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관호의 '선택과 집중' 속도...위메이드 '미르M' 서비스 종료 예고
사진=미르M 홈페이지
'미르M'이 운영 종료 방침을 밝혔다. '선택과 집중'을 올해의 키워드로 내세운 위메이드가 옥석 가리기에 나선 모습이다. 불확실한 요소를 경영계획에서 배제하고, 가능성이 높은 분야에 승부를 걸겠다는 박관호 회장 체제가 본격적으로 자리잡는 분위기다.
'미르M' 운영진은 16일 오전 공식 사이트를 통해 "그간 부족하고 아쉬운 점이 많았음에도 미르M을 사랑해 주신 모든 용사님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 감사와 사과의 말씀을 함께 드린다"며 올해 연말까지 서비스를 지속하겠다고 공지했다. 이 과정에 별도의 업데이트는 진행되지 않는다.
운영진은 "최근 미르M의 향후 개발 및 서비스에 대한 심도 깊은 고민과 논의를 거듭하였으나, 안타깝게도 현재 상황과 여력으로는 용사님들의 기대에 부합하는 안정적인 서비스나 새로운 즐거움을 드릴 콘텐츠 및 시스템의 지속적인 업데이트를 이어나가기는 어렵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동안 미르M을 즐겨오신 용사님들께는 죄송스럽게도 미르M 서비스에 대한 마무리를 하나씩 준비하고자 한다"고 했다.
이어 "미르M 서비스 종료가 예정된 연말까지 용사님들께서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미르M에서의 플레이를 이어가실 수 있도록 현재의 서버 운영 등은 그대로 유지하고자 한다"며 "원활한 플레이를 위해 기존의 콘텐츠 및 시스템 중 일부를 조정·변경했다"고 설명했다.
조정된 내용은 ▲1종 임무수행서를 제외한 모든 유료 상품 판매 종료 ▲특정 콘텐츠를 금화 대신 다른 인게임 재화로 이용할 수 있도록 변경 등이다. 그동안 유료 상품으로 판매했던 상품들에 대한 판매 종료로 인해 이후 게임 플레이 상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최소화 하기 위한 조치다.
'미르M'은 위메이드엠이 개발하고, 위메이드가 퍼블리싱을 맡아 2022년 6월 23일 국내 서비스를 시작한 뒤 2년 가까이 서비스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이날 돌연 서비스 중단 소식을 알려 궁금증을 자아냈다.
'비용 효율화' 노선 시동...박관호 체제 속도전 나서나
서비스 중단 배경엔 새롭게 위메이드 방향키를 잡은 박관호 회장의 운영방침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박 회장은 앞서 경영 일선에 복귀하며 비용 효율화를 강조한 바 있다. 지난 7일 진행된 1분기 실적 발표자리에서도 이같은 방향성이 드러났다.
박관호 위메이드 회장/사진=위메이드
'미르4'와 '미르M'의 중국 서비스 계획을 적극적으로 가이던스에 포함하지 않으면서 위메이드가 중국 시장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뜻을 전한 것. 박 회장은 "중국 매출 비중이 상당 기간 높았지만, 중국은 정치적·정책적 리스크가 많고 게임이 성공해도 제때 돈을 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며 배경을 설명했다.
거듭된 매출 신장 속에 '알짜 시장'인 중국을 계획 일선에서 제외하면서 '선택과 집중' 전략을 내세웠던 박관호 대표 체제의 결단이 두드러진 것으로 해석된다. 위메이드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72% 상승한 1613억원을 기록했다. 전 분기와 비교해도 448억원 증가했다. 이와 함께 영업손실폭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했지만, 수익성 향상을 통한 추가적인 실적 개선 과제가 남아있는 상황이다.
'미르M' 국내 서비스 종료도 이같은 분위기 속에 나온 계획으로 풀이된다. 위메이드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흥행 지속과 함께 오는 3분기 '레전드오브이미르'를 출시해 실적 개선을 이끌 예정이다. 또 가상자산 '위믹스'를 발행하고 블록체인 게임 플랫폼 '위믹스 플레이'를 강화·확대해 성장을 도모한다.
'토크노믹스' 개편 방안도 주목된다. 게임이 흥행하면 게임에 활용되는 메인토큰 가격도 상승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컨퍼런스콜에서 나온 것. 이에 따라 위메이드 실적 개선 선봉에 선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의 토큰 가격 상승이 추가 유입을 낳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될 가능성도 제시했다.
박 회장은 "토큰에 대한 수익을 기대하고 게임에 들어왔다가 재미를 느껴 정착하는 경우도 많아서 마케팅적으로도 효과가 있다"며 "향후 게임이 잘 설계돼서 토큰 가격이 오르면 그 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관호 체제의 새로운 사업 노선이 추가적인 변화를 불러올지 기대되는 대목이다.
임경호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