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고 사파리존 고양 일산 호수공원, 신이 난 아드님.

아들이 8월말부터 기다리고 기다리던 포켓몬 고 글로벌 행사인 <사파리 존>. 나는 뭔지도 모르고 아들이 포켓몬들이 나오는 축제가 9월 23일부터 25일까지 있으니 하루는 꼭 가야 한다고 조르길래 만만한 토요일에 꼭 가겠노라고 이미 8월에 약속을 했던 터였다.

포켓몬고 사파리존 티켓 구입

티켓이 있어야 더 좋은 포켓몬들을 잡을 수 있다고 하여 알아보니 티켓이 매진되면 사고 싶어도 못산다는 아주 흔하디 흔한 마케팅에 넘어가서 며칠 전에 아주 비싼 돈을 지불하며 티켓을 구입했다. 심지어 미성년자는 보호자 1인과 함께 구매해야 한다는 안내문을 본 것 같아 나도 구입을 했는데 아들만 샀어도 되었을 뻔 했다.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참가할 수 있는 티켓은 24,000원이고(사전입장이라고 부른다), 오후 12시부터 오후 6시까지 참가 티켓은 16,000원이었다. 수수료까지 있어서 총 51,000원을 지불하고 참여한 포켓몬 고 사파리존.

정식 명칭은 <포켓몬 고 사파리존: 고양>이며 우리나라 최초의 사파리존 이벤트라고 한다.

전날 늦게 잤음에도 아침 7시 알람에 제일 먼저 일어난 아들은 나와 남편을 흔들어 깨우며 빨리 출발하자며 보챘다. 주말이기에 늦게 출발하면 도로에서 시간을 허비할 것 같아 아침을 간단히 먹고 8시 40분쯤 출발하니 9시30분쯤 일산 호수공원 제3공영주차장에 도착했다. 다행히 아직은 주차할 자리가 10곳 정도 남아 있었다.

호수공원으로 들어가니 파랑, 노랑, 빨강 등 깃발로 장식된 큰 천막이 여러 개 있었고 그 아래에는 의자가 빼곡했으나 사람은 거의 없었다. 물론 오후에는 이 많은 자리가 꽉 찼다.

피카츄와 사진찍기 이벤트: 만남의 광장

큰 천막들 아래 쪽 만남의 광장에는 매 정각마다 피카츄 2마리(사람이 탈을 쓴거라 2명?)와 사진을 선착순으로 찍을수 있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우리는 얼리버드였으므로 10시 첫 타임에 피카츄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는데, 오후에는 경쟁이 치열했다. 왜냐하면 정각부터 딱 20분만 운영하기 때문에 이미 줄을 계속 서 있어야 하고 행여라도 내 앞에서 잘리면 그 다음 타임으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호수공원에 많은 진행요원들이 있었는데 피카츄 종이모자를 나눠 주어서 공원이 온통 피카츄 천국이었다.

본격적인 포켓몬 사냥에 앞서 여유롭게 포토존에서 피카츄와 사진 찰칵! 나는 고정되어 있는 인형인 줄 알았는데 피카츄 탈을 쓴 사람들이었다. 그래서 매 시간 20분씩만 운영하는 이유가 이해가 되었다. 저 분들도 20분 일하고 좀 쉬어야지. 탈을 쓰고 있으면 무겁고 덥고 그렇다. (나도 신입사원 때 해리, 달리, 별리 탈을 쓰고 에버랜드에서 이벤트를 한 적이 있었다.)

포켓몬 고 사파리 존 고양: 일산 호수공원

얼리버드답게 여유를 만끽하며 희귀 포켓몬 사냥을 시작했다. 오랜만에 온 일산 호수공원은 청명한 가을하늘과 따뜻한 가을햇살로 너무나 아름다웠다.

일산 호수공원 곳곳에 사파리존을 알려주는 이정표가 설치되어 있었다. 특정 지역이 아니라 호수를 둘러싼 공원 전체가 사파리존이다.

한울광장에 커다란 포켓몬 고 사파리존 문이 설치되어 있었다. 아직은 사진에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아마도 9시부터 시작하는 24,000원짜리 티켓을 구매한 사람이 많지 않은가보다.

큰 이벤트이기 때문에 의무실과 통신실, 종합안내소이 잘 설치되어 있었다.

포켓몬고에 나오는 박사님들 등신대에서 아들이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와 단독 컷을 찍고 나머지 박사님들이 한번에 보이게 찰칵!

호수 가까이에는 피카츄동상이 쪼르르르 많이 설치되어 있어서 아이들의 취향을 저격하며 훌륭한 포토존이 되었다.

나도 티켓을 구입했기에 처음으로 포켓몬고 게임을 해 보았는데, 하루종일 하다보니 이제야 포켓몬 캐릭터들이 눈에 들어온다.

대국민 포켓몬고 챌린지 행사: 종합안내소

종합안내소 앞에 사람들이 줄을 서길래 무엇인가 봤더니 SNS에 사진을 업로드하면 윌로우 박사 포켓몬카드를 주는 이벤트를 하고 있었다.

