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의 끝에서, 회고 (카운터사이드 단편)

나의 마음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하지만, 이렇게 회고록을 남기는 것 정도는 가능하겠죠. 사실 전혀 필요하지 않은 일이지만… 감정적이 되었다고만 말해둘게요.

제 이름은 나유빈입니다. 한때 세상을 구할 수 있다고 믿었던 순진한 청년이지요.

물론 지금은 달라졌습니다. 어쩌면 달라졌다고 믿고 싶은 것뿐일지도 모르겠지만요.

* * *

언젠가 현자로 불렸던 남자가 말했다.

"8장 44절. 그러므로, 사탄의 별명은 거짓의 아비이다."

살아가는 이상, 사람은 누구나 거짓말을 한다. 언젠가 직시해야만 할 사실이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사람을 죄인으로 치부해야만 할까?

…아니다. 중요한 것은,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이 아니야.

진정으로 중요한 건, 그 거짓말 뒤에 숨겨진…

"숨겨진 의도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아요, 관리자님."

미소를 지으며 나유빈은 관리자 곁으로 다가갔다.

"사람들은 그 사람이 어떤 선한 의도를 가졌는지에 대해선 궁금해하지 않더라고요. 아무도… 말이죠."

그렇군. 딱히 그것을 반박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타인의 믿음이 스스로를 변질시킬 수 있다고 생각하나?"

"설마요, 관리자님."

네헤모트를 살해하고 그 힘을 취한 나유빈이 키득거렸다.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어요. 여전히 저는, 세상을 구하고 싶던 그때 그 시절의 청년입니다.

하지만… 선한 의도만으로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요."

과거의 파멸들을 가볍게 여기지 않았을 남자를 조소한다.

"잘 아실 텐데요, 관리자님. 당신의 실패도. 당신이 반복해서 거듭해 온 실수들도… 말이죠."

"실수라…"

유미나를 지키지 못 했던 일에 대해서 말하는 거겠지. 하지만…

"이번엔 달라. 드디어 신을 쓰러뜨릴 방법에 대한 실마리를 찾았어. 자네라면 나를…"

"관리자님."

그래요, 세상은 자신이 어떤 마음가짐을 품고 있는가에 대해서 관심이 없죠.

"몇 번이고 말씀드렸습니다. 이해하고 있다고, 누구도 원망하지 않고 있다고요."

"……."

저도, 가능하다면 당신들과 함께 하고 싶었습니다.

"그래도, 결코 저를 이해해 줄 수 없는 사람들이기에, 제가 그토록 당신들을 지키고 싶어했는지도 모르겠어요.”

* * *

나의 마음은,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습니다. 내가 지키고 싶은 것들을 위해서.

https://www.youtube.com/watch?v=3qnrewFcnQs