상태라면 되돌리는게 현재로서는 불가능하다고 말했어. 지배가 오랬동안 지속되어 일체화가 되면, 검은물질이 제거당했을 때 그 숙주도 죽는다고 하더군..... 그럼 다시는 레온의

원래모습을 되찾을 수 없는걸까? 정말 내가 할 수 있는건 아무것도....."

"아니에요, 분명 오빠는....."

"자, 우선 이 전투기에서 내립시다! 당신들에게 줄 게 있으니까요."

전투기의 문이 열리고 거친 모래바람이 불어왔다.

"그래, 레온은.... 우리를 분명히 기억하고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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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프스가 말한 '살기 척박한 곳'이라는 표현이 따로 설명할 필요도 없이 와 닿았다. 지나가는 곳곳마다 모래바람이 불어 눈은 따갑고, 바닥도 뜨거운 모래로 되어있어 무릎 높이까지 다리가 모래속으로 빠지기도 했다.

"지금부터 약 4km 거리에 있는 기지로 걸어서 이동할 겁니다. 발이 모래에 빠지지 않게 조심해주십시오."

"이런 땅에... 천연자원들이 많다고...? 생명이 살기 도무지 힘들어 보이는데.... 게다가 이런 곳이 행성 일부가 아니라 행성 거의 전체에 있다니..."

맥스가 말했다.

"근데 여기 선인장도 살아? 사막지역이니까 있..."

"여긴 없습니다."

메그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러프스가 딱 달라 말했다.

"정말요? 아, 스파이크도 선인장이네... 전투기에서 잠깐 대화를 나눈적이 있는데, 걘 지구에서 처음 눈을 뜬 후 자신이 어디 살았는지도 몰랐다고..."

"잠깐, 선인장...!

구출된 사람들 중에서 키가 작아서 잘 보지 못했는데, 정말 선인장 족이...."

평소 차분했던 표정의 러프스가 스파이크를 쳐다보고는 긴장한 듯 말했다.

"........."

"왜 그러세요?"

"저 선인장...... 혹시 말 할 수 있습니까?"

"아니요, 말은 못해서 글로 적어서 말해요. 뭐, 검은물질이랑 관련된거냐고 물어보실까봐 말하는건데, 얘는 웬만하면 얌전하고 사람을 해치지 않아요. 오래 전부터 브롤스타즈의 멤버였다고요!"

".....아, 그럼 제가 우려했던 것은 아니군요. 그래도 어느순간 본색을 드러낼수도 있으니 항상 예의주시 하는게 좋을겁니다.

"본색이라고요?"

"그건 말 해줄 수 없습니다."

무슨 꿍꿍이가 있는건지 그 이후로 입을 다 물고 묵묵히 기지로 나아갈 뿐이였다.

"여기가... 저와 샌디의 고향, '지돔'이라고 불리는 곳 입니다. 저희는 인로우 재단의 명령으로 지구로 파견되었다가 여러분을 만나게 된 것입니다...."

"아하... 그래서 지구에서도 사막지역에 살고 있었던 것이군."

"아, 저 선인장은 다른 물건 같은 걸로 가리는게 좋을겁니다. 이곳 사람들은 유독 선인장에 예민하기 때문이죠."

"대체 왜 그런거지? 아무튼, 어떤걸로 가려야 좋을까나...."

"쉘리, 너가 입고 있는 스카프는 어때? 그 정도 사이즈면 스파이크 얼굴은 더 가릴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래? 어디보자... 오, 딱 맞는데? 스파이크를 등에 메고 다니면(?) 가방처럼 보이겠는..."

그러자 스파이크가 그러지 마라는 애걸한(?) 눈빛?으로 쉘리를 바라본다.

"에이, 그냥 농담이야. 설마 진짜로 널 등에 메고 다니겠어?"

그렇게 스파이크는 쉘리의 노란 스카프를 뒤집어쓴 채로 브롤러들 사이에서 잘 보이지 않게 다녔다....

기지는 그 이름답지 않게 천장이 개방된 형태로, 야외공간이라서 흡사 마을의 분위기에 더 가까웠다. 하지만 실내로 들어서게 되자... 전형적인 실험실같은 공간이 브롤러들이 반겼다.

"오, 타라! 정말 오랜만이군! 복귀 날짜보다 더 일찍 오지 않았나?"

