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신 - 소 「나만이 지켜낸 천 년의 계약.」 (단편)

이 글은 원신의 '소'라는 캐릭터의 시점, 인게임 내의 스토리와 글쓴이의 생각과 느낌이 들어간 일부 창작글입니다.

마신의 영향으로 인해 야차들이 스스로를 원망하고 또 서로 싸우며 서로를 죽이는 상황을 중심으로 인게임 내의 스토리를 바꾸어 적은 이야기입니다.

[야차일족은 제군과의 계약에 목숨을 받치리.]

짙은 붉은 색 방안에 검은 무언가가 나를 족쇄어 온다. 나의 육신을 끝없이 조이고 계속하여 부식하는 그 무언가를 나는 평생이라는 시간동안 끝어낼 수 없을지리.

마신이라는 존재는 절대로 죽지않는 법. 봉인이 된다할지라도 그 원한은 끝없이 이 속세에 남아 우리를 끝없이 괴롭힌다.

"그때 내가 조금 더 강했었더라면..."

따스한 햇살이 비추는 곳에 휴식을 취하고있던 나에게 미노는 이런 말을 하였다. '만일 우리가 싸우는 날이 올까?'라며 많은 생각을 하게되는 질문을 나에게 던졌고 부사는 벌난의 말을 듣고는 절대로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며 확신하였지만 며칠 후 실제로 그 일이 우리의 눈앞에 일어났다.

옛 마신전쟁때 한 마신에 의해 생겼었던 원한이 또 다시 우리 야차일족에게 영향을 끼쳤던 것이다. 우리 야차들 중 결국 미노는 마신의 업장을 견디지 못한채 점점 미쳐갔고 힘이 폭주되어갔다. 미노는 자신이 이렇게 될거라는 확신에 그 말을 꺼냈던 것인걸까. 아니면, 이 일이 곧 생긴다는 것을 우리보다 먼저 예상을 했던 것일까.

이미 미칠대로 미쳐버린 미노의 폭주하는 힘을 응달은 막으려 미노에게 뛰어들었고 둘의 힘이 서로 마찰하는 순간 알 수 없는 장막이 펼쳐지며 응달은 자신과 미노를 그 곳에 가두었다. 너무나도 갑작스럽게 일어난 일인 만큼 우린 그 장막을 깨부실 수도 찢을 수도 없었다. 단지 우리는 미노가 원래대로 돌아오고 응달과 같이 살아 돌아오기를 하늘에 빌고 빌며 기다릴 수 밖에 없었다.

나는 미노와 응달이 장막안에서 서로 전투를 할 동안 또 다시 깨어난 마신을 제압하기 위해 홀로 고운각으로 향하였고 내가 전투를 끝마치고 돌아온 그 곳에서 마주한 것은 싸늘히 식어버린 응달과 미노의 시신, 그리고 서글피 눈물을 흘리고있는 벌난의 모습이였다.

"벌난..."

나의 기척에 벌난은 몸을 돌려 나를 바라보았고 내가 없을 동안에 일어난 일을 울먹이며 천천히 설명해주었다.

응달은 미노의 폭주하려는 힘을 막으려다 자신의 힘을 다해 죽었을 것이고 미노도 폭주를 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힘을 다 소모해 죽었을 것이라고 했다. 내가 마신을 제압하러 간 후 몇시간 안되어 큰 폭발음이 들렸고 장막은 요란스럽게 깨지며 응달이 미노를 감싸안은채 생을 마감한 모습이 보여졌다고 나에게 말해주었다. 그리고 부사는 한 편지를 남긴채 사라졌다고 했고 벌난이 이어 말하길, 부사가 남긴 편지의 내용에는 '나도 미노와 유사한 상황이 올 것 같군. 고통이 점차 못 버틸 정도가 되어가. 등사대원수 부사, 난 오늘부터 스스로를 가두고 수행하며 생을 마감하겠다.' 라고 적혀있었다고 했다.

"내가 조금 더.. 일찍..."

"....."

