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산 MMORPG로 中 대륙서 웃었다...수출 역군으로 올라선 넥슨 메이플스토리M

사진=넥슨

블루아카이브를 필두로 메이플스토리M까지 대륙에 내놓은 넥슨의 '중국 굴기'가 현실화하는 모습이다. 던전앤파이터의 장기흥행이 굳건한 가운데 신규 모바일 게임, 특히 한국산 게임이 약점을 보이고 있는 중국 MMORPG 시장에서 성공 사례를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상당하다는 평가다.

26일 글로벌 모바일 데이터 분석 플랫폼 센서타워에 따르면 '메이플스토리M'은 2016년 10월 한국 시장에 처음 출시된 이래 이달까지 전 세계에서 누적 매출 6억 달러(약 8000억 원)를 달성했다. 무엇보다 지난달 중국 출시 후 한달새 약 733억원 가량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넥슨 '메이플스토리M(중국명 모험 섬: 단풍 전설)' 중국 버전은 출시 한달이 지난 지금도 애플 앱스토어 매출 6위에 랭크돼 있다. 이 게임은 중국 현지에서 1000만명 이상의 사전 예약자를 모으며 초반 이목을 끌었고, 출시 직후 매출 상위권으로 치솟으며 국내외 게임시장을 놀라게 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에서 흥행한, 같은 넥슨그룹사 게임 '블루아카이브' 중국 버전의 흥행 기록을 넘어서며 장르적 한계도 뛰어넘었다는 평가다. '중국에서 한국산 MMORPG는 통하지 않는다'는 세간의 우려까지 불식시켰다.

사실 메이플스토리M은 글로벌 누적 다운로드 7700만 건과 국내 구글플레이 최고 매출 2위를 기록한 인기 모바일 MMORPG다. 이미 IP 측면에서 중국 대중에게도 익숙하다는 평가다. 원작 특유의 게임성을 그대로 구현한 그래픽 아트, BGM과 함께 새롭게 확장된 스토리와 게임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특징이다.

또한 넥슨은 중국 현지화 작업에 공을 들였다. 중국 이용자에게 익숙한 다수의 콘텐츠를 준비하고, 동시에 지난 7월 28일부터 31일까지 상하이에서 열린 게임쇼 '차이나조이'에도 게임을 출품하며 현지 마케팅에 사활을 걸었다.

무엇보다 그간 중국에서 사랑을 받은 서브컬쳐-FPS가 아닌 한국산 MMORPG가 통했다는 점에서 업계의 기대감이 상당하다. 넥슨 뿐 아니라 엔씨소프트, 펄어비스, 카카오게임즈 등 다수의 국내 개발사들이 MMORPG를 통한 중국 진출을 타진 중이기 때문이다.

증권가의 한 관계자는 "넷마블 신석기시대를 비롯, 과거 PC 원작 MMORPG가 이 정도로 흥행하는 모습을 보면 기존 시장에서 수명을 다한 것 같았던 한국 MMORPG IP에 여전히 기회가 있다는 느낌이 든다"며 "중국 퍼블리셔도 한국 MMORPG 수입 니즈가 있을 것이고, 추후 중국 게임 시장 분위기가 개선된다면 다음에는 MMORPG의 수혜를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넥슨은 여기서 그치지 않고 메이플스토리 IP의 중국 진출에 속도를 낸다는 계획이다. 신규 메이플스토리(중국명 모험도 / 셩취게임즈 퍼블리싱) 출시를 준비하는 한편, 올해 3월에는 HTML5 게임 '메이플스토리H5'의 판호까지 따낸 상태다. 이 게임은 앱이 아닌 웹으로 작동하는 방치형 액션역할수행게임(RPG)으로 중국 게임업체 라스타가 서비스한다.

넥슨 관계자는 "모험도의 현지화 부분은 텐센트, 세기천성과 긴밀하게 협의하여 원작의 감성을 최대한 충실히 전달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며 "기존 다른 국가 서비스에서 누적된 풍부한 콘텐츠를 빠르게 업데이트하는 것과 더불어 중국 이용자들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수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