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이한겜] 자동사냥은 없다, 직접 베는 쾌감 '언디셈버', 하지만...서버가 속 터진다

공략을 찾아본 게임이 얼마만인가

느슨해진 게임업계에 언디셈버가 던진 화두

서버 문제만 해결하면 장기흥행도 가능할 듯

기자의 전사 캐릭터 / 사진=이성우 기자

모바일 RPG에서 자동사냥이 기본값이 된지 얼마나 됐을까. 이제는 자동사냥이 없는 게임은 상상하기 어려울 지경이다. 한때 매크로, 부정행위로 여겨지던 자동사냥은 이제 바쁘디 바쁜 현대사회에 게이머들을 사로 잡기 위한 어쩔수 없는 선택으로 여겨지고 있다.

그런데 여기 자동사냥을 과감히 배제하고 작품성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임이 등장했다. 바로 지난달 13일 출시된 언디셈버다. 이 게임은 라인게임즈가 서비스하고 니즈게임즈가 개발한 핵앤슬래시 RPG다. RPG 본질을 강조, 직접 콘트롤을 통해 얻는 재미를 극대화하겠다는 기조 아래 탄생했다.

출시 3주차를 맞은 언디셈버는 자동사냥 없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았을까? 확실한건 기자의 마음은 어느정도 사로잡았다. 자르고 베는 '손맛'에 반한 것. 다만 언디셈버는 서버관리에 아주 미흡한 모습을 보였다. 자주 터지는 서버 때문에 퇴근 후 게임을 즐기지 못한 기자의 속도 터졌다.

처음 접하는 '핵앤슬래시'...'직접 콘트롤 쾌감 있네'

언디셈버는 기자가 중학생 시절 '디아블로2'를 30분 정도 한 이후 처음 접하는 핵앤슬래시 게임이다. 당시 투박하고 그로테스크한 디아블로2 그래픽에 대한 거부감이 있었다. '테일즈위버'나 '포레스티아' 같은 아기자기한 그래픽의 게임을 좋아했다. 그래서 남들이 다 하는 핵앤슬래시 장르의 명작 디아블로2를 하지 않았다. 핵앤슬래시 장르에 대해 전혀 모른채로 언디셈버를 시작한 것.

기자의 전사 캐릭터가 회오리 바람 스킬을 쓰는 모습 / 사진=이성우 기자

게임을 켜고 튜토리얼을 진행하면서 핵앤슬래시가 무엇인지 단번에 느꼈다. 핵앤슬래시라는 말 그대로 '자르고 베는' 재미가 쏠쏠했다. 타격감도 물론 좋았다. 모든 클래스의 스킬을 써보고 빨리 캐릭터를 키워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자는 튜토리얼에서 전사의 스킬 '회오리 바람'으로 다수의 몬스터를 사냥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전사 클래스를 선택했다. 디아블로2로 따지면 '휠윈드' 같은 스킬이다.

자동사냥 기능이 없어 성장은 더뎠지만, 직접 콘트롤하는 재미가 있어 계속 게임을 찾게 됐다. 한번 시작하면 1~2시간은 금새 흘렀다. '이번 퀘스트만 깨자'가 반복돼서 게임을 끌 수가 없었다. 또 PC와 모바일에서 모두 즐길 수 있는 멀티플랫폼이어서 출퇴근길에는 모바일로, 퇴근 후에는 PC로 언디셈버를 즐겼다. PC로 언디셈버를 하는 것이 큰화면으로 게임을 즐길 수 있고 조작도 편해 훨씬 더 재밌었다. 콘트롤의 재미도 PC에서 더 크게 느낄 수 있었다.

느슨해진 게임업계에 긴장을 주는 언디셈버 게임 난이도

언디셈버는 확실히 자동사냥으로 인해 느슨해진 게임업게에 긴장감을 주는 게임이다. 단순하게 돈과 시간을 들여 천편일률적으로 강해지는 것이 목표인 보통의 MMORPG와는 달리, 언디셈버는 ▲스킬 룬 ▲링크 룬 ▲조디악 등을 어떻게 조합할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었다. 언디셈버를 개발한 니즈게임즈는 '스킬 룬'과 '링크 룬'을 활용한 자유로운 성장 방식을 강조한 바 있다.