증강현실 모드를 켜고 피카츄와 함께 사진을 찍는 미션이어서 아들이 나에게 특정 자리로 가서 서라고 했다.

나는 인스타, 페북, 트위터 등의 SNS를 하지 않아서 남편 인스타에 사진을 올리고 해시테그를 달았다. 남편이 부끄럽다고 카드를 받은 후에 사진을 삭제하겠다고 했는데 아들이 이것도 추억이니 남겨 두라는 어른스러운 말을 했다. (이미 삭제했을지도 모르겠다. ㅎ)

SNS를 보여주고 받은 포켓몬카드와 부채!

포켓몬 교환소: 처음보는 진풍경

포켓몬 교환소는 본인이 가진 포켓몬을 다른 참가자와 교환을 하는 곳인데 은근 외국인이 많았다. 물론 오전시간에만 해도 그리 사람이 많지 않았는데, 오후 4시 즈음에는 교환소가 꽉 찼고 일시에 많은 사람들이 몰린 탓에 네트워크가 작동 안하는 커다란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동그란 부채에는 교환 가능 포켓몬과 교환 희망 포켓몬을 적는 칸이 있다. 그 부채를 작성해서 들고 다니며 물물교환을 하는데 어린 아이들도 예의를 갖춰 존댓말로 "이로치 있나요?"처럼 커뮤니케이션하는 모습을 보고 정말 재미있었다. 예전 장날에 물물교환하듯 각자의 핸드폰에 든 포켓몬 캐릭터를 교환한다니 새로운 세상이다.

나는 일부러 아들과 살짝 멀리 떨어져서 혼자 거래를 하게 두었다. 그런데 어떤 부모들은 자기들이 대신 다른 아이들과 협상을 하던데 보기에 별로였다. 독립심을 키워 주려면 아이 스스로 하게 해야 한다. 얼마나 값진 경험의 기회란 말인가!!

우리 아드님 열심히 본인 포켓몬 세일즈 중! 결국 2마리를 거래했고 매우 뿌듯하고 재미있어했다. 동네에서는 친구들과 교환을 하는데 이렇게 낯선 플레이어와 교류한다니^^

유튜버 쌈밥님의 등장

포켓몬 교환소에서 아이들이 물물교환에 흠뻑 취해 있을 때 어떤 아이가 소리쳤다. "쌈밥님이다!!!!" 그러더니 순식간에 아이들이 어딘가로 달려가는데 아니, 우리 아들도 전속력으로 달리는 것이 아닌가!!??

쌈밥님은 포켓몬고 유튜버인데 구독자가 17만명 정도 되고 오늘 본 바로는 포켓몬고를 하는 아이들에게는 매우 인기가 많은 분이시다.

쌈하! 콘솔과 모바일게임 그리고 댕댕이 써니 영상을 올리는 쌈밥 채널입니다

www.youtube.com

아마도 사파리존에서 이벤트 참여를 하며 유튜브 영상을 준비하러 오신게 아닌가 싶은데 갑자기 들이닥친 아이들에게 통화가 끝난 후에 직접 셀카를 한명씩 다 찍어 주셨다. 인품이 매우 좋은 분이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 아들도 전속력으로 달린 덕분에 5번째로 사진을 찍었다.

이후 우리는 도미노피자와 김밥으로 맛난 점심을 먹은 후에 다시 포켓몬을 잡으며 걸었는데, 기다란 줄이 있어 무엇인가 봤더니 쌈밥님과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었다! WOW!!!

더 놀라운 사실은 사진과 함께 싸인을 해 주고 있다는 걸 본 아들이 저 기다란 줄을 함께 서자고 한 것이다. 싸인을 받아야 한다고... 그래, 연예인 본 것 같은 느낌일테니, 그리고 어차피 오후 6시까지 여기에 있을 거니까 줄 서자!

다른 아이들은 포켓몬 모자에 싸인을 받았는데 우리 아들은 항상 가지고 다니겠다며 핸드폰 케이스에 싸인을 받았다. 참 특이한 아들이다.

그리곤 커다란 일산 호수공원을 쉬다가 걷다가 놀다가 하며 포켓몬들을 잡았다.

호수를 한바퀴 돌고나니 정말 피곤했다. 이제는 돗자리에서 쉴 타임이다.

집에 가기 전에 다시 찾은 포켓몬 교환소에는 사람이 정말 많았다. 오전에는 초등학생이 많았다면, 오후에는 어른들이 절반 이상이었다.

그리하여 내가 오늘 잡은 포켓몬은 무려 248마리! 그 중에서 이로치라고 하는 반짝 반짝 빛나는 포켓몬은 6마리인데, 2마리를 아들이 교환으로 가지고 가서 실제로는 8마리를 잡았다.

물론 나는 포켓몬을 잡을 때 이로치가 뭔지도 모르고 그냥 잡았다.

하루종일 포켓몬고를 하고 얻은 것은 16,000걸음! 이만큼 건강해졌다고 믿으며 즐거운 하루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