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5/7] KGC인삼공사 챔결 우승, V4

나의 KBL 최애팀 인삼공사.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오세근 선수.

시즌 전에 김승기 감독과 전성현 선수가 캐롯으로 옮겼고, 올해 누구도 1위하지 못할거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시즌 처음부터 1위를 하며 팀이 잘 나갔다. 3라운드부터는 대부분 챙겨봤고, KGC 유튜브 채널도 구독하며 관심이 많아졌다. 그 결과, 정규시즌 내내 1위를 유지한 와이어투와이어 달성. 중간에 동아시아 슈퍼리그도 우승. 이제 챔피언 결정전만 남았다.

상대는 작년에 인삼공사를 4-1로 누른 SK나이츠. 올해 맞대결 전적이 3-3이지만, 마지막 라운드에 SK는 15연승을 했고 플레이오프에서도 KCC, LG를 스윕했다. 작년 MVP 최준용이 시즌 중 부상으로 이탈했지만, 롤을 짊어진 김선형이 크레이지 모드로 10년 만에 MVP를 따냈고, 워니도 외국인 MVP를 받았다. 에이스 둘이 리그를 휩쓴 것이다.

그리고 맞붙은 챔결에서 역시나 SK는 대단히 강했다. 두 선수는 돌아가며 미친듯 플로터를 집어넣었고, 체감상 노골 없이 100% 다 들어갔다. 인삼공사는 모든 선수가 전체적으로 잘 했지만 노골도 나왔는데, SK는 두 선수 위주로 몰빵농구했고 실제로 다 들어갔다. 그만큼 무서웠다.

패-승-승-패-패로 2-3으로 몰린 6차전 3쿼터 때 15점 차이가 나면서, '시바 올해도 SK에게 졌구나' 하며 반포기하고 있었는데, 먼로가 들어오고 게임 조립하며 결국 대역전했다. 이제 마지막 7차전 경기만이 남았다.

7차전 일요일 경기.

일요일 저녁은 우리팀이 농구하는 날이다. 그러나 지금은 무릎 반월상 연골 파열을 MRI로 확인하고 농구를 쉰지 한달째다.(큰 부상이 아닌줄 알고 수개월간 농구를 했다) 농구를 하지 못해서 플레이오프를 더 관심있게 본 것 같다.

이번에는 집관이 아닌 직관을 할까 고민고민 했다. 시즌의 진짜 마지막 경기. 이번이 아니면 앞으로 인삼공사가, 정확히는 오세근 선수가 또 챔프전에 언제 오를지 기약할 수 없었다. 그의 4번째 우승을 너무너무 기원했다. 그래서 혼자서라도 가기로 했고, 인삼공사 오픈채팅에 들어가 표를 양도받았고(2층 16,000원), 안양으로 출발했다.

4호선을 타면서 최종전 하는게 실감이 나서 가슴이 벌렁벌렁했다. 안양 종합운동장 사거리는 차들과 사람들로 붐볐고 현장감이 물씬 몰려왔다. 채팅방에서는 당일 축구경기도 있어서 주차가 빡셀거라고 해서 지하철을 타고 갔는데 그러길 잘했다.

가슴사진으로만 보던 경기장에 걸린 주요선수 현수막을 실제로 봤다.

지난 3번의 우승 트로피. 과연 오늘 추가를 할 것이냐. 두근두근.

1. 오세근 신인 시절 파엠 / 동부 상대

2. 오세근 시즌, 올스타전, 파엠까지 트리플 크라운 달성 / 삼성 상대 (진우가 표 줘서 잠실에서 4차전 직관)

3. 후반기에 합류한 설린저 버스 타고 플레이오프 전승 우승 (질 거란 생각이 안든 플옵) / KCC 상대

캡틴 양희종 선수의 은퇴를 기리는 "라스트 디펜스". 현장은 약 6000명 매진. (2-7차전 전부 매진)

경기 전 슈팅. 4연속 수비왕 문성곤 선수의 연습시 측면 3점을 보면 성공률이 높다. 채팅방에서 얘기하길래 유심히 봤더니 맞더라. 그렇지만 경기에서는 수비에서 개빡세게 뛰니까 공격때 호흡이 안맞아 성공이 잘 안되는것. 이번 플옵에서 김선형 선수를 그나마 문성곤 선수기에 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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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는 초접전. 경기를 보느라 사진은 찍지 않았다. 현장에서 같이 응원하고 소리지르는건 재밌었는데, 경기 자체는 평행선이었고 특히 4쿼터엔 역전 당해서 엄청 긴장되고 초초했다. 결국 말도 안되게 동점으로 끝났고, 연장을 갔다.