다양한 스킬 룬과 링크 룬, 생각보다 조합하기 어렵다. / 사진=이성우 기자

실제로 언디셈버에서는 스킬 룬과 링크 룬으로 다양한 조합을 만들어낼 수 있다. 스킬 룬에 슬롯이 어떤 색깔로, 어떤 방향으로 부여돼 있는지에 따라 다양한 조합을 구성할 수 있었다. 링크 룬의 종류도 다양해서 앞서 언급한 '회오리 바람' 스킬 룬에 생명력을 흡수하는 링크 룬을 연결할 수도, 공격 피해량이 증가하는 룬을 연결 할 수도 있다. 또 스킬 룬에 슬롯이 여러개가 붙어있다면 생명력을 흡수하는 룬과 공격 피해량 증가시키는 룬을 동시에 연결할 수도 있다.

보스 레이드에서 획득한 전설 무기 / 사진=이성우 기자

사실 최근 나온 모바일 MMORPG를 하면서 공략을 봐야겠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다. 난이도가 그렇게 높지 않아서 어떤 스킬을 찍어야 하고, 어떤 스텟을 올려야 하는지 쉽게 알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언디셈버는 ▲무기의 종류 ▲링크 룬의 종류 ▲조디악 특성 등 고려할 것이 너무 많아서 다른 게이머들이 올린 공략을 보지 않을 수 없었다. 쉬운 게임에서만 재미를 찾던 내가, 오랜만에 쉽지 않은 게임에서 재미를 찾았다.

서버가 터지면 게이머 속도 터진다...안정화되고 있는 점은 다행

이렇게 재미있게 언디셈버를 즐겼지만, 게임에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서버문제다. 사실 이건 게임성의 문제는 아니다. 게임은 충분히 재미있다. 게임 난이도도 너무 쉽지도 않으면서, 또 너무 어렵지도 않게 잘 맞췄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이 모든 장점을 깎아먹는 것이 바로 서버 운영이다.

언디셈버는 출시 첫날부터 삐걱댔다. 서버가 거의 하루종일 터져있었던 것. 기자는 언디셈버 출시 첫날에는 게임에 접속도 못했다. 이날 언디셈버 측은 이용자 접속이 몰린 것에 더해 해외 IP 공격으로 서버가 터졌다고 해명했다.

언디셈버 공지사항/ 사진=언디셈버 홈페이지

이후에도 서버 불안정으로 인한 임시점검과 긴급점검은 계속됐다. 게임을 하고 싶어도 할 수가 없었다. 서버 불안정 때문에 게임을 즐기는 와중에 몬스터가 움직이지 않거나 갑자기 캐릭터가 죽어버리는 등의 문제도 나타났다. 오랜만한 할만한 RPG를 만났는데, 언디셈버 서버가 터질 때마다 게이머로서 속도 터졌다. 서버가 터져서 게임을 못하는 일이 반복되니 언디셈버 자체의 매력도 반감되는 것 같았다.

서버 렉 때문에 몬스터들이 우두커니 서 있다. / 사진=이성우 기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시간이 지날수록 서버가 안정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임시점검이나 긴급점검의 빈도수가 출시초보다는 확실히 줄었다. 이번 설 기간에는 언디셈버를 즐기는데 크게 문제가 없었다. 그래서 30레벨을 달성하고 레이드도 즐겨볼 수 있었다. 지난 1일 기준 언디셈버는 구글플레이 매출순위 11위를 기록했다. 과금 요소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꽤나 높은 매출을 내고 있는 것. 언디셈버가 서버 안정화 문제를 잘 해결한다면, 장기 흥행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당분간 게임을 접을 생각이 전혀 없다. 장기흥행에 힘을 보태볼 생각이다.

이성우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