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조 : 워더링 웨이브, 원신이 될 수 없는 이유
최근 쿠로 게임즈는 명조 : 워더링 웨이브 첫 번째 글로벌 클로즈 베타 테스트를 앞두고 게임에 대한 전반적인 소개 및 트레일러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그리고 명조 : 워더링 웨이브는 오픈월드라는 세계를 얼마나 잘 구현했는지 그리고 게임 플레이에 대한 전반적인 간접 경험을 영상을 통해 대략적으로 소개했습니다.
쿠로 게임즈는 첫 번째 작품으로 호요버스의 붕괴3rd의 장르를 자신만의 색깔로 만든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을 출시했고, 중국은 물론 글로벌 시장에서도 나름 성과를 낸 작품이기도 했습니다. 특히 국내에서도 초반 운영 논란은 있었지만, 현재는 어느정도 정상화가 이루어진 모습이며, 지금까지도 꾸준히 매출이 나오고 있는 작품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붕괴3rd와 다르게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이 추구하는 방향성은 달랐습니다. 같은 액션RPG이지만, 붕괴3rd는 [캐릭터성]을 부각했으며,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캐릭터가 가진 [액션성]을 부각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스토리에 대한 몰입도는 압도적으로 붕괴3rd쪽을 손들고 싶을 정도로 캐릭터 하나하나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만,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캐릭터가 가진 액션 플레이를 우선적으로 선보이며 같은 장르임에도 다른 선호도를 경험해볼 수가 있습니다.
뽑고 싶은 비주얼 vs 뽑게 만드는 비주얼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붕괴3rd 모두 신규 캐릭터 비중이 높다보니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뽑게 만들면서도 자연스럽게 과금 유도가 이루어지는데요. 다만,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붕괴3rd에서는 공통된 마음으로 뽑는 기분이 있지만, 다른 마음으로 뽑는 기분도 존재합니다.
대표적으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캐릭터 비주얼, 연출, 압도적인 성능으로 뽑는 경우가 있다면, 붕괴3rd에는 캐릭터 비주얼, 연출, 압도적인 성능과 함께 추가적인 요소가 더 들어갑니다. 그것이 바로 '스토리텔링'입니다. 대표적으로 엘리시아의 코스튬의 경우 비주얼도 비주얼이지만, 엘리시아의 스토리에서 담겨진 마음 그리고 그 감동이 자연스럽게 캐릭터를 뽑게 만드는 마력, 그리고 스킨으로까지 이어지는 지출까지 더해지니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과 붕괴3rd가 가진 방향성이 다소 다르다는 생각이 듭니다.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스토리가 최근 스토리텔링을 보면 처음 스토리보다는 매력적으로 다가오고 있다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대중적으로 봤을 때 과연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이 붕괴3rd만큼의 매력적인 스토리텔링으로 다가오는가 하면 그건 아니라고 생각됩니다. 붕괴3rd는 '풀 애니메이션'을 통해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캐릭터에 대한 매력을 더욱 이끌고 있으며, 단편 애니메이션이 다가오는 매력은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보다 '대중성'을 띌 수 밖에 없는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그리고 애정의 영역을 극대화시킨 게임이 호요버스의 원신입니다. 풀 애니메이션은 아니지만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깊이 심어줄 수 있도록 5성 캐릭터마다의 전설 임무 그리고 이벤트 스토리를 통해 지속적으로 캐릭터를 노출시키고, 신규 캐릭터마다 5성 기준 최대 3편의 영상을 소개하며 애정의 깊이를 극대화시킨다는 점에서 원신은 붕괴3rd에서 못다한 애정으로 뽑는다의 극대화를 만들어주었고, 결과적으로는 전 세계적으로 사로잡은 서브컬처 게임이 되었습니다. 그 과정 속에서 붕괴3rd가 '캐릭터에 대한 애정이 결과를 보여준다'라는 경험을 쌓았기 때문에 가능한 결과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쿠로 게임즈에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때부터 결핍이 있었던 것이 바로 '캐릭터에 대한 애정'의 척도입니다. 붕괴3rd와 원신은 캐릭터의 애정을 집어넣기 위한 다양한 시도 (영상, 이벤트 스토리 등)을 통해 지속적으로 애정의 결핍을 만들었다면,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은 캐릭터 자체의 성능과 연출만으로 뽑게 만들고, 특히 호요버스 게임보다 다소 저렴한 뽑기 결과를 만들어내며 붕괴3rd보다 부담없이 가챠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결과로 자연스럽게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이 정착하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듭니다.