그리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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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이 나왔다. 올해 슬램덩크에서 강백호 허리부상 장면을 보고 운 뒤로 두번째 울음.

승리!

4번째 우승. 정규시즌 그리고 플레이오프 통합우승. (후다닥 1층으로 내려갔다)

양희종 선수, 변준형 선수

슈퍼문/문길동 문성곤 선수

사자왕 오세근

경기 후 시상식이랑 파티까지 지켜봤다. 경기 후에는 중계가 되지 않아서 이 부분도 보려고 한게 직관한 이유 중 하나였다. 경기를 보러 가기 정말 정말 잘했다. 구한 자리가 2층 응원석이라 경기 전에 센터석과 교환을 시도했는데, 현장에 와서 보니 그런건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관중으로 꽉찬 이 경기장에서 경기를 직접 보고, 소리 지르며 응원하는 자체가 대단한 즐거움이었다.

경기를 직접 보러간 추가 이유 중 하나는, 대단히 중요한 이 경기에서 이미 소진되었지만 포기하지 않고 힘을 지어짜내는 선수들을 보며 나는 에너지를 얻고 싶었다. 새로운걸 추진하기 위한 에너지. 그리고 그걸 얻었다.

경기를 보러 왕복 3시간 그리고 경기 2시간20분과 경기후 세레모니 1시간 20분, 총 7시간 동안 꾸러기들을 케어하고 문성급 급 전담마크 해 준 아내에게 진짜 큰 감사를 드린다.

프로농구 역대급 명승부…안양 KGC 모두 다 가졌다 - 매일경제 (mk.co.kr)

프로농구 역대급 명승부…안양 KGC 모두 다 가졌다

오세근을 비롯한 안양 KGC 인삼공사 선수들이 7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서울 SK 나이츠와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이 확정되는 순간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네 번의 역전과 세 번의 동점.

7차전을 꽉 채우고도 모자라 연장 혈투까지 가는 벼랑 끝 승부. 어쩌면 이 경기 최고의 승자는 안양실내체육관을 가득 채운 5905명의 관중이었을지도 모른다. 안양 KGC 인삼공사(이하 인삼공사)와 서울 SK 나이츠(이하 SK)가 프로농구 역사상 최고의 명승부를 보여주며 농구 팬들을 웃게 했다. 하지만 냉정한 승부의 세계에서 끝까지 웃는 것은 한쪽뿐인 법이고, 끝내 그 주인공은 인삼공사였다.

인삼공사는 7일 안양체육관에서 열린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최종 7차전 홈 경기에서 연장전 끝에 서울 SK를 100대 97로 꺾었다. 7전 4승제의 챔피언결정전 마지막 경기에서 연장전까지 치른 끝에 인삼공사가 올 시즌의 주인공이 되는 순간이었다.

시즌 초부터 정규리그 1위를 지켰고, 시즌 중 열린 동아시아 클럽대항전 동아시아슈퍼리그(EASL)에서도 초대 챔피언에 올랐던 인삼공사는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고양 캐롯을 4승 1패로 물리쳤고, 기어코 챔피언결정전에서 4승 3패로 승리를 거두며 이번 시즌 트레블(3관왕)을 이뤄냈다. 최고의 시즌을 만들어낸 인삼공사는 2020~2021시즌 이후 두 시즌 만에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하며 2011~2012, 2016~2017시즌을 포함해 통산 4번째 플레이오프 우승을 기록한 팀이 됐다.

