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업하고 읽고 산책하는 일상, 성경책 리폼, 포켓몬고 사파리존, 일산호수공원, 카드지갑 신상 만들기, 집에서 가죽공예
가을밤이 좀만 더 길었으면 좋겠을 때 비효율적인 방식으로 작업을 이어가고 싶을 때 듣는 것이다. 이게 환갑을 바라보는 사람의 목소리라니 ,, 자기연민 쩌는 인터뷰도 웃기고 그래서 좀 좋아하는 영상
글씨가 세로로 적혀 있는 오래된 성경책을 리폼했다. 조부님 소유였던 책을 리폼하여 손자분께 물려드리고 싶다는 의뢰였다. 책의 보관 상태가 좋아서 보수하는데 어려움 없이 튼튼하게 잘 리폼이 됐다. 발행년도로 미루어 보아 거의 40년 가까이 된 책일텐데 분리해서 안쪽을 보니 제본의 방식은 지금하고 크게 다를 바가 없다. 오히려 공업용 본드와 인조가죽으로 양산되고 있는 요즘의 책보다 더 섬세하고 꼼꼼한 만듦새를 엿볼 수 있어서 신기하고 재밌었다. 어떤 귀한 사료를 다루는 기분마저 되었다.
아직 더울 때 밤산책
땀을 흘리며 걷다가 만난 땀 흘리고 있는 나뭇잎들
나처럼 휘적거리고 걷는 사람한테는 뚜껑을 밀봉해 주는 공차가 최고이다. 얼그레이 + 얼음보통 + 당도70% + 펄없이 라지사이즈요
좋아하는 아리조나의 까만색 가죽을 드디어 들이고
샘플을 만들었다. 아이보리 실 / 검은 실 느낌을 보려고 둘 다 만들어 보았는데 역시 아이보리색 실로 꿰맨 것이 마음에 든다. 내가 쓰고 있는 mbt의 5호 실은 사실은 소품을 꿰매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두께이다. 가방 등 큰 제품을 만들 때 사용하는 건데,, 바늘구멍을 통과할 때 실이 도톰할수록 손이 더 아프기도 하고 근데 왜 이렇게 하냐고 하면 그냥 늘 하던대로 좀 돌아갔더니 맘에 드는 길을 발견했을 뿐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금요철야예배 끝나고 한강에 갔다. 랜턴과 랜턴 스탠드까지 챙겨 갔는데 비가 후둑후둑 와서 차양이 있는 벤치로 자리르 옮겨 모기 물려가며 놀았다. 밤 열두시가 다 되어가는 시간에 한강에서 라면 먹으면서 치이카와를 보는 애들이라니
도서관의 신간 코너를 뒤적이고 있는 남편을 스토킹
9월의 반쯤 지나고서야 추석이 정확히 며칠이더라 하고 궁금해져 달력을 바꿔 달았다
윤지가 만든 달력. 달력 선물은 참 좋구나 올려다 볼 때마다 선물해준 사람 생각을 하게 되니까 ㅎㅎ 생각난 김에 지금 당장 10월 달력으로 바꿔주고 온다
마음에 쏙 들어
단추 색은 좀 고민. 니켈 소재가 더 어울릴 것 같지만 내가 그걸 별로 안 좋아한다. 그럼 고민이 아닌 건가
흐린 날 초를 켜고 노래를 크게 부르면서 작업을 했다. 4시간 타는 티라이트는 빡집중해야 할 때 타이머처럼 켜두는 건데 글쎄 눈앞에 불꽃이 호롱호롱 타는 걸 보고 있으면 기분이 좋아져서 그만 농땡이를 치고 마는 것 .
사랑하는 남편의 생일 저녁에는 맛있는 음식 먹고. 좋아하는 동네 빵집의 케이크 나누어 먹었다. 추석 일주일 전이라 항상 마음에 부담이 가득한 생일을 맞게 되는게 괜히 미안하고 그렇다.