"내가 더... 강했었다면.."

"....."

"내가 더...!"

"금붕...."

"....?"

"너까지 너 스스로를 원망하지마. 너의 잘못도 아니고 저 녀석들이 약해서 저런거니까...!"

"그럼 너의 말은 저들의 잘못이라고 하는건가? 너는 어찌 그리 무책임할 수 있지?"

"사실이잖아. 지금 현재로서는 우리 둘이 서로 돕고살아야되지 않겠어?"

"벌난... 너 마저...!"

"난 이 사실을 외면하고싶어. 너도 그렇잖아? 그러니까.."

"그렇지않다. 이 일은 묻을 수 없는 일이야."

"..... 미안해... 금붕."

벌난의 사과의 말과 함께 갑작스러운 공격이 들어왔다. 예상치못한 공격에 나는 반사적으로 벌난을 공격했고 마지막 남은 친우마저 나는 잃고싶지 않았다. 왜, 어째서 이 일이 꼬여버린 것일까.

"차라리 날 죽여...!!"

콰앙 -!

"크흑....! 벌난, 제발 정신차려!!!"

"어짜피 나는 너를 이길 수 없어. 그리고 더이상 나도 다치긴 싫어! 그냥 온전한.."

"정녕, 그것이 정말 너가 원하는 것인가?"

"모습으로..."

"벌난."

"죽여달라고..."

"정정당당히 싸워라, 벌난."

                                    .

                                    .

                                    .

".....금붕, 사실 내 오랜 꿈은 너를 이겨보는 거였어"

벌난의 갑작스러운 말로 정신을 차려보니 나의 창은 이미 벌난의 복부를 찌른 후였다. 어느순간에 어떤순간에 나는 벌난을 찌른 것일까. 도대체 나는 언제부터 정신을 잃고 전투에 몰입했던 것일까.

[나는 마지막 남은 나의 친구의 꿈마저 삼켜버렸다.]

"......."

"확실히 난 너를 이길 수 없나봐."

"......."

"그래도 너와의 대련으로 마지막을 보낸다니 나쁘지 않았던 것 같아."

"......."

"난 이만 가볼게."

"... 편히 눈 감도록 하거라. 너의 시신과 다른 야차의 시신은 내가 잘 묻어두지."

"응... 고마워, 금붕."

그렇게 벌난마저 나의 곁을 떠났다. 난 내 친우를 죽였다. 스스로 부정하고 싶었다. 그 상황을, 이 일을, 현재를.

모두가 나를 원망하지 않을까. 왜 나 홀로 남은 것인걸까. 왜 나 혼자 버틸 수 있었던 것일까. 그 고통을.

그 일이 있고난 후 수백년이 지난 지금 허허벌판이였었던 이곳에 인간들의 문명이 점차 자리를잡았다. 몇몇 인간들은 옛 흔적을 연구하며 역사를 기록하였고 점점 이곳을 번영시켜나갔다. 그리고 우리의 이야기도 [선중야차]라는 이름으로 널리 퍼져나갔고 백여년이라는 시간동안 나는 이 리월을 수호하며 제군과의 계약을 계속하여 지켜나갔다. 또 많은 사람들은 나에게 한없이 고마움을 전하였고 매일 그곳에서 향이 피어올랐다.

만일 내가 그때의 일에 잠겨 살아왔었다면 나 마저 제군과의 계약을 지키지 못하였겠지.

[우리 야차는 바위의 신 암왕제군께 호법을 위해 살생하고 재액을 멸하겠다고 맹세합니다.]

[선중야차 다섯 중 셋은 비명횡사를 하였고 한 명은 행방불명이 되었어. 그리고  ···.]

* 이 이야기는 어디까지나 게임내 스토리와 관련이 없는 글입니다. *

* 아래에는 야차들의 이름이며 틀릴 수도 있습니다. *

금붕대장 - 소 (바람)

화서대장 - 응달 (불)

심원대장 - 미노 (바위)

라권대장 - 벌난 (물)

등사대원수 - 부사 (번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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