그 때, 타라의 이름을 부르며 걸어오는 사람이 보였다.

"저도 반갑습니다, 진. 실은 지구에서 큰 사건이 하나 일어나서...."

"큰 사건...?"

"아직 듣지 못 한겁니까? 사실은 제 1행성이...

(이하 생략)"

"뭐?! 그럼 거기서 어떻게 빠져나온거야?"

"스타 포스의 도움을 받아 가까스로 탈출했죠."

"아, 나 저 분의 이름을 들어본 적이 있어! 러프스 총사령관.... 스타포스 멤버 중에서 몇 안 되는 제 3행성 출신... 그것도 엄청 높은 저리까지 오르다니! 당신이..."

진이라는 자가 러프스를 가리키며 말했다.

"네, 제가 바로 러프스 대령입니다."

"아이고, 정말 만나서 영광입니다! 혹시 악수라도 한 번...."

"아... 그건 다음에 하죠. 우선 인로우 재단의 기술자인 당신에게 부탁하고자 하는 것이 있어서 왔습니다. 그 뒤에는 빠르게 제 3행성으로 가야하니 그리 여유롭지가 않습니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 연구실로 들어오시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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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브롤스타즈... 라고 들었습니다. 여러분이 왜 지휘관이라는 자가 만들어낸 괴물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을까요? 바로 검은물질은 인간이 만들어낸 무기, 대표적으로 총과 탄환, 이런 것들에 대해 '저항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우리가 아무리 총을 갈겨도..."

갑자기 진이 책상에 있던 권총을 하나 들어 벽에 걸려있던 방탄복을 마구 쐈다.

"방탄복은 소모품이지만, 검은물질은 그렇지 않아요. 걔네들은 저것보다 훨씬, 상상이상으로 질깁니다! 그러니까, 여러분이 가진 현재의 기술만으로는 턱 없이 부족하다~~ 게임에 비유하자면

'파워 인플레'라고 볼 수 있을 겁니다. 어쩌면 전쟁도 하나의 게임이죠.... 앗, 쓸데없는 소리를 너무 많이 했구나.

다시 본론으로 가서, 그래서 저희 연구진은 검은물질의 세포 구조를 조사해 이것들에게 치명적인 물질을 발명해왔고, 마침내.... 완성되기 일보직전! 원래 A. G. C. T. 라고 이름붙였지만 너무 식상하니까, '글로테인'이라고 부르기로 했습니다!

이것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 액체물질을 탄환이라든지 아무 무기에나 묻힌 후, 잠시 뒤면 묻힌 무기가 밝게 빛나게 될 것입니다! 아쉽게도, 직접 실험을 해보려면 검은물질이 필요할텐데 지금은 없군요.... 딱히 부작용이 발견된 사례는 없으니 안심하고 써 주시길!"

진이 글로테인이 들어간 작은 유리 병 수십개를 브롤러들에게 전달한다.

"흠... 혹시 허위광고는 아니겠...지?"

메그가 자신의 메카와 글로테인을 번갈아 보며 말했다. 혹시라도 자기 메카가 고장날까봐 의심스러운 모양(...)

"아, 저는 판매상이 아니라 연구원이랍니다^^ 여러분이 검은물질을 상대하는데 도움이 되라고 주는거니까 써보고 말해주세요~"

"아... 네.... (미소 뒤에 묘한 빡침이 느껴진 것 같기도....)"

"정말 감사합니다. 이 글로테인이라는 것을, 저희 스타포스에서 복제하도록 허가해 줄 수 있습니까?"

러프스가 진에게 손을 내밀며 말했다.

"물론이죠! 스타포스가 인로우 재단에 속하는데, 안 될리가~ 아, 이제 악수 하시는건가요?"

"아뇨, 저한테도 하나 줬으면...."

"아하! 그렇군요... 자, 그럼 여기...

아, 맞다! 여러분, 제가 말 안 한 기능이 하나 더 있는데...."

진이 이번에는 주머니에서 원형장치를 꺼냈다.

"이걸 가지고 다니면 언제든지 연구소와 연락할 수 있고, 제일 중요한 것! 글로테인이 포함된 무기를 연구소에서 이 장치, 워프마커까지 워프시킬 수 있다는 것! 한 번 시험해 보시죠!"