초조할수록 머리맡의 책탑이 높아져 가는게 빤하구 웃기다. 김화진 작가의 소설이 마음에 맞고 재밌어서 출간된 걸 전부 찾아 읽고 몇 권은 샀다. 요즘 잘 보는 건 <서재 결혼시키기> <못해 그리고 안 할 거야> 읽다 보면 '내가 이렇게 되려다 그친 건가 이 사람이 먼저 살아보고 대신 보여주는 건가' 싶을 만치 알 듯한 얘기들. 건강하지 않은 독서를 하고 있다는 생각 한다
에이징이 많이 진행된 테골라 색상의 지갑. 1년 넘게 사용해서 전체적으로 색이 진해졌고 광택이 많이 올라왔다. 아리조나는 유분이 많은 밀링타입 가죽으로 특성상 긁힘에 약한 편인데 손끝의 지문으로 긁힌 부분을 문질러 주면 흔적이 조금 옅어지면서 문지른 주변 색이 살짝 짙어진다. 가벼운 스크래치는 없었던 듯이 사라지기도 하지만 사실은 수용하고 간직한 것이다.
헌책방에 갔다가 데려온 손바닥만한 성경책을 새 가죽으로 리폼해 주었다. 조그마해서 가방 안에 넣기 더 좋아졌다. 글씨가 아주 아주 작긴 하지만 .. 쓰다가 안 보이면 모아 물려주지 뭐
릭 오웬스를 좋아하는 막내동생의 부탁으로 만들어본 펜타그램 형태의 키링
녀석의 섬세한 성정을 생각하면서 과연 이정도로 맘에 들어해줄까 걱정하며 꼼꼼히 만들었다. 전해주니 생각보다 더 좋아해서 나도 기뻤다 너무 좋아서 바지에 주렁주렁 달고 다닐거고 두 개만 더 만들어 달란다 차암나
산책할 때 가끔 보는 말 엄청 많은 턱시도
내 가슴을 뛰게 하는 고영 역시 턱시도 너뿐야 ,,,
추석 연휴 첫날 친정에서 음식 하고 저녁에 여의도 한강공원 갔다. 어린이 사진 실력이 늘어 이렇게 마주서서 찍어준다고 하면 이제 제법 기대가 될 정도이다
나랑 엄마
빠삐코 먹으면서 넷이서 멀리까지 걸어다녔다. 밤에 공원에 오니까 행복하다고 말하는 엄마
어머님과 함께 했던 무주 여행도 잊지 못할 것
어린이는 이 날 케이블카를 처음 타봤고 또 ,, 산 정상까지 제 발로 올라본 것도 처음이었다. 자신감이 가득찬 얼굴로 하산하던 순간 아이를 감싸던 공기를 잊을 수 없다. 신기하게도 추석 이후 아이는 매일 자고 일어날 때마다 눈에 보일 정도로 키가 자라고 있다.
전주에서 나
돌아와 곱씹었을 때 좋았던 곳들은 대체로 이름을 모르거나 이름이 없는 곳이었다. 저기 구름 뒤에 보름달이 있다.
운전하느라 너무 고생한 남편 덕분에 나는 옆에서 좋은 풍경 많이 보았어요
동네 서점
연휴 끝나고 첫 성경책 발송은 좀 특별했는데
공정이 너무 번거로워 옵션에서 제외했던 비닐창의 카드칸 대신 날개 부분에 절개를 넣어 카드를 수납할 수 있도록 제작해 드렸다.
가름끈도 세 개
받아보시곤 이렇게 정성이 가득한 후기까지 보내주셨다.
책을 맡기실 때 이포비워크룸을 알게 되어 좋다고 몇 번이나 말씀해 주셨던 것이 마음에 깊이 남는다. 감사함과 기쁨을 더 선뜻 표현했으면 좋을 텐데 제때 그러지 못하고 미련하게 또 여기 적어보구 있다
배송용 상자를 구입하는 곳에서 이런 메시지도 받았다. 아직 상자가 좀 남아있어서 더 구입하지는 않았지만 이런 쫌쫌따리 고객의 상황까지도 헤아려 먼저 이렇게 메시지를 보내주셨다는게 너무 신기하고 감동되었다.