안양 KGC 인삼공사 선수단과 김상식 감독이 7일 경기도 안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7차전 서울 SK 나이츠의 경기에서 승리하며 챔피언 자리에 오른 뒤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지난 시즌 통합 우승을 거뒀던 SK는 정규리그를 3위로 마쳤으면서도 시즌 막판 연승 가도를 달리면서 무서운 기세로 챔피언에 도전했지만, 마지막 순간의 고비를 넘지 못하면서 역전 우승이라는 목표를 이루지 못했다. 2연패가 그만큼 쉽지 않은 일이었다.

이처럼 양 팀이 뜨거운 기세로 맞붙으면서 관중들도 호응할 수밖에 없었다. 2008~2009시즌 전주 KCC 이지스와 서울 삼성 썬더스의 대결 이후 14년 만에 7차전까지 승부가 이어지면서 3만7059명의 팬이 경기장을 찾았다. 6차전에서 5850명으로 이번 시즌 최다 관중 기록이 나온 뒤 하루 만에 5905명이 입장하며 기록을 갈아치웠다.

뜨거운 분위기가 조성되자 양 팀 선수들 역시 훌륭한 경기력으로 호응했다. 이날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 오마리 스펠맨이 초반부터 강력한 덩크슛 두 방과 3점포로 11점을 몰아치며 불을 뿜은 홈팀 인삼공사는 원정팀을 압박하며 앞서나갔다. 하지만 SK는 최성원과 김선형의 3점포를 앞세워 오히려 1쿼터를 앞선 채로 마쳤다.

이후 오세근과 배병근의 득점으로 인삼공사가 앞서나가면, 최준용의 부상 등으로 전력이 완전치 않은 SK는 ‘원투 펀치’ 김선형과 자밀 워니로 맞섰다. 특히 김선형은 정규시즌 MVP란 이 정도 수준이라는 것을 보여주듯 3쿼터에만 3점 슛 3개를 곁들여 19점을 작렬시키는 쇼타임을 만들어내며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게 만들었다.

KGC 인삼공사 양희종(오른쪽)과 아반도가 팀 득점 성공에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SK가 최성원의 3점 슛 2개로 마지막 순간 승기를 잡는가 했더니, 인삼공사 스펠맨의 덩크슛과 오세근의 골밑슛이 나오며 4쿼터가 끝날 때까지 승부가 가려지지 않았다. 결국 이어진 연장전에서 변준형과 배병준의 연속 득점으로 다시 앞서나간 인삼공사는 SK의 마지막 추격을 막아내며 100대 97, 3점 차 승리를 거뒀다.

종료 3.4초를 남기고 공 소유권을 가진 인삼공사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노장 양희종을 투입하는 낭만적인 모습까지 보여줬다. 5차전에서 입은 어깨 부상으로 인해 경기에 뛰지 못하고, 눈물까지 흘리며 후배들을 응원한 양희종은 보호구를 풀고 코트에 들어서서 자신의 마지막 경기를 승자로 마칠 수 있었다. 인삼공사의 4차례 우승을 모두 함께 한 양희종은 경기를 마친 뒤 “선수로서 마지막 순간을 코트에서 보낼 수 있어 영광이었다”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경기당 35분 56초를 뛰면서 19.1점, 10리바운드, 야투율 60.4%를 기록한 오세근은 총 94표 중 71표를 얻어 MVP에 선정됐다. 개인 통산 챔프전 4회 우승과 3회 MVP가 된 오세근은 프로농구 사상 최고의 빅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게 됐다. SK 김선형은 37점 5리바운드 10어시스트 5스틸로 이보다 더 잘할 수 없게 뛰었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부임 첫 해 통합우승이라는 업적을 달성한 김상식 인삼공사 감독은 “팀에서 불러주기 전까지는 내 농구는 여기까지인가보다 하고 제주도에 가서 정리를 하려 했는데 너무나 감격스럽다”며 “선수들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발휘해줘서 정말 고맙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객관적 열세에도 불구하고 뛰어난 전술로 경기를 7차전까지 이끌고 왔던 전희철 SK 감독은 끝내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전 감독은 “선수들에게 정말 미안하다. 6차전에 너무나 큰 실수를 했다”며 “우승은 하지 못했지만 선수들에게 박수를 쳐주고 싶다. 경기에 패하긴 했지만 올 한해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며 다음 해를 기약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