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국내 동인행사 '코믹월드'와 블루 아카이브

어릴적, 막 서브컬쳐를 즐기기 시작할 즈음엔 도무지 갈 여건이 되지않는 일본의 '코믹마켓' 대신

대리만족을 안겨주었던 국내 동인행사 '서울/부산 코믹월드'.

코미케에 비하면 코딱지수준인 규모로 볼거리든 살거리든 별 게 없는 행사지만 그럼에도 국내 동인행사 기준으로

거의 독보적인 포지션을 유지하고 있기에 그만큼 배짱장사를 이어가며 편의든 운영이든 밥말아먹는게 전통이라

얼마 안되어 자연스레 발길을 끊었었다.

그런데

아! 이건 진짜 ㅋㅋㅋ

블루아카이브의 공식/인기작가들의 합작 부스 + 기업 차원에서 공식적으로 여는 행사라는 정말 엄청나게 고민하게

만드는 조합이었지만 어째서 하필이면! 행사기간에 상견례라는 가족행사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참았다...

그리고 그건 행운이었다.

블루아카이브 7만 결사대의 위용이 어디 안가는지 정말 엄청나게도 몰려갔는데,

이 인파가 코믹월드의 환상적인 운영을 만나 자연스럽게 대환장쇼가 개최된 것이다.

당연한 듯이 없는 질서와 통제에 따라 무수히 일어나는 새치기

를 꼭두 새벽부터 하고 있는 수많은 참가자들을 비웃는 천룡인

들은 당연하게도 역겨운 되팔렘으로 전향하니, 자연스럽게 하루종일 줄서고도 못받은 사람들의 성토가 쏟아지고

(아 물론 천룡인 말고도 되팔렘은 많았지만 'n번째 구매자'를 자랑하는 그들이 가장 역겨웠다.)

운영측은 과오를 부스 작가들에게 바로 떠넘겨버리며 마지막 점을 찍었다 ㅋ

그 외에 끊어놓은 대기줄 셔플, 방치, 강제해산 등 몰루파티는 곧바로 대환장파티가 되었고

반드시 얻고자 밤부터 거의 맨 앞에서 텐트쳐가며 죽치고 있던 사람이 천룡인 + 새치기로 순식간에 100번대로

밀려나자 복창을 터뜨리고 귀가한 것처럼, 애써 줄서고도 엿같은 상황에 바니바니 해지는 사람도 속출하는 와중에

(텐트좌와 배째라스탭의 대치는 누가 잠시 유튜브에 숏영상으로 올렸었는데, 목소리가 정말;...)

본인들은 최선을 다했다는 지나가던 개도 기가찰 변명이나 하는걸 보며 여전히 쓰레기같은 행사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와중에도

이례적으로 코믹월드에 기업부스를 내기로한 넥슨은 행사 짬밥이 어디 안가는지 예상 이상의 엄청난 인파에도

곧장 무너지지 않는 넉넉한 물량을 준비했으며, 그 외에도 공식 sns를 통해 실시간으로 일정을 공지, 무려 이틀내내

개발자와 PD가 직접 선두에 나서서 지휘하고 팬서비스를 소화하며 해이한 스탭을 단속하는 모습을 보이는 등

누가봐도 최선을 다했다 라고 여길만큼 잘 소화해내어 동인행사관련 떡밥으로 최악의 분위기로 치닫던 커뮤니티를

웃음과 훈훈함으로 덮어버리는 기염을 토했다.

뒤에 밝혀진 기업부스 관련으로도 더러운 운영행태에도 이정도 해내는 모습을 보니

네코제나 지스타 등과 연계하거나, 아예 따로 온리전을 열지도 모르는 차후 행사는 물론

PD가 초장부터 꾸준히 추진해온 IP확장 관련 행보가 더욱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