매일 최고 기온이 30도를 넘다가 갑자기 비가 오고는 추웠던 하루가 있었다. 3주차장에 차를 세워 놓고 킥보드 달려 잔디가 푹신한 광장으로
해가 지니 오들들 하게 추워지면서 점점 더 기분이 좋아졌다. 아이와 한참 걷다 돌아온 남편이 건네준 따뜻한 두유를 마시면서 글씨가 안 보일 때까지 읽는다
다음날에도 또 공원에
뭐라도 깜박 잊고 놓고 오기라도 했다는 듯이
거의 2년 넘게만에 들어온 쟝을 만나 놀았다. 어떻게 볼 때마다 순백색에 가까워지고 있는 것인지? 우리는 (내가)가고 싶던 소품샵에 가고 또 (문 닫은)문구점에도 가고 자박자박 걷다가 잠깐 앉아서 아이스크림을 먹고 쬐그만 서점에도 들렀다. 우리가 스무살 언저리에 그랬던 것처럼 했다
이뻐서 자꾸 사진을 찍으니까 이렇게 같이 다니면서 내 사진을 찍어주는 애는 너밖에 없다고 한다
미숫가루 사서 집에 와서 원래 계획은 지갑도 하나 만들어 보자 하고 꽤나 건설적이었으나 그 아침 반나절 산책 좀 했던 것으로 개복치들 비실비실 하여 ,, 그냥 만들어뒀던 것을 되는대로 꺼내주고 이런 얘기 저런 얘기. 그러곤 저녁도 같이 먹고 또 밤 늦게까지 얘기하다가 하룻밤 자고 갔다. 떠올려 보니 꿈같은 하루였네 아쉽고 보고싶네 쟝림아
근처에 있던 사람들이 일제히 나를 따뜻하게 축하해준다. 초조해진 직원이 귀중품 보관실 잠금장치를 열고 상품을 전부 보여준다. 직원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아 나는 마침내 그중 최고로 보이는 것을 고른다. 귀여워서 써봤다
귀여워서 찍어봣다
한때 짐을 쪼금만 가지고 다니기로 소문났던(?)나인데 뭐를 좀 하겠다고 카페에 가서 짐을 풀어놓고 보니 이런 상태이다 살짝 황당한데 또 싫지는 않아서 찍어봄
쬐그만 가방에 되는대로 꾸겨넣고 다니는 맛도 분명히 있다 새로 산 포쉐트에 간식을 잔뜩 집어넣고 외출하고 싶었던 치카와에게 공감을 표하는 바
지난 토요일에는 남편과 아이가 고대하던 포켓몬고의 사파리존에 참가했다. 벌써 세 번째 열리는 사파리이다. 평소엔 남편이 뭔가 진귀한 걸 획득했다던가 신기하다는 듯 뭘 보여줘도 게임에 대해서 잘 모르는 나는 대체로 시큰둥하는데 이렇게 본격적인 이벤트일 때는 또 얘기가 다르다. 아주 어린아이들부터 노인분들까지 종이로 된 피카츄 모자를 쓰고서는 골똘히 핸드폰 화면을 들여다보며 종일 걷고. 사람들이 서로 겨루거나 가진 것을 교환하기도 하는 진지하고 순한 태도를 보고 있으면 너무 귀엽다는 생각이 든다. 행사장 전체에 울려퍼지는 게임 음악은 벅찬 기분을 고조시킨다 ㅎㅎ
이렇게 뭘 열심히 해보겠다고 어른 아이 할것없이 땡볕을 걷고 걷는 하루를 보낸다는게. 어떤 규칙들은 더욱 잘 지켜지기도 하고 또 마음은 좀더 너그러워지고 하는 머랄까 이런 사람들이 만드는 바이브가 참 너무 귀여운 것 같다.