진이 워프마커를 쉘리에게 넘겨주고, 조금 멀리 떨어져달라고 말했다.

"자, 워프마커를 통해 목소리가 잘 들리시나요?"

"네."

"그럼 제가 좀 전에 쓴 권총을 당신이 있는 곳 까지 보내겠습니다."

진이 권총을 전송장치에 밀어넣자 쉘리가 가진 워프마커에서 권총이 튀어나왔다.

"신호는 아주 멀리있어도 잘 전달됩니다! 다만 시간이 지날 때 마다 충전해야 하는게 흠이지만..."

"정말 좋은 물건이네요... 감사합니다."

"뭐, 여러분에게 도움을 주는게 제 일입니다. 이 외에도 잡다한게 많으니 필요할 때마다 연락 주시죠."

그렇게 진의 발명품을 전부 살펴보았고.... 이제는.....

"자, 그런데 대령께서는 왜 제 3행성에 가시는겁니까?"

"인로우 재단의 수장인 '지노므'께서 제 3행성이 이그자일드의 다음 타겟이 될거라는 정보를 입수했습니다. 그래서 그리로 출동하라 명했습니다.개인적인 이유로는 제 고향이기도 하고요."

"아, 알겠습니다. 행운을 빌죠.

그리고... 타라! 넌 여기 남아서 내 연구 좀 도와줄래? 이왕이면 샌디도 같이!"

"네?! 아뇨, 저는...."

"지금 연구소가 나 혼자라서 많이 힘들어. 어차피 내 새로운 기술을 가지게 된 브롤스타즈인데, 너 하나... 아니, 너희 둘 빠진다고 크게 바뀔 것 없어! 직접 전장에 나서지 않아도 무기들을 워프시켜 서포트 할 수 있잖아, 안 그래? 제발.... 우리 절친이였잖아~"

"...... 혹시라도 발명품이 실패하면?"

"그땐.... 전부 제 책임이겠죠. 하지만 제가 기술자의 명성을 걸고 보장합니다! 자그마치 5년동안 만든 기술인데...."

"알겠습니다. 그럼 저는 여기 머무르도록 하죠."

결국 타라는 스타포스에서 나와 연구소에 머무르기로 하고, 샌디도 혼자 다닐수는 없기에 타라를 따라갔다.

"모두들 이륙 준비를 하겠습니다! 어서 전투기에 탑승하시죠."

드디어 새로운 목적지... 제 3행성으로 가는 것이다....!

그러나 제 3행성에 가는건 스타포스만이..... 맞다?

"좋아~ 스타포스가 미끼를 물었나? 여기저기 떡밥을 뿌리고 다니니까 알아서 제 3행성으로 가네? 우리가 이제 해야할 일은 방비가 허술해진 제 2행성을 점령하는 것.... 거기 사람들은 이제 곧 독 안에 든 쥐꼴이지!"

"콜레트, 레온은 깨어났나?"

"아직. 그래도 이제 슬슬 깨어나는 것 같은데?

맞다! 그러고보니 우리 동료가 된 사람이 레온 말고도 2명 더 있지?! 근데 그 중 한 명은 전에 만난 적 있는데, 악연으로 얽혀있지.... 나머지 하나는 아직 철 들기 전의 어린 애.... 개인적으로 둘 중에 어린 애가 더 맘에 드는걸?"

"차별하지 말고, 일단 레온 상태부터 확인해."

"오! 이제 일어났어!"

드디어 깨어난 레온. 그러나 이제 눈빛에는 후회도, 눈물도 없었다. 왜냐하면..... 그의 마음은 이미 욕망과 복수심으로 가득 차 있으니까.

"적은 어디있지...."

레온이 그림자에 가려진 표정 뒤에서 먹잇감의 찾아 배회하는 야수처럼 말했다.

"이제 곧 만나게 될거야! 너가 하고 싶은대로 해! ....그래도 저 게놈의 조각은 건드리지 말고."

어째서인지 레온은 콜레트를 바라보다가도 한 번씩 정화작업이 진행 중인 게놈의 조각에 눈길을 보내는데....

제 3행성으로 출발하는 스타포스. 하지만 거짓정보를 흘린 이그자일드에 의해 제 2행성은 위기를 겪게 되는데.... 다음에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