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4.4 신캐 - 한운 / 가명

한운 ‧ 소식을 전하는 선학

리월항의 새 주민

한운에 대해 물으면 사람들은 그녀를 이렇게 표현한다. 올림머리를 한 키 큰 여자, 안경을 쓴 공예가, 말 많은 새 이웃…. 저마다 말이 다 다르지만, 종합해 보면 사람들 눈에 비치는 그녀는 재미있고 말이 많으며, 마음씨가 따뜻하고 친화력이 좋은 인물이다.

하지만 한운의 생각은 그렇지 않다. 그녀는 자신이 말주변이 없고 겸손하며 강직하다고 생각한다. 또한 기관술 외에도 다양한 재주를 가지고 있다는 것 또한 뭇사람들의 말과 크게 다른 점이라 믿는다.

어떤 자들은 결코 평범하지 않은 한운의 언행에 그녀가 여협객이라 확신하고, 강호에서 이미 유명세나 별칭을 가진 자가 아닌지 수소문하기도 했다.

왕생당 객경에게 묻자, 객경은 손을 내저었다. 「한운? 잘 모르지만 이름만 들어도 왠지 좋은 사람일 것 같군」

옥경대의 평 할머니에게 묻자 할머니는 고개를 끄덕였다. 「한… 아아, 한운? 알지. 참 좋은 사람이란다. 한운과 잘 알고 지내면 삶이 더욱 평안해질 게다」

감우에게 묻자 감우도 고개를 끄덕였다. 「훌륭한 협객이세요. 세상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분이라 이름을 감추고 리월항에 머물고 계시죠」

신학에게 묻자 신학은 생각에 잠겼다. 「한운… 강한 분이야. 절대 그분을 거슬러선 안 돼」

사람들의 추측이 틀린 건 아니었다. 사실을 아는 자가 적었을 뿐, 한운은 정말로 유명한 존재였으니까. 한 글자만 바꿔서 그녀를 「류운」이라고 칭한다면 모두가 바로 그녀의 정체를 알아채고 연신 찬사를 늘어놓을 것이다. 「류운차풍진군을 누가 모르겠소! 의협심이 강하고 고귀한 존재시지. 기꺼이 연을 맺고 싶구려!」하고 말이다.

그렇다면 한운에게 직접 물어보자. 「당신은 여협객인가요? 아니면… 선인인가요?」

이 새로운 주민은 자부심이 가득 담긴 영롱 탕솥 발명에 몰두하느라 정신이 없다. 그녀는 이 질문을 터무니없다고 일축하며, 이모는 바쁘니 방해하지 말라고 말한다.

영롱 탕솥이 무엇인지 제대로 아는 사람은 없다. 단지 평범한 냄비보다 더 뛰어난 맛을 자아낸다고만 알려졌을 뿐이다. 그러니 영롱 탕솥의 등장이 리월 미식계에 얼마나 큰 충격을 선사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아는 이는 없지만, 한운이 대단하다고 하니 대충 그럴 것이다.

「성에 새로 온 주민? 아아, 류… 아니, 한운 말이구나. 행여나 평소 모습만 보고 오해하진 말렴. 무슨 일이 있을 땐 참 믿음직한 사람이거든. 너도 곤란한 일이 생기면 찾아가 보도록 하려무나. 분명 기꺼이 도와줄 게다」

——평 할머니

◆ 이름: 한(閑)운

◆ 호칭: 소식을 전하는 선학

◆ 리월항의 새 주민

◆ 신의 눈: 바람

◆ 운명의 자리: 한(閑)학자리

가명 · 고개를 치켜든 산예

검갑 호송국의 표사

리월항 거리를 걷다가 북소리가 들리면 따라가 보는 것도 좋다. 가명의 멋들어진 짐승춤 공연을 볼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짐승 탈을 쓴 가명이 머리를 흔들고 눈을 치켜뜨면 마치 산예가 잠에서 깨어나는 듯하다. 그가 표현하는 희로애락의 감정과 놀라운 몸짓은 하나하나가 관중들의 마음을 움직여, 절로 박수갈채를 보내게 만든다.

「여러분, 성원 감사합니다! 짐승춤 공연이 필요한 사장님께서는 언제든지 저희 『열혈 짐승춤꾼단』을 찾아주세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공연에 박수 외의 다른 수익은 없다. 그래도 가명은 크게 개의치 않고, 관중들의 발걸음이 이미 그에 대한 인정이라고 웃으며 말한다.

인파가 흩어지고 짐승 탈을 벗으면 가명은 「표사」의 신분으로 돌아가, 남은 화물 운송 건이나 곧 출발해야 하는 고객 호송 건이 얼마나 있는지 업무 일정을 꼼꼼히 확인한다. 일반적으로 시간이 남으면 그는 신월헌에 가서 아침 차를 마시며 간단한 식삿거리를 시키고, 친구들과 함께 소소한 잡담을 나누곤 한다.

가명에게 있어 유롱항부터 리월항까지 화물을 운송하는 표사 일은 식은 죽 먹기나 다름없다. 하지만 「열혈 짐승춤꾼단」의 결정권자로서 짐승춤을 리월항에 널리 알리는 일은 아직 갈 길이 멀다….

그러니 일단은 차부터 한잔 마시는 게 좋겠다.

「전설 속의 짐승처럼 눈도 좋고 귀도 밝아 사방을 멀리까지 내다보더군요. 또 도적들을 두들겨 팰 땐 그 기세가 마치 액을 몰아내려 찾아온 상서로운 사자 같았습니다」

——가명에게 안전하게 호송되어 온 상단이 검갑 호송국에 전한 감사패

◆ 이름: 가명

◆ 호칭: 고개를 치켜든 산예

◆ 검갑 호송국의 표사

◆ 신의 눈: 불

◆ 운명의 자리: 사자춤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