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3.1 특별방송을 보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에는 수많은 '잘난' 사람이 있다.

수많은 스포츠스타, 만화가, 소설가, CEO, 과학자, 음악가, 아이돌, 개인방송인, 정치인 등

이름만 대면 누구나 아는 수많은 잘난 사람들의 사람을 나는 동경한다.

그에 비해서 나를 비롯한 수많은 범인들의 삶은 너무나도 초라하지 않은가?

단순히 그들보다 유명하지 않고, 돈이 없다고 해서 초라하다는것이 아니다.

난 그보다 더 근본적인 뭔가에서 박탈감을 느끼고 있었다.

사실 3.1 방송을 보면서 갑자기 든 생각은 아니다.

난 그 이전부터, 아주 옛날에도 비슷한 생각을 어렴풋이 해왔다.

다만 이런식으로 내 생각을 글까지 쓰게 될 정도로 강렬한 동경심과 박탈감을 느끼게 한 트리거가 된것이 어제의 3.1 방송이었을 뿐이다.

정확히는 3.1 특별방송을 행복한 웃음으로 진행하는 미호요(현 호요버스)의 류웨이를 보면서 든 이 글을 쓸 결심을 하게 되었다.

TECH OTAKUS SAVE THE WORLD

불과 87년생의 젊은 청년인 이 남성은, 현재 자신의 오타쿠적 기질을 무기 삼아서 전세계를 호령하는 위치에 도달했다.

물론 그의 열정에 순수하게 지원을 아끼지 않은 훌륭한 동료들의 공도 결코 작지 않다.

지금 우리는 저 잘난 사람들에 비하면 너무나도 초라한 사람을 살고있지 않은가?

초라하다고 느끼는것은 내가 저들과 같이 되고싶다는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일본의 한 정치인은 "스테이크를 매일 먹고싶다고 생각하는것은 매일 먹고있지 않다는 뜻" 이라는 명언(?) 을 남기기도 했다.

적당히 공부하고, 적당히 대학을 나와서, 적당히 취직하고, 적당히 결혼하고, 적당히 대출금을 갚으며, 적당히 늙어 죽는 인생.

대부분의 인간은 이미 태어나기도 전에 그 끝을 향하는 시나리오가 정해져있다.

이대로 살면 내 인생도 이렇게 재미없이 끝날것이 분명하다.

혹 누군가가 나에게 "그런 평범한 삶이 행복한거에요" 라고 반박한다면야 난 할 말이 없다.

그러나 나도 이렇게 되묻고싶다.

"당신은 유명한 CEO의 삶을 단 하루라도 살아본적이 있습니까?"

물론 나도 그런 경험은 없다.

그러나

하루 10시간을 노동하고 적당히 월급을 받아가는 인생.

가족 외의 여자에게는 한번도 잘생겼다는 말을 들어본적이 없는 인생.

'그때 노력했으면 성공하지 않았을까?' 하고 후회하면서 죽는 인생.

살면서 뭔가에 '성공하거나 실패' 한적이 없는 인생.

저 대단한 사람들을 보고있자니 내 삶이 너무나도 초라하고, 재미없는 양산형 동화같다.

나는 음악을 좋아한다. 특히 헤비메탈과 영화나 게임의 OST를 매우 좋아한다.

양방언과 함께 찍은 사진. 나는 음악을 굉장히 좋아한다.

만약 먼 훗날 나의 자식에게서 "아빠는 젊었을때 어떤 삶을 사셨나요?" 라는 질문을 듣는다면 나는 어떻게 대답할까?

지금 내 삶이 이대로 흘러간다면 내가 자식에게 보여줄 수 있는것은

1. 나의 젊었을적 사진

2. 내가 좋아했던 낡은 게임들(미래 기준에서는 원신 또한 구닥다리일 것이다)

3. 내가 좋아했던 명곡들

아마 이 3개 정도가 고작이겠지.

이것들중 내가 직접 이뤄내고 만들어낸것은 단 한개도 없다.

나는 남들이 만들어놓은 세상에서 그것을 동경하기만 하다가 볼품없이 죽는것이다.

적어도 "아빠는 젊었을때 헤비메탈을 좋아했단다." 보다는

"젊었을때 헤비메탈을 좋아해서 직접 연주도 하고 밴드도 했단다." 가 훨씬 간지나지 않는가?

그 모습을 동영상으로 남겨서 보여줄 수 있다면 더욱 의미있을 것이다.

류웨이나 일론머스크같은 사람들의 삶은 모든것이 뉴스거리가 되고, 이 세상에 가치를 창출해내고, 후세에 그 스토리가 계속해서 전해진다.

하지만 나라는 사람은 오늘 당장 죽어도 나의 좁은 인맥 외에는 그 누구도 내가 세상을 떠났음을 알지 못한다.

그 중에서도 진정으로 슬퍼해주는 사람은 더욱 일부이다.

직장에서 뿐만 아니라, 인류적으로 보아도 나는 언제든지 고장나면 다른것으로 교체될 싸구려 톱니바퀴 부품에 불과하다.

적당하고 평범한 삶에 만족하는 사람이라면 괜찮겠지만, 불행히도 나는 그렇지 못한것같다.

나는 지금의 내 삶이 불만이고, 이대로 계속 살아가기는 싫다.

나도 저들처럼 무언가의 주인공으로 삶을 살아가고싶다.

배경이 아닌 주인공으로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고민이 깊어진다.

글을 쓰고있자니 문득 조용필의 노래 '킬리만자로의 표범' 의 도입부 가사가 생각이 난다.

[먹이를 찾아 산기슭을 어슬렁거리는 하이에나를 본 일이 있는가?

짐승의 썩은 고기만을 찾아다니는 산기슭의 하이에나.

나는 하이에나가 아니라 표범이고 싶다.

산정 높이 올라가 굶어서 얼어 죽는 눈 덮인 킬리만자로의 그 표범이고 싶다.

자고나면 위대해지고 자고나면 초라해지는 나는 지금 지구의 어두운 모퉁이에서 잠시 쉬고 있다.

야망에 찬 도시의 그 불빛 어디에도 나는 없다.

이 큰 도시의 복판에 이렇듯 철저히 혼자 버려진들 무슨 상관이랴.

나보다 더 불행하게 살다간 고호란 사나이도 있었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