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릭컬 리바이브 1주년 돌잔치 행사 후기 #굿즈 수집 #1주년 축하해요 #덕질 예찬 #게임 추천
여는 글: 덕질에 대하여
"자네는 무엇을 덕질하는가?"
비평 수업 때 교수님이 수업 시작 전에 던진 질문이었다. 당시에는 침착맨을 좋아해서 나 혼자 대답했는데 교수님은 박수를 치더니 "자신만의 종교가 있다니. 자네는 구원 받았군!"이라고 말했다.
"좋아요. 당신의 삶이 그렇게 괴롭다는 것은 알겠어요. 정말 힘들겠군요. 만약 제가요. 당신을 삶을 산다면, 삶을 포기하고 싶을 정도였을 것 같아요. 그럼에도 당신이 살아 있는 이유가 뭔가요?"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의역한 내용이다. 이 괴로운 삶 속에서 내가 살아있는 이유. 누군가에게는 가족이고 누군가에는 강아지일 수도 누군가에게는 종교 때문일 수도 있다. 그리고 대다수는 덕질이 그 힘이다.
덕질은 삶을 이롭게 한다. 교과서 속 정의로운 세상도, 판타지 속 환상적인 경험도 우리네 인생은 없다. 삶은 대부분 고통이고 처참하다. 쇼펜하우어의 "삶은 괴로움과 권태를 오가는 시계 추이다"라는 말처럼. 그러한 무수한 괴로움과 권태 안에서 우리는 덕질이라는 새로운 구원을 찾는 것일지도 모른다.
종교는 낡았고 철학은 재미없다. 이미 그곳의 재미는 소수의 기득권층이 독식하는 체제를 만든지 오래이며, 종교는 종교다움을 잃었고 철학은 철학다움을 잃었고, 그 빈자리를 새로운 세계관을 보여줄 수 있는 대상을 채웠다. 게임, 아이돌, 음악, 예술, 작가 등 수많은 대상은 그 자리를 이미 상당 부분 대체한지 오래이다.
나에게는 트릭컬 리바이브가 오늘의 덕질 대상이며 다른 말로 종교이다. 이번 행사는 일종의 부활절과 같다.
트릭컬 리바이브 1주년 돌잔치 행사를 다녀왔다
사실, 행사에 대해 쓸 말은 별로 없다. 아쉬운 점도 있었고 답답한 운영 방식도 있었지만, 행사를 기획하고 준비하는 업을 하는 사람으로서 충분히 납득될만한 내용이었다.
행사 입구. 수많은 덕후들이 줄을 서 있었다. 게임 덕질이 무릇 그렇듯 남성이 99%이다.
대표 캐릭터로 꾸며진 팝업 스토어 입구 모습. 미니게임을 기다려서 할만한 애정은 없기에 패스~
굿즈들. 오른쪽에 있는 것은 멜룬다고라는 쿠션인데 12만원임에도 굉장히 많이 팔렸다. 이런 걸 왜 사느냐? 당연하다. 이곳에 온 사람들에게는 이게 성유물이다.
모아둔 트릭컬 굿즈들.. 이렇게 봐도 100만원 이상은 이곳에 쓴 것 같다. 나에게는 이곳이 성소이다.
앞으로도 트릭컬 리바이브 잘 되었으면 좋겠다
이 게임을 시작한 지도 어엿 5개월이 다 되어간다. 이제 소위 상위권에 해당되는 전투력을 가졌고 큰 애정을 가지고 재밌게 즐기고 있다. 언제까지인지 모르겠지만, 지금의 나에게 트릭컬은 살아가는 큰 이유이다. 만약 누군가가 "이 힘든 인생을 왜 사느냐"라고 묻는다면, "트릭컬 다음 업데이트 보고 싶어서"라고 말할 정도로.
비하인드 스토리
티켓에 도장 다 찍어서 회사 직원으로 보이는 분한테 물어봤던 게 어이가 없으면서도 웃겼다.
"이거 다 찍으면 뭐 주나요?"
"아......음...아! 저의 칭찬? 잘하셨어요! ㅋㅋ"
맺음 글
앞으로 체험 수업 전문가로 콘텐츠 개발을 하면서 이런 트릭컬 행사를 공동기획한다거나 다양한 방식으로 제안해 봐야겠다. 이번 주까지만 딱 안정화 시기를 마치고 다음 주부터는 원래 다짐한 것처럼, 1주 2제안을 꼬박꼬박 해야겠다. 친구가 말해준 것처럼 나는 체험 수업 만드는 것에 충분한 재능이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