그러나 오픈월드라는 대규모 자본이 들어가는 게임에서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보다 상당한 비용이 지출될 명보 : 워더링 웨이브가 이전과 마찬가지로 혜자 노선으로 밟고 글로벌 시장에 노린다고해서 과연 통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원신의 경우 붕괴3rd와 다르게 신규 접대도 약간 있긴하지만, '신규 캐릭터'가 없어서 꼽다는 느낌이 들지 않도록 '경쟁' 요소를 배제하고, 고등급의 캐릭터보다 저등급의 캐릭터 비중이 전투에 유리하다는 점 등 혜자 노선을 이미 밟고 있기 때문에 명조 : 워더링 웨이브가 무조건 혜자 노선을 밟는다고 성공하긴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애초에 쿠로 게임즈의 단점 중 하나가 바로 '서브컬처의 매력 중 하나인 '씹덕'스러움이 다소 없다는 점'입니다. 캐릭터의 애정과 매력을 살릴만한 요소가 쿠로 게임즈에서는 부족하다는 점에서 원신이 될 수가 없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만, 애초에 원신의 리스크 중 하나가 바로 '전투의 매력'입니다.
실제로 붕괴3rd나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 같은 액션 게임의 전투의 재미를 끌어내지 못하다보니 전투의 매력에 끌리는 오픈월드 플레이 유저들 입에서는 오히려 명조 : 워더링 웨이브가 가장 큰 기대작 중 하나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리고 전투에 초점을 맞춘 게임 중 하나인 '타워 오브 판타지'의 경우 전투 그래픽이나 여러가지 부족함이 있음에도 최근 업데이트를 통해 어느정도 전투의 매력을 살리고 있는 추세라 명조 : 워더링 웨이브가 출시되었을 때 타워 오브 판타지와 상대가 될지도 주목할만한 포인트가 될 것 같습니다.
타워 오브 판타지가 명조 : 워더링 웨이브와 다르게 'MMORPG'장르라는 점에서 다른 장르와 비교할 일이 있나고 생각되겠지만, 초점 자체가 오픈월드에서 전투의 초점을 맞춘 게임은 원신보다는 타워 오브 판타지가 압도적으로 평가가 좋기 때문에 아마 대다수 타워 오브 판타지와의 비교를 할 유저들도 많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원신은 글로벌 게임으로 성공한 케이스 중 하나가 바로 상당한 비용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이끌어냈다는 점입니다. 알프스 산에 직접 원신 워프 게이트를 세우거나, 서울 세빛섬에서 상당한 이슈를 만들기도 했고, 각 지역별 국가별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이끌어냈다는 점은 현 모바일게임에서 결과적으로 할 수 없는 수준의 상당한 마케팅 비용을 지출하고 그것이 자연스럽게 게임의 브랜딩 성공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퍼니싱 그레이 레이븐의 경우에도 오프라인보다 게임에 집중하여 내실을 다지기만 하지만, 게임 외적인 마케팅은 일부 애니메이션 말고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명조 : 워더링 웨이브에서도 동일한 내실 다지기만 하다간 원신만큼 수입이 나오지 않아 업데이트 볼륨이 크지 않아 불만이 많을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하락세를 이어갈 수 있다는 점에서 명조 : 워더링 웨이브가 단순히 전투만으로의 매력을 어필한다고 결과가 좋을지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
AAA급 게임 개발비용이 들어갔음에도 1년 동안 AAA급 게임 2배 이상의 업데이트 비용을 매년 지출하고 있다는 원신의 행보를 어느 누가 따라갈 수 있을지에 대해 대다수 의문이 들고, 대체 불가능하다는 평가와 원신 스스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 이상은 대체할 수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는 이상, 명조 : 워더링 웨이브는 과연 크로스플랫폼 오픈월드 게임으로서 성공할 수 있을지는 오픈 후 3개월을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