welcome trainers래 이거 나만 벅차요 ?... 후
7시반까지 꽉 채워 즐기고싶은 아빠를 위해서 어린이를 데리고 둘이서 돌아다ㅣ니다가 홀린듯 거대 피카츄 앞에까지 왔더니 여기서 아빠 만남 ㅋㅋㅋ 줄서서 피카츄 앞에서 가족사진 찍었다. 이벤트 시간이 끝나고 피카츄에 바람을 넣어주던 기계를 끄시길래 와아 피카츄 잔다 사진찍자하고 카메라를 켜니 스탭분들이 뛰어다니시면서 피카츄의 잠드는 모습을 지켜주세요 ~ 하시는게 또 너무 커여워서 그래그래 그렇지 하고 핸드폰 집어넣고 얌전히 눈으로 감상 하였다는 이야기
먼가 달달구리한게 먹고싶었던 밤에 쟝ㄹㅣ미가 주고간 바움쿠헨 노나 먹었다 넘 달달 포근했어
아직 스토어에 업로드를 안 했는데 인스타에 하나 올린 게시글을 보시고 구입하고 싶으시다는 분들이 계셔서 만들어 보내드리고 있다. 이런 일 가끔 있지만 ,, 불편을 감수하고 구입하고자 하시는 그 마음이 겪을 때마다 눈물나게 감사한 것 ㅜ 새로운걸 만들었으면 빨리 빨리 짠하고 멋있게 보여드리고 편하게 구입하실 수 있게 하는 것이 장사치의 소관인 것인데 그렇다고 일부러 늦장부리는 건 아니여요 모르겠어요 사실 상세페이지 쓰는게 점점 더 어려워져서요 라고 여기에다라도 소심하게 써봄 ,,,
시장 다녀오는 길에 버스 앉은 자리에 빛이 예쁘게 들어와서 찍어봤다 증말 이쁜 내 지갑 ~,,뽀뽀쪾
여기도 뽀뽀쪾 이분들 바쁜 아침에 머하시는 건지 ?,,
10월은 초장부터 쉬는 날이 오 ㅐ이리 많은 것인가 일한 것도 제대로 논 것도 아닌거같은 일주일을 보내고 나니 다음주에 또 휴일이 기다리고 있는게 왜케 열받는 것인지 절대 다음주말 캠핑장 예약 실패해서 이러는거 아님 사실 맞음 다들 캠핑 언제 접으세요 우리도 좀놀고싶거던요?ㅜㅜ 암튼 배송은 밀려 있지만 애기랑 집에서 둘이 손가락 빨고 있을수가 없어서 영화라도 보러 다녀왔던 개천절 사진 ㅎ ㅏ.. 이번주 마니 힘들었다
완성 사진 못 찍고 보내는 두 권이 아쉬워서 이렇게라도 찍어봤다 좀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렬하게 드는 것을 모른척했다. 손을 빠르게 움직여 착착 택배를 싸고 편의점에 부쳐 놓고. 기다리던 아이를 데리고 병원에 갔다
발등 위로 깨소금만한 빗방울이 몇 개 지나갑니다
불운은 늘 쩨쩨하게 옵니다
무섭습니다 구름이
건드리면 변합니다
그전에 우산을 팔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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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 아닌 내 우산을
들고 나가서 외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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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소리가 쏟아지는 사이
내 처음과 마지막이
젖어 어두워지는 사이
빗줄기가 하나둘
<우산 사세요>, 박연준
가을이 너무 짧을 것 같으니까 한눈팔지 말고 응석부리지도 말고 기운내서 잘 지내봐야지. 이달의 목표 옷장 정리 다음주 안에 꼭 하기. 모아 생일 전에 결혼기념일이 있다는 것을 까먹지 말기. 하고 싶은 일보다 해야 하는 일 먼저 하기. 불행한 척 하지 않기. 상황이 못되게 굴더라도 예쁘게 그럴싸하게 보기. 미지근한 물 마시기. 복권 사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