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체 IP 파워에 웃는 '넥슨', 우는 '넷마블'...'던파 모바일'·'히트2' 등이 매출에 기여
지난해 게임사 실적은 썩 좋지 않았다. 경기 침체도 이유지만 코로나19 팬데믹 특수를 누리던 게임업계로서는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해제, 야외활동의 활성화로 인해 게임 플레이 시간이 감소한 것도 실적 약화의 원인으로 꼽힌다.
그런데 게임사들의 지난해 실적발표를 보고 있자니 IP(지식재산권)의 파워가 매출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명 IP를 보유한 업체들은 기본적으로 해당 시리즈 출시만으로도 꽤 큰 반향을 일으킨 것이다. 대표적으로 가장 많은 IP 파워를 자랑하는 넥슨이 3N(넥슨·넷마블·엔씨소프트) 중 가장 견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반면 자체 IP 부재를 인지하고 있는 넷마블은 4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연간 영업적자로 실적을 마감했다.
13일 게임업계에 따르면 3N 중, 아니 국내 모든 게임사 중에서 가장 재미를 본 곳은 넥슨이다. 넥슨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3조3946억원(3537억엔)을 기록하며 역대 최대 매출 기록을 경신했다. 타사가 실적 부진에 시달렸던 것과 전혀 다른 행보다. 이 같은 결과를 낸 데에는 과거 인기작이었던 '던전앤파이터'의 모바일 버전인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왕년의 히트작인 '히트(HIT)'의 속편인 '히트2(HIT2)' 등 흥행 보증수표인 인기 IP의 신작 출시가 영향을 끼쳤다.
'던전앤파이터 모바일' [출처: 넥슨]
'던전앤파이터 모바일'은 글로벌 누적 이용자 수 8억5000만명에 달하는 PC 온라인 게임 '던전앤파이터' IP를 기반으로 만든 모바일 2D 액션 RPG(역할수행게임)다. 출시 후 5개월 만에 구글 플레이스토어와 애플 앱스토어 양대 앱 마켓에서 누적 매출 1억달러를 돌파한데 이어 '2022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대상)을 수상하는 기염을 토했다. '히트2' 역시 지난해 8월 국내 출시 후 양대 앱 마켓에서 매출 순위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인기 IP 작품들이 줄줄이 흥행에 성공을 거두면서 넥슨은 지난해 연간 매출 3537억엔(약 3조3946억원), 영업이익 1037억엔(약 9952억 원), 순이익 1003억엔(약 9629억원)을 기록했다.
여기에 '블루 아카이브'가 일본에서 크게 성공한 데 이어 국내에서도 인기를 끌고 있고 '카트라이더: 드리프트'가 올해 e스포츠 계획을 발표하는 등 끊임없이 흥행 요소가 쏟아지고 있어 올해의 실적도 기대된다.
'세븐나이츠 레볼루션' [출처: 넷마블]
반면 넷마블은 10년만에 적자로 전환했다. 넷마블은 지난해 매출 2조6734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으나 영업손실은 1044억원을 기록했다. 넷마블의 부진은 지난해 기대작으로 꼽혔던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치를 밑도는 실적을 거둔 것, 그리고 지난해 인수한 소셜카지노 게임사 '스핀엑스'도 부진한 성적을 거둔 탓이지만 결정적으로 어느 정도 흥행을 보증해 주는 히트 IP의 부재가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 넷마블은 지난해 1월 27일 제5회 NTP(5TH Netmarble Together with Press)를 통해 신작 라인업 20종을 공개하며 자체 IP 부족을 통감했다고 털어놓았다. 당시 권영식 넷마블 대표는 권 대표는 "그간 넷마블은 자체 IP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넷마블이 초기 퍼블리싱 중심이었던 탓에 자체 IP가 부족했던 것은 사실이다"며 "스튜디오 드래곤과 IP 공동기획한 '아스달 연대기'를 비롯해 애니메이션과 웹툰 전문회사에 투자하는 등으로 IP를 확보하고 있다. 타회사와 함께 IP 공동개발 또는 간접투자해 IP를 대거 확보했으며 선보이는 신작 전체 라인업의 75%가량이 자체 IP"라고 말했다.
'아스달 연대기' [출처: 넷마블]
당시 공개된 자체 IP는 무척 다양했다. 비록 '세븐나이츠 레볼루션'이 기대치를 밑돌았지만 '몬스터길들이기2', '레이븐: 아랑', '모두의 마블2: 메타월드', '아스달 연대기', '신의 탑: 새로운 세계', 'RF 프로젝트' 등이 기대를 모았다. 문제는 이러한 기대작을 다수 공개했지만 출시가 지연되고 있다는 점이다.
다행히 넷마블은 올해 9종의 신작을 선보인다고 밝혔다. 먼저 TPS MOBA 장르인 '파라곤: 디 오버프라임'과 액션 배틀 게임 '하이프스쿼드'를 얼리 액세스 이후 연내 정식 출시할 예정이다.
'나 혼자만 레벨업'. [출처: 넷마블]
또한 상반기 중에 '모두의마블2:메타월드', '그랜드크로스W', '신의탑:새로운 세계' 를 선보이고 하반기에는 '아스달 연대기', '나 혼자만 레벨업:어라이즈', '원탁의 기사', '세븐나이츠 핑거(가제)' 등을 선보이며 실적 턴어라운드를 